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26_0186.jpg 경상남도 합천군 가야면 황산리 청량사에 있는 통일신라시대 불상. 신체 높이 210㎝, 대좌 높이 75㎝.

화강암제의 이 불상은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의 손 모양을 하고 4각형의 대좌 위에 결가부좌(結跏趺坐)하였다. 현재 불신이라든가 대좌·광배가 모두 갖추어진 완전한 불상으로 보존 상태도 좋은 편이다.

오뚝한 짧은 코 밑에 인중은 약간 두드러져 작은 입까지 연결되었다. 귀는 짧은 편으로 턱에는 군살이 나타나고 목에 삼도(三道)가 뚜렷하다. 어깨는 벌어져 건장하며, 가슴은 두드러지고 두 팔과 결가부좌한 다리 등 양감이 풍부한데 허리는 잘쏙하다. 두 손은 전형적인 항마촉지인이다.

다리는 왼다리 위에 오른다리를 포갠 결가부좌의 자세로 두 발은 모두 노출시켰다. 우견편단(右肩偏袒)의 옷주름 20090726_0190.jpg 선은 얇게 빚은 듯한 평행 계단식(平行階段式) 옷주름으로 매우 간결하게 표현되었다.

이 시대에 크게 유행한 3단의 대좌는 4각형으로 상대·중대·하대로 구성되었다. 상대는 각형 이단(角形二段)의 받침이 있을 뿐이다. 중대는 낮은 사각형으로 각 모서리에 주형(柱形)이 있다. 각 면마다 연화좌에 앉은 2구(軀)의 다양한 모습의 보살상이 부조되어 모두 8구인데, 그 표현 수법이 매우 풍만하고 유려하다.

하대는 상부에 각각 안상(眼象)이 있고 그 밑에 복판복련화문(複瓣覆蓮花文 : 겹잎의 연꽃잎이 아래로 향하고 있는 무늬)이 조각되었다. 그 아래는 중대와 마찬가지로 일면(一面) 2구의 팔부신중(八部神衆)이 새겨졌는데, 옷자락이 휘날리는 갑옷에 무기를 들고 앉아 있는 모습이다.

광배는 이른바 주형 거신광배(舟形擧身光背)로 전체적으로 매우 화려한 무늬가 새겨진 것이다. 바깥부분〔外綠部〕은 불꽃무늬〔火焰文〕를 배경으로 하고 광배 꼭대기에는 화불(化佛)이 새겨졌다. 각각 양쪽에는 구름을 타고 나는 두 쌍의 풍려한 비천상(飛天像)이 동적으로 묘사되어 뛰어난 조각 기술을 엿볼 수 있다.

 이 안에 따로 두광(頭光)과 신광(身光)이 아래위로 배치되어 있다. 이들의 바깥 테두리는 두 줄의 凸선이 새겨지고 두광의 중심부에는 화려한 연꽃이 묘사되었다. 이상과 같이 이 석불좌상은 전체적으로 양감을 강조한 것으로, 육감적인 풍만감과 탄력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낮아진 육계라든가 풍만한 둥근 얼굴에 짧은 코와 작은 입, 단아한 얼굴 표정, 짧은 귀 그리고 안정되고 조용한 신체 형태는 현실적 사실주의 양식으로 9세기 후기인 863년(경문왕 3년) 작의 동화사(桐華寺) 불상 계통을 따르고 있다.

또한 약간 당당한 어깨, 양감 있는 젖가슴, 발랄하고 힘차다기보다는 안정되고 단아한 옷주름 선 등은 동화사 불상이나 887년(진성여왕 1년)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국사 금동비로사나불좌상 등 9세기 석불좌상에서 볼 수 있다.

이 밖에 주형 거신광배 안에 원형의 두광과 신광이 표현된 점은, 그 세부 묘사에서 약간씩의 차이가 난다 할지라도 9세기 석불좌상이면 으레 통용되고 있는 화려한 장식적인 광배이다.

대좌는 4각이지만 역시 상단·중단·하단으로 구성된 3단의 연화대좌로 9세기 석불대좌는 거의 이전 대좌 형식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이 청량사석조석가여래좌상은 그 불상 조각의 우수함과 더불어 광배와 대좌에 조각된 장식적인 풍려한 상(像)들에서 9세기경에 조성된 뛰어난 불상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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