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26_0181.jpg 경상남도 합천군 가야면 황산리 청량사 대웅전 앞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석탑. 높이 4.85m.

청량사는 매화산(梅花山) 기슭에 있는 사찰로,『삼국사기』에 의하면 최치원(崔致遠)이 거주했던 곳이라고 한다.

2층기단 위에 세워진 방형 3층석탑으로, 신라 전형양식을 따랐으나 곳곳에 특이한 의장이 가미되어 있다. 기단의 주위에 장대석(長臺石)을 둘러서 널찍한 탑구(塔區)를 구획한 것은 다른 데에서 보기 드문 특색이다.

하층기단은 지대석(地臺石)과 면석(面石)을 한 돌에서 깎아낸 4개의 석재로 조성하였는데, 각 면에는 우주(隅柱 : 모서리기둥)와 탱주(撑柱 : 받침기둥) 2주씩을 모각(模刻)하였다. 4매의 판석으로 짜여진 갑석(甲石)의 윗면에는 약간의 물매를 잡았다가 네 귀에 가서 살짝 반전하였고, 한가운데 2단의 굄을 조출하여 상층기단을 받치게 하였다.

상층기단의 면석은 우주와 탱주 하나를 모각한 판석을 앞뒤 양면에 세우고, 양측면에는 한가운데 탱주 하나만을 새긴 판석 2매를 끼우고 위에 갑석을 얹었다. 갑석은 하층기단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윗면에는 약간의 물매와 네 귀에 반전이 있고, 처마 밑에는 부연(副椽 : 탑 기단의 갑석 하부에 두른 쇠시리)이 새겨져 있다.

탑신부(塔身部)는 옥신(屋身)과 옥개(屋蓋)를 별개의 석재로 만들었는데 2층부터는 쾌적한 비율로 감축되었다. 옥신석에는 우주를 모각하였으며, 옥개석은 비교적 얇은 편이고 처마는 수평인데 밑에 5단의 받침이 있다. 지붕의 경사는 완만하며, 네 귀에서 가볍게 반전하여 경쾌한 곡선을 이루었다.

상륜부(相輪部)는 머리에 갑석 형태를 새긴 노반(露盤 : 탑의 최상부 옥개석 위에 놓아 복발·앙화·상륜 등을 받치는 장식)이 남아 있을 뿐이다. 이 석탑은 기단이나 탑신에 아무런 조식이 없으나 각 부분은 아름다운 균형을 이루었고, 석재의 가공 또한 정제하여 경쾌하고 우아한 기품을 지니고 있다.

이 석탑은 1958년 보수공사 때 2층 옥개석의 상·하 양면에 사리장치공(舍利藏置孔)이 있음이 판명되었다. 상면은 지름·깊이 각 10㎝, 하면은 지름·깊이 각 15.1㎝의 원형이다. 이와 같이 옥개석의 상면에 사리를 장치한 것도 특이한 방식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