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스님 어록 3106

어머니인 대지에 소속되려면

어머니인 대지에 소속되려면 오늘날 우리들은 지식과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현대인으로서 그 대열에 처지지 않으려면 지식과 정보에 어둡지 않아야 함은 두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지식과 정보의 양이 광대하면 오히려 그곳에 매몰되어 인간이 부재하게 된다는 데 문제가 있다 '문으로 들어온 곳은 보배라 생각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바깥소리에 팔리다 보면 내심(內心)의 소리를 들을 수 없다 지식과 정보에 의존하다 보면 개인의 창의력을 묵히게 되어 인간 그 자체가 시들어간다. 자연에서 이탈한 인간은 그만큼 부자연스럽다 커다란 생명체인 자연에 대한 존경심을 잃으면 자연 속에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인간을 깔보게 된다 우리가 어머니인 대지에 소속되려면 먼저 그 대지를 소중하게 여길 줄 알아야 한다 우리 모두 언젠가는..

범정스님 어록 2022.04.09

세월과 인생

세월과 인생 세월은 가는 것도..... 오는 것도 아니며... 시간 속에 사는 우리가 가고 오고 변하는 것일 뿐이다 세월이 덧없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삶을 살기 때문에 덧없는 것이다 해가 바뀌면... 어린 사람은... 한 살 더해지지만 나이든 사람은 한 살 줄어든다 되찾을 수 없는게..... 세월이니 시시한... 일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순간순간을 후회 없이 잘 살아야 한다 인간 탐욕에는... 끝이 없어 아무리 많이 가져도 만족할 줄 모른다 행복은 마음에서... 우러 나오는 것 이다 가진것 만큼 행복한 것이 아니며 가난은 결코 ..... 미덕이 아니며... '맑은가난을 내세우는 것은 탐욕을 멀리하기 위해서다 가진것이 적든많든... 덕을 닦으면서 사는것이 중요하다 가능하면 ..

범정스님 어록 2022.04.06

삶의 종점에서

삶의 종점에서 살 만큼 살다가 삶의 종점에 다다랐을 때 내게 남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원칙적으로 내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한때 맡아 가지고 있을 뿐이다 물질이든 명예든 본질적으로 내 차지일 수 없다 내가 이곳에 잠시 머무는 동안 그림자처럼 따르는 부수적인 것들이다. 진정으로 내 것이 있다면 내가 이곳을 떠난 뒤에도 전과 다름없이 남아 있는 것들이어야 한다 그러니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은 내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내가 평소 타인에게 나눈 친절과 따뜻한 마음씨로 쌓아 올린 덕행만이 시간과 장소의 벽을 넘어 오래도록 나를 이룰 것이다 따라서 타인에게 베푼 것만이 진정으로 내 것이 될 수 있다 옛말에 '아무것도 가져 가지 못하고 자신이 지은 업만 따를 뿐이다'라고 한 뜻이 여기..

범정스님 어록 2022.04.06

오로지 인간이 되기 위해서

오로지 인간이 되기 위해서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불성(혹은영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니 자기에게 주어진 그 힘(생명력)을 제대로 쓸 줄을 알아야 한다. 그 힘을 바람직한 쪽으로 잘 쓰면 얼마든지 창조하고 형성하고 향상하면서 삶의 질을 거듭거듭 높여갈 수 있다. 그러나 똑같은 생명력을 가지고도 한 생각 비뚤어져 잘못 써 버릇하면, 그것이 업력(業力)이 되어 마침내 자기 자신으로도 어떻게 할 수 없이 끝없는 구렁으로 떨어져버린다. 똑같은 생명력이라도 서로 다른 지배를 받아 한 장미나무에서 한 갈래는 향기롭고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고, 다른 갈래는 독이 밴 가시로 돋아난다. 도덕성이 결여되었거나 삶의 목적이 합당치 못한 일은 아무리 그럴듯한 말로 늘어놓는다 할지라도 올바른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 사람은 하나..

범정스님 어록 2022.04.06

소욕지족(少欲知足)

소욕지족(少欲知足) 이 세상에 태어날 때 빈손으로 왔으니 가난한들 무슨 손해가 있으며, 죽을 때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으니 부유한들 무슨 이익이 되겠는가. 할 수 있으면 얻는 것보다 덜 써야 한다, 절약하지 않으면 가득 차 있어도 반드시 고갈되고, 절약하면 텅 비어 있어도 언젠가는 차게 된다. 덜 갖고도 우리는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덜 갖고도 얼마든지 더 많이 존재할 수 있다. 소유와 소비 지향적인 삶의 방식에서 존재 지향적인 생활 태도로 바뀌어야한다. 소유 지향적인 삶과 존재지향적인 삶은 우리들 일상에 깔려 있다. 거기에는 그 나름의 살아가는 기쁨이 있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 이르렀을 때, 어느 쪽 삶이 우리가 기대어 살아갈 만한 삶이며,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삶인가 뚜렷이 드러난다, ..

