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스님 어록 3106

남에게 항상 너그럽게 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남에게 항상 너그럽게 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찮은 것을 최상의 것으로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생각을 먼저하고 행동을 나중에 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언제나 마음을 진정시키는 것이 어렵습니다. 오늘 하루 동안만 친절하고 즐겁고 동정적이고 관심을 가져주고 이해하는 삶을 살도록 하세요. 최선을 다하는 겁니다. 무슨 일을 잘하지 못한다고 사람들을 나무라지 마세요. 어리석은 일을 저지른 사람이 있다면 용서하고 금방 잊어버리는 겁니다. 그래봐야 오늘 하루뿐인걸요. 누가 알아요. 그러다가 아주 좋은 날이 될지.. 가급적 약속을 하지 말되, 일단 약속을 했다면 성실하게 지키세요.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말이죠. 당신을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당신이 그들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믿게 하세요. 즐거워하세요. 당신..

범정스님 어록 2022.06.04

살아 있는 것은 다 한 목숨이다

살아 있는 것은 다 한 목숨이다 어디서 한 송이 꽃이 피어날 때 그것은 우주의 큰 생명력이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 찬바람에 낙엽이 뒹구는 것도 우주 생명력의 한 부분이 낙엽이 되어 뒹굴고 있는 것이다. 등잔이나 초에 불이 밝혀지는 것은 기름과 심지를 매개물로 해서, 우주 가운데 있는 불기운이 환하게 켜지고 있는 소식이다. 입으로 훅 불어서 불꽃을 끄면 그 불은 어디로 가는가. 다시 큰 불의 바다로 돌아간다. 이와 같이 모든 개체의 생명은 큰 생명의 뿌리에서 나누어진 가지들이다. 경우에 따라 가지는 시들어도 그 생명의 뿌리는 결코 시드는 일이 없다. 생명의 뿌리는 우주의 근원적인 원리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날이 갈수록 삭막하고 살벌해져간다. 대낮에 살인과 약탈이 버젓이 자행되고, 폭력과 폭행이 때..

범정스님 어록 2022.05.28

산다는 것은?

산다는 것은? 산다는 것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창조하는일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이 자신에게 자신을 만들어 준다. 이 창조의 노력이 멎을 때 나무건 사람이건 늙음과 죽음과 질병이 온다. 겉으로 보기에 나무들은 표정을 잃은채 덤덤히 서있는 것 같지만 안으론 잠시도 창조의 일손을 멈추지 않는다. 땅의 은밀한 말씀에 귀 기울이면서 새 봄의 싹을 마련하고 시절 인연이 오면 안으로 다스리던 생명력을 대지 위에 활짝 펼쳐 보일 것이다. = 법정 스님 글 중에서 =

범정스님 어록 2022.05.28

여백의 미

여백의 미 서화에서는 흔히 '여백의 미'를 들고 있다. 이 여백의 미는 비록 서화에서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끼리 어울리는 인간관계에도 해당될 것이다. 무엇이든지 넘치도록 가득가득 채워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여백의 미가 성에 차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 걸음 물러나 두루 헤아려 보라. 좀 모자라고 아쉬운 이런 여백이 있기 때문에 우리 삶에 숨통이 트일 수 있지 않겠는가. 친구를 만나더라도 종일 치대고 나면, 만남의 신선한 기분은 어디론지 새어나가고 서로에게 피곤과 시들함만 남게 될 것이다. 전화를 붙들고 있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우정의 밀도가 소멸된다는 사실도 기억해 두어야 한다. 바쁜 상대방을 붙들고 미주알 고주알 아까운 시간과 기운을 부질없이 탕진하고 있다면, 그것은 이웃에게 피해를 입..

범정스님 어록 2022.05.28

겨울

겨울 겨울은 우리 모두를 뿌리로 돌아가게 하는 계절, 시끄럽고 소란스럽던 날들을 잠재우고 침묵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계절이다. 그동안 걸쳤던 얼마쯤의 허영과 위선의 탈을 벗어 버리고, 자신의 분수와 속얼굴을 들여다보는, 그런 계절이기도 하다. 며칠 전 밀어닥친 눈보라로 가지 끝에 매달린 잎새들이 죄다 지고 말았다. 나무들의 발치에 누워 있는 가랑잎은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을까. 가지에서 떠난 잎들은 조금씩 삭아가면서 새봄의 기운으로 변신할 것이다. 때아닌 눈보라에 후줄근하게 서있던 파초를 베어내고 흙을 두둑이 덮어 주었다. 이제 내 뜰에서는 여름의 자취와 가을의 향기가 사라지고 텅 빈 자리에 찬 그늘이 내리고 있다. 말끔히 비질한 뜰에 찬 그늘이 내리는 것을 보고 있으면 문득문득 계절의 무상감이 떠오른..

