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스님 어록 3106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느냐?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느냐? 마르틴 부버의 에서 한 말이 문득 떠오른다.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느냐? 너에게 주어진 몇몇해가 지나고 몇몇 날이 지났는데. 그래 너는 네 세상 어디쯤에 와 있느냐" 이 글을 눈으로만 스치고 지나치지 말고, 나직한 자신의 목소리로 또박또박 자신을 향해 소리내어 읽어보라. 자기 자신에게 되묻는 이 물음을 통해서 우리 각자 지나온 세월의 무게와 때때로 이런 물음으로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금년 한 해를 어떻게 지내왔는지 무슨 일을 하면서 어떻게 살아는지 어떤 이웃을 만나 우리 마음을 얼마만큼 주고 받았는지 자식들에게 기울인 정성이 참으로 자식을 위한 것이었는지 혹은 내 자신을 위한 것이었는지도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 안으로 살피는 일에 소홀히 하면..

범정스님 어록 2022.04.30

생각을 씨앗으로 묻으라

생각을 씨앗으로 묻으라 당신의 마음에 어떤 믿음이 움터나면 그것을 가슴속 깊은 곳에 은밀히 간직해 두고 하나의 씨앗이 되게 하라. 그 씨앗이 당신의 가슴속 토양에서 싹트게 하여 마침내 커다란 나무로 자라도록 기도하라. 묵묵히 기도하라. 사람은 누구나 신령스런 영혼을 지니고 있다. 우리가 거칠고 험난한 세상에서 살지라도 맑고 환한 그 영성에 귀를 기울일 줄 안다면 그릇된 길에 헛눈을 팔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소중하고 귀한 것일지라도 입벌려 쏟아버리고 나면 빈 들녘처럼 허해질 뿐이다. 어떤 생각을 가슴속 깊은 곳에 은밀히 간직해 두면 그것이 씨앗이 되어 싹이 트고 잎이 펼쳐지다가 마침내는 꽃이 피고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열매를 맺지 못하는 씨앗은 쭉정이로 그칠 뿐, 하나의 씨앗이 열매를 이를 때 그 씨..

범정스님 어록 2022.04.28

허(虛)의 여유

허(虛)의 여유 "문으로 들어온 것은 집안의 보배라 생각지 말라"는 말이있다. 바깥 소리에 팔리다 보면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없다. 바깥의 지식과 정보에 의존하면 인간 그 자체가 시들어 간다. 오늘 우리들은 어디서나 과밀 속에서 과식하고 있다. 생활의 여백이 없다. 실(實)로써 가득 채우려만 하지, 허(虛)의 여유를 두려고 하지 않는다. 삶은 놀라움이요, 신비이다. 인생만이 삶이 아니라 새와 꽃들, 나무와 강물, 별과 바람, 흙과 돌, 이 모두가 삶이다. 우주 전체의 조화가 곧 삶이요. 생명의 신비이다 삶은 참으로 기막히게 아름다운 것, 누가 이런 삶을 가로막을 수 있겠는가. 그 어떤 제도가 이 생명의 신비를 억압할 수 있단 말인가. 하루해가 자기의 할 일을 다하고 넘어가듯이 우리도 언젠가는 이 지상에..

범정스님 어록 2022.04.28

죽으면서 태어나라

죽으면서 태어나라 우리는 날마다 죽으면서 다시 태어나야 한다. 만일 죽음이 없다면 삶 또한 무의미해질 것이다. 삶의 배후에 죽음이 받쳐 주고 있기 때문에 삶이 빛날 수 있다. 삶과 죽음은 낮과 밤처럼 서로 상관관계를 갖는다. 영원한 낮이 없듯이 영원한 밤도 없다. 낮이 기울면 밤이 오고 밤이 깊어지면 새날이 가까워진다. 이와 같이 우리는 순간순간 죽어 가면서 다시 태어난다. 그러니 살 때는 삶에 전력을 기울여 뻐근하게 살아야 하고, 일단 삶이 다하면 미련 없이 선뜻 버리고 떠나야 한다. 열매가 익으면 저절로 가지에서 떨어지듯이, 그래야 그 자리에서 새로 움이 돋는다. 순간순간 새롭게 태어남으로써 날마다 새로운 날을 이룰 때, 그 삶에는 시선한 바람과 향기로운 뜰이 마련된다.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

범정스님 어록 2022.04.28

행복은 밖에서 오지 않는다

행복은 밖에서 오지 않는다 누구나 바라는 그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행복은 밖에서 오지 않는다. 행복은 우리들 마음속에서 우러난다 오늘 내가 겪은 불행이나 불운을 누구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남을 원망하는 그 마음 자체가 곧 불행이다 행복은 누가 만들어서 갖다주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이 만들어간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세상은 우리 생각과 행위가 만들어낸 결과다 그래서 우리 마음이 천당도 만들고 지옥도 만든다는 것이다 사람은 순간순간 그가 지난 생각대로 되어간다 이것이 업(카르마)의 흐름이요 그 법칙이다 사람에게는 그 자신만이 지니고 있는 특성이 있다 그것은 우주가 그에게 준 선물이며 그 자신의 보물이다 그 특성을 마음껏 발휘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긍정적인 사고가 받쳐주어야 한다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범정스님 어록 2022.04.28