범정스님 어록 2022.04.06

너무 서두르면 영혼을 잃어

너무 서두르면 영혼을 잃어 물리적인 시간은 타의적이고 외부적입니다. 그러나 심리적인 시간은 자기적입니다. 시간은 과거, 현재, 미래로 이어져 있습니다. 시계가 시간을 만드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흔히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는 말을 합니다. ‘세월이 약이겠지요’라는 말처럼. 그러나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 말에 속지 마십시오. 시간 자체는 어떤 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능력이 없습니다. 세월이 지나면 거기엔 망각이 있을 뿐입니다. 모진 마음을 먹었다가도 세월이 지나가면 풀리며 망각 되는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초기 아프리카를 탐험한 유럽인들의 경험담입니다. 이 이야기는 회교 신비주의 수행자인 ‘수피’의 우화에 실려 있습니다. 한 탐험가가 밀림을 뚫고 목적지를 향해가고 있었습니다..

범정스님 어록 2022.04.06

법정 스님이 말한 침묵과 좌선이란

법정 스님이 말한 침묵과 좌선이란 법정 스님이 은거했던 전남 순천 조계산 송광사 불일암에서 법정스님(오른쪽)과 맏상좌 덕조스님이 함께 앉아있다. 법정 스님이 이끌던 시민모임 ‘맑고 향기롭게’가 법정 스님의 미발표원고를 세상에 내놓기로 했다. ‘맑고향기롭게’는 자체 월간 소식지를 통해 △침묵 △좌선 △불자의 도리 등 3편의 미발표 원고를 공개하기로 했다. 이 원고는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법정 스님이 썼으나 발표하지않고 있던 것들을 맏상좌이자 ‘맑고향기롭게’ 이사장인 덕조 스님이 간직하고 있던 것들이다. 이 가운데 ‘침묵’은 기존에 발표된 글 ‘침묵에 대하여’의 모세혈관을 살필 수 있는 원판격에 해당한다. 또 ‘좌선’은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법정식 좌선 방법을 설명해주고 있다. 법정 스님은 대중..

범정스님 어록 2022.04.02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모든 것은 세월의 풍상에 씻겨 시들고 허물어져 간다. 거죽은 늘 변하기 마련이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불교 용어로는 '무상하다'는 말이 있다. 모든 것은 무상하고 덧없다. 항상하지 않고 영원하지 않다. 늘 변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실상이다. 만일 이 세상이 잔뜩 굳어 있어서 변함이 없다면 숨이 막힐 것이다. 변하기 때문에 환자가 건강을 되찾을 수 있는 것이고, 오만한 사람이 겸손해질 수 있는 것이다. 어두운 면이 밝아질 수도 있는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변해 가느냐에 달려 있다. 자신의 중심을 들여다봐야 한다. 중심은 늘 새롭다. 거죽에 살지 않고 중심에 사는 사람은 어떤 세월 속에서도 좌절하거나 허물어지지 않는다. 나는 누구인가. 이 원초적인 물음을 통해서 늘 중심에..

범정스님 어록 2022.04.02

업(業)

업(業) 우리가 몸으로 움직이는 동작과 입으로 하는 말과 마음으로 하는 생각 모두가 업이 된다. 업이라는 것은 하나의 행위이다. 좋은 업을 쌓으면, 곧 좋은 행동과 좋은 말씨와 좋은 생각을 가지면 좋은 결과가 얻어진다. 좋지 않은 행동이나 말이나 생각을 지니면 어두운 업을 짓게 된다. 이것이 자주 되풀이되다 보면 거기에 힘이 생긴다. 그것을 업력業力이라고 한다. 또는 업장業障이 되는 것이다. 업력이 커지면 이성의 힘으로써 도저히 억제할 수 없는 그런 관성 법칙 같은 것이 생겨난다. 내 힘으로 억제할 수 없는, 자제할 수 없는 그런 힘을 갖게 되는 것이다. 업력이라는 것, 업장이라는 것이 그렇다. = 법정 스님 글 중에서 =

범정스님 어록 2022.04.02

수행자

수행자 진정한 수행자는 세속적인 명예나 지위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안으로도 얻을 것이 없고 밖으로도 구할 것이 없어, 마음은 진리에도 매이지 않는다. 밤에 꿈이 많은 사람은 그만큼 망상과 번뇌가 많다. 수행자는 가진 것이 적듯이 생각도 질박하고 단순해야 한다. 따라서 밤에 꿈이 없어야 한다. 또 수행자는 말이 없는 사람이다. 말이 많은 사람은 생각이 밖으로 흩어져 여물 기회가 없다. 침묵의 미덕이 몸에 배야 한다. 수행자는 말을 하려고 할 때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내가 하려는 이 말이 나 자신에게도 이롭고 듣는 쪽에도 이롭고, 이 말을 전해 들을 제삼자에게도 이로운 말인가를. 출가 수행자는 무엇보다 가난해야 한다. 자신의 분수와 가난의 의미를 알아야 한다. 가난 속에서도 도(道)의..

범정스님 어록 2022.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