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 희망편지 681

인연(因緣)의 과보(果報)

인연(因緣)의 과보(果報) 무언가를 잘못했을 때 그 자리에서 바로 손해가 나면 누구도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겁니다. 또 좋은 일을 했을 때 바로 공덕이 드러나면 누구라도 좋은 일을 할 겁니다. 잘못을 해도, 좋은 일을 해도 결과가 금방 드러나지 않으니까 잘못을 저질러도 괜찮을 거 같고, 좋은 일은 해도 표가 안 나니까 하기가 싫어집니다. 그런데 조금만 길게 보면 잘못한 과보는 피할 수 없고 좋은 일을 하면 언젠가 그 공덕은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내가 원할 때 원하는 모습으로 안 나타날 뿐입니다. 좋은 인연을 지은 것은 모두 저축돼 있고 나쁜 인연을 지은 것은 모두 빚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니 결과가 바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실망하거나 좋아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은 인연의 과보는 피할 수가 없습니다. 깊은..

기도하는 사람

기도하는 사람 하루를 시작할 때, 멍하게 시작하는 사람과 맑은 정신으로 시작하는 사람이 느끼는 행복의 온도는 다릅니다. 같은 날씨라도 비가 올 것을 알고 우산을 준비한 사람은 비가 오려면 와라 하며 편안하지만 준비하지 못한 사람은 비가 오면 큰일 난 것처럼 허둥댑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기도한다고 갑자기 좋은 일이 생기고 기도 안한다고 갑자기 나쁜 일이 생기지 않습니다. 기도 하는 사람이나 안 하는 사람이나, 기도 한 날이나 안 할 날이나 생길 일은 생깁니다. 다만 기도하는 사람, 즉 준비된 사람은 어떤 일이 일어나도 받아들일 능력이 있고, 준비되지 않은 사람은 작은 일에도 허우적대게 된다는 것입니다. 속담에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내..

불안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불안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신진대사나 몸의 문제가 정신에 영향을 주면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는 마음이 문제입니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을 때 '어떡하지? 죽는 것 아냐?'하고 미리부터 걱정을 하면 실제로 병에 걸리지 않았어도 병에 걸린 것처럼 반응이 오면서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해집니다. 이처럼 걱정과 근심은 미래에 대한 생각에서 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미래를 생각 안 할 수 있나? 내일도, 모래도, 1년 후도 생각해야 살 수 있지'하고 생각합니다. 미래를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고 그 생각에 집착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미래에 집착하면 마치 그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착각이 들면서 불안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한다'하고 마음을 편하게 가지면서 생활하시기 바랍니다...

나를 사랑하는 법

나를 사랑하는 법 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사람은 자기 자신입니다. 그렇기에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여겨야 합니다. 세상살이에 항상 불평불만을 가지고 남을 미워하며 괴로움에 시달리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입니다. 온갖 빛깔의 꽃들과 파란 새싹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복입니다. 부처님의 좋은 법문을 들을 수 있다는 것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 이건 정말 큰 행복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왜 인생을 괴롭게 살아야 합니까? 남을 좋아하면 내가 즐겁고 남을 사랑하면 내가 기쁘고 남을 이해하면 내 마음이 시원해지는 것 이 모두가 나를 사랑하는 법입니다. 잘 사는 길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것인지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저는 괴로움 없이 사는 게 가장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

기대하는 마음 없이

기대하는 마음 없이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는 사랑하지 않으면서 사랑받으려 합니다. 그래서 괴롭습니다. ⠀ 현명한 사람은 자기가 먼저 사랑하고 사랑받으려 합니다. 그래도 괴롭습니다. ⠀ 먼저 사랑을 주어도 상대가 나를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러면 원망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그래서 사랑은 미움의 씨앗이라고 말합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미움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사랑받으려 하기 때문에 미움이 생깁니다. ⠀ 누군가를 사랑할 때는 베푸는 마음만 내고 기대하는 마음이 없어야 합니다. 다만 사랑할 뿐이어야 합니다. 바다를 보면 기분이 좋은 건 바다가 나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내가 바다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 기대 없이 누군가를 좋아해 보세요. 바다를 사랑하듯, 산을 좋아하듯. 지금, 여기, 나 꿈속에서는 좋은 ..

