주의사항 / 경전을 읽을 때
①잡념을 떨치고 위와 같은 열가지 간경의 행법들에 있어서 주의해야 할 것이 몇가지 있다. 그 중에서 보다 실제적인 방법의 하나로 간경수행자의 마음가짐이나 자세를 살펴보기로 한다. 다른 수행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간경수행을 할 경우에도 수행자는 잡념을 떨쳐버려야 한다.
경을 읽을 때 잡념이 얼마나 무서운 작용을 하는지에 대한 일화가 있으니, 이를 거울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총융인 척공은 평소 <금강경>을 지송해 오던 분이었는데, 그가 월 땅에 있는 삼강이란 곳을 지킬 때의 일이다.
어떤 죽은 군사가 꿈에 나타나 말하기를 “내일 저의 아내를 그대에게 보낼 테니, 바라건대 저를 위하여 경전 한 권을 독송하여 저의 저승길을 도와 주소서” 하는 것이었다.
다음날 한 부인네가 슬피 울며 그를 뵙고자 한다기에 그 까 닭을 물으니, 과연 꿈에서 들은 말과 같았다.
그가 그 부탁을 허락하고 새벽부터 일어나 끊이지 않고 경 을 독송했으나, 꿈에 그 군사가 나타나 하는 말이 “그대의 큰 은혜를 입었나이다. 그러나 그대는 겨우 반 권만을 끊이지 않고 독송했을 뿐입니다. 그 가운데 경전에 없는 불용(不用)이라는 두 글자가 섞여 있었나이다” 하는 것이었다.
그는 죽은이가 그렇게 말하는 까닭을 생각해 보았다. 그런데 경을 지송하는 도중에 부하가 아랫사람을 시켜 찻병 을 들여올 때, 그가 멀리서 보고 손을 들어 물리친 적이 있었다.
즉 입으로는 비록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았으나 마음 속으로 ‘불용(필요없다)’이라는 두 글자를 말했던 것이다.
그래서 다음 날은 일찍부터 아예 문을 닫아 걸고 앉아 경을 지송했더니, 이날 밤 꿈에 그 죽은 군사가 사례하며, “이미 저승을 벗어나 저의 갈 길을 가나이다” 하였다. (ꡔ죽창수필ꡕ).
- 불교교리상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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