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59.jpg 경상남도 합천군 가야면 치인리 해인사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불상. 신체높이 2.1m.

대좌(臺座)와 광배(光背)가 결실되었을 뿐만 아니라 목이 절단되고 어깨와 두 팔이 모두 깨어졌으며 발도 없어졌다. 소발(素髮)의 머리에 육계(肉髻)가 작은 편으로 좁은 이마에 얼굴이 갸름한 계란형이다.

여기에 눈·코·입은 거의 마멸되었으나 온화한 인상을 느낄 수 있다. 머리에 비하여 왜소해진 불신(佛身)은 몸의 굴곡이 전혀 드러나지 않아서 마치 석주(石柱)같이 평판적이다. 좁아져 각진 어깨에 걸쳐진 통견(通肩)의 법의는 날카로운 V자형 의문(衣文)을 나타내고 있다.

상체에 표현된 이 날카로운 V자형의 옷주름선은 허리부근에서 다소 끝이 부드러워진 U자형으로 바뀌어서 양다리 사이로 흐르고 있다. 오른손은 가슴 앞으로 들었고 왼손은 내렸는데 두 팔은 불신과 붙어 있다.

이 입상은 형식화가 진행되었을 뿐만 아니라 불신에 비하여 머리가 과다하게 커지는 등 신체의 비례가 전혀 맞지 않는다. 양감이 줄고 길어진 얼굴에 매우 작은 입이 표현되어 있어 마치 판석에 새긴 듯하다.

여기에 새겨진 V자형의 옷주름선도 두꺼운 법의에 선각(線刻)되어 있다. 이는 부조적(浮彫的)인 옷주름 표현에서 차츰 선각적인 표현으로 변하여 가는 말기의 양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이 불상은 통일신라 말기의 석조여래입상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