오해

오해 세상에서 대인관계처럼 복잡하고 미묘한 일이 어디 또 있을까. 까딱 잘못하면 남의 입 살에 오르내려야 하고, 때로는 이쪽 생각과는 엉뚱하게 다른 오해도 받아야 한다. 그러면서도 이웃에게 자신을 이해시키고자 일상의 우리는 한가롭지 못하다. 이해란 정말 가능한 걸까. 사랑하는 사람들은 서로가 상대방을 이해하노라고 입술에 침을 바른다. 그리고 그러한 순간에서 영원히 살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 이해가 진실한 것이라면 불변해야 할 텐데 번번이 오해의 구렁으로 떨어진다. 나는 당신을 이해합니다라는 말은 어디까지나 언론 자유에 속한다. 남이 나를, 또한 내가 남을 어떻게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단 말인가. 그저 이해하고 싶을 뿐이지. 그래서 우리는 모두가 타인이다. 사람은 저마다 자기 중심적인 고정관념을 지니고 살게..

범정스님 어록 2022.04.28

소욕지족(小欲知足)

소욕지족(小欲知足) 이 세상에 태어날 때 빈손으로 왔으니 가난한들 무슨 손해가 있으며, 죽을 때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으니 부유한들 무슨 이익이 되겠는가. 할 수 있으면 얻는 것보다 덜 써야 한다. 절약하지 않으면 가득 차 있어도 반드시 고갈되고, 절약하면 텅 비어 있어도 언젠가는 차게 된다. 덜 갖고도 우리는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덜 갖고도 얼마든지 더 많이 존재할 수 있다. 유와 소비 지향적인 삶의 방식에서 존재 지향적인 생활 태도로 바뀌어야 한다. 소유 지향적인 삶과 존해 지향적인 삶은 우리들 일상에 두루 깔려 있다. 거기에는 그 나름의 살아가는 기쁨이 있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 이러렀을 때, 어느 쪽 삶이 우리가 기대어 살아갈 만한 삶이며,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삶인가 뚜렷이 드러..

범정스님 어록 2022.04.21

진흙 속의 연꽃

진흙 속의 연꽃 연꽃은 산꼭대기나 마른땅에서는 피지 못한다. 하필이면 왜 진흙탕에서만 피는 걸까. 흙탕물 위에 한 송이의 연꽃이 피어날 때 더러운 흙탕은 자취를 감춘다. 더럽다는 분별이 저절로 사라진다. 청초한 꽃에 의해 투명하고 맑게 조명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연꽃은 자기 몸에 단 한 방울의 흙탕물도 용납하지 않는다. 흐린 곳에 살면서도 항상 조촐한, 이것이 연꽃의 생태이다. 나의 인생은 흐린 곳에 살면서도 물들지 않고 항상 둘레를 환히 비추는 연꽃의 생태, 이것을 한적한 곳에서 안일해지려는 내 일상의 교훈으로 삼고 싶다. = 법정 스님의 에서 =

범정스님 어록 2022.04.21

지혜로운 삶의 선택

지혜로운 삶의 선택 꽃이나 새는 자기 자신을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저마다 자기 특성을 마음껏 드러내면서 우주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 비교는 시샘과 열등감을 낳는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삶에 충실할 때, 그런 자기 자신과 함께 순수하게 존재할 수 있다. 사람마다 자기 그릇이 있고 몫이 있다. 그 그릇에 그 몫을 채우는 것으로 자족해야 한다. 스스로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내 그릇과 내 몫을 알아야 하는데 그걸 모르고 남의 몫을, 남의 그릇을 자꾸 넘겨다보려고 한다. 소유를 제한하고 자제하는 것이 우리 정신을 보다 풍요롭게 한다. 그리고 우리의 생활환경과 자연을 덜 훼손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거듭 말하지만 무엇보다도 단순한 삶이 중요하다. 그리고 우리들 자신을 거듭거듭 안으로 살펴봐야 한다. ..

범정스님 어록 2022.04.21

삶 삶을 마치 소유물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 소멸을 두려워한다. 삶은 소유물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 영원한 것이 이 세상에 어디 있는가. 모두가 한때일 뿐, 그러나 그 한때를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삶은 놀라운 신비요, 아름다움이다. 내일을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것은 이미 오늘을 제대로 살고 있지 않다는 증거다. 죽음을 두려워하고 무서워하는 것은 생에 집착하고 삶을 소유로 여기기 때문이다. 生에 대한 집착과 소유의 관념에서 놓여날 수 있다면 엄연한 우주 질서 앞에 조금도 두려워할 것이 없다. = 법정 스님 글 중에서 =

범정스님 어록 2022.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