인생은 수를 놓는 것과 같다

인생은 수를 놓는 것과 같다 인생은 수를 놓는 것과 같습니다 하루하루 순간순간 겪는 것이 그대로 인생입니다 꽃을 놓든 잎을 놓든 배경을 만들든 수를 놓는 사람에게는 다만 한 땀 한 땀일 뿐입니다 어떤 일을 겪든 순간순간이 다 소중한 나의 인생입니다 어느 순간도 버릴 것이 없습니다 아무리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 같아도 인생에 반복은 없습니다 꽃을 여러 개 수놓는다고 해서 똑같은 꽃이 아닌 것과 같습니다 오늘만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나날이 새로운 출발입니다. 상대가 화를 내더라도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상대가 화를 낸다고 나도 덩달아 화를 내는 사람은 두 번 패배한 사람이다. 상대에게 끌려드니 상대에게 진 것이고, 자기 분을 못 이기니 자기 자신에게도 진 것이다.” 바람을 향해 던진 흙이 ..

처음처럼

처음처럼 우리는 인생을 습관적으로 살기 쉽습니다. 어떤 일을 하거나 사람을 만날 때도 처음 대하듯이 하기가 어렵지요. 가보지 않은 곳을 처음 구경하면 신기합니다. 그래서 자세히 봅니다. 인생도 그렇게 해보세요. 신기한 마음으로 자기 인생을 바라보세요. 어떤 일이든 처음 하듯이 새로운 마음을 내서 정성을 다해서 해봅니다. 내가 선택한 사람 부모를 원망하면 자기 긍정이 없어집니다. 남편이나 아내를 미워해도 자기 긍정이 없어집니다. 그런 남자, 그런 여자 누가 선택했나요? 내가 선택했지요. 내가 선택한 사람을 미워하고 원망하는 것은 내 인생이 하찮아지는 거예요. 그러니 사는 동안 항상 존중하세요. 정말 아니라고 생각하거든 "안녕히 계십시오." 하세요. 그렇지만 헤어지라는 것 이제 얘기의 핵심은 아니에요. 온갖..

왜 사는 걸까

왜 사는 걸까 사는 데는 이유가 없습니다. 그냥 삽니다. 다람쥐나 토끼는 의미를 찾아서 사는 게 아니라 그냥 삽니다. 천하 만물이 다 그냥 삽니다. 사는 데는 이유가 없어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그렇지 않습니다. 존재가 우선입니다. 생각하기 전에 이미 존재하고 있고 이미 살고 있다는 말이에요. ‘왜’가 아니라‘어떻게’입니다. 이미 살고 있는데 즐겁게 살 건지, 괴롭게 살 건지, 그건 나의 선택입니다. 아침에 눈 떠서 살아있으면 ‘오늘은 어떻게 살면 좋을까’하고 생각해 보세요. 오늘 하루만! 사람의 천성은 못 바꾼다는 말이 있습니다. 살아보니 어떤가요? 바뀌나요, 바뀌지 않나요? 천성은 바꿀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싹 바꿀 수는 없어요. 꾸준히 노력할 때 가능합니다. 너무 어렵다구..

존재 자체에는 좋고 나쁨이 없습니다

존재 자체에는 좋고 나쁨이 없습니다 똥이 방에 있으면 오물이라고 하고 밭에 있으면 거름이라고 합니다. 돌멩이가 밭에 있으면 쓰레기라고 하고 공사장에 있으면 재료라고 합니다. 우리가 놓인 상황에도 행(幸)과 불행(不幸)이 없습니다. 어떻게 인식하느냐의 문제일 뿐입니다. 남편 때문에 못살겠다고 하지만 혼자 사는 사람에게는 남편 있다는 자랑처럼 들립니다. 직장 생활이 힘들지만 직장 없는 사람에게는 직장이 있는 것만으로도 부럽습니다. 인생은 부정적으로 보면 불행하고 긍정적으로 보면 행복합니다. 자꾸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는 버릇을 긍정적으로 보도록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교만하지 말고 겸손하라 교만하지 말고 겸손하라. 비굴하지 말고 당당하라. 우리는 겸손하라고 하면 비굴하기 쉽고 당당하라고 하면 교만하기 쉬운데 ..

이래서 그랬구나

이래서 그랬구나 “결혼하고 애를 낳아보니 싸우기만 하던 부모님이 새삼 무책임하게 느껴져서 연락도 하기 싫습니다.” 어려서는 부모님이 싸우는 게 이해 안 되는 게 당연해요. 하지만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이해하는 게 이치에 맞아요. 왜냐하면 어른이 되어보니 싸울 일이 있고, 술 마실 일이 있고, 화 날 일이 있다는 걸 알게 되니까요. 인간은 그럴 수 있구나, 경험으로 알고 이해하게 되지요. 부모가 자식을 괴롭히려고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그런데 새삼스럽게 원망이 든다면 무슨 경우일까요? 지금 살만하다는 뜻입니다. 어른으로서, 인간으로서 겪기 십상인 일을 아직 경험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생활고를 겪거나, 상대가 바람이 나거나, 도박을 한다면 어떨까요? 소리 지르고, 물고 뜯고 싸우겠지요.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