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스님 어록

오로지 인간이 되기 위해서

문성식 2022. 4. 6. 06:20


        오로지 인간이 되기 위해서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불성(혹은영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니 자기에게 주어진 그 힘(생명력)을 제대로 쓸 줄을 알아야 한다. 그 힘을 바람직한 쪽으로 잘 쓰면 얼마든지 창조하고 형성하고 향상하면서 삶의 질을 거듭거듭 높여갈 수 있다. 그러나 똑같은 생명력을 가지고도 한 생각 비뚤어져 잘못 써 버릇하면, 그것이 업력(業力)이 되어 마침내 자기 자신으로도 어떻게 할 수 없이 끝없는 구렁으로 떨어져버린다. 똑같은 생명력이라도 서로 다른 지배를 받아 한 장미나무에서 한 갈래는 향기롭고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고, 다른 갈래는 독이 밴 가시로 돋아난다. 도덕성이 결여되었거나 삶의 목적이 합당치 못한 일은 아무리 그럴듯한 말로 늘어놓는다 할지라도 올바른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 사람은 하나하나의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그가 의식을 하건 안하건 둘레의 대기에 파장을 일으켜 영향을 끼치고, 착하지 못한 말과 행동은 또한 착하지 못한 파장으로 어두운 영향을 끼친다. 사람은 겉으로는 강한 체 하지만 속으로 약하고 상처받기 쉬운 존재이다. 우리 자신이 그런 존재이기 때문에 또한 다른 사람의 상처를 건드려 고통을 주는 일이 적지 않다. 우리는 순간순간 내게 주어진 그 생명력을 값있게 쓰고 있는지를, 아니면 부질없이 탕진하고 있는지를 되돌아볼 줄을 알아야 한다. 삶의 양을 따지려면 밤낮없이 채우는 일에만 채우는 일에 급급하겠지만, 삶의 질을 생각한다면 비우는 일에 보다 마음을 써야 할 것이다. 깊어가는 가을밤, 풀벌레소리에 귀를 모으면서 생각의 실마리를 풀어 본 것이다. 오로지 인간이 되기 위해서... = 법정 스님의<물소리 바람소리>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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