범정스님 어록 2022.05.28

맑은 향기

맑은 향기 지금까지 우리가 절에서든 교회에서든 보고 듣고 배운 것이 얼마나 많은가. 이 보고 듣고 배운 것만 가지고도 부처나 성인이 되고도 남는다. 보는 것, 듣는 것, 배우는 것, 그 자체만 갖고는 대단한 것이 아니다. 종교적인 의미가 없다. 그것은 일상생활에 실행이 되어야 하고, 스스로 실천 할 수 있어야 한다. 종교는 이론이 아니다. 팔만 대장경이라 해도 그것은 이론서에 불과하다. 가이드북일 뿐이다. 그것을 가지고 실제 여행을 떠나야 한다. 자기가 그렇게 살아야 한다. 행위 없는 이론은 공허한 것이다. 나 자신도 이런 얘기를 하면서 반성을 한다. 종교는 한 마디로 사랑의 실천이다. 이웃과 사랑을 나누는 일이다. 보살행, 자비행은 깨달은 후에 오는 것이 아니다. 순간순간 하루하루 익혀 가는 정진이다...

범정스님 어록 2022.05.28

인생이란 구름 같은 거

인생이란 구름 같은 거 근심걱정 없는 사람 누군 고 출세하기 싫은 사람 누군 고 시기질투 없는 사람 누군 고 흉허물 없는 사람 어디 있겠소. 가난하다 서러워 말고 장애를 가졌다 기죽지 말고 못 배웠다 주눅 들지 마소 세상살이 다 거기서 거기외다 가진 것 많다 유세 떨지 말고 건강하다 큰 소리 치지 말고 명예 얻었다 목에 힘주지 마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더이다. 잠시잠간 다니러 온 이 세상 있고 없음을 편 가르지 말고 잘나고 못남을 평가 하지 말고 얼기설기 어우러져 살다 가세 다 바람 같은 거라오 뭘 그렇게 고민 하오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 건 다 한 순간이오.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 바람이고 아무리 커도 비 바람 이라오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 일뿐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

범정스님 어록 2022.05.22

지혜로운 삶의 선택

지혜로운 삶의 선택 꽃이나 새는 자기 자신을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저마다 자기 특성을 마음껏 드러내면서 우주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 비교는 시샘과 열등감을 낳는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기 자신이 삶의 충실할 때, 그런 자기 자신과 함께 순수하게 존재할 수 있다. 사람마다 자기 그릇이 있고 몫이 있다. 그 그릇에 그 몫을 채우는 것으로 자족해야 한다. 스스로 만족 할 줄 알아야 한다. 내 그릇과 내 몫을 알아야 하는데 그걸 모르고 남의 몫을 남의 그릇을 자꾸 넘겨다보려고 한다. 소유를 제한하고 자제하는 것이 우리 정신을 보다 풍요롭게 한다. 그리고 우리의 생활환경과 자연을 덜 훼손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거듭 말하지만 무엇보다도 단순한 삶이 중요하다. 그리고 우리들 자신을 거듭거듭 안으로 살펴봐야 한..

범정스님 어록 2022.05.22

흙의 은혜, 생명의 신비

흙의 은혜, 생명의 신비 내가 며칠 전에 겪은 일입니다. 나는 다른 일도 그렇지만 농사 일도 서툰 편입니다. 채마밭(채소밭)이 있어서 이것저것 심었는데 밖에 나갔다 돌아왔더니 봄에 뿌린 씨앗들이 다들 시원치가 않고 고추와 케일과 해바라기, 이 세 가지만 아주 건강하게 자라 있었습니다. 묵은 밭이라 풀매기도 번거롭고 하여, 내가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에 갔을 때 고흐 미술관에서 구해 온 해바라기 씨앗을 그곳에 뿌려 놓았습니다. 그래서 요즘 해바라기가 가득 피어 있어서 풍경이 볼 만하게 되었습니다. 고추는 처음 장에서 모종을 사다 심었는데 갑자기 냉해가 닥쳐 얼어 죽었습니다. 내가 사는 곳이 해발 약 800미터쯤 되는 곳이라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다시 스무 포기 정도를 사다 심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

범정스님 어록 2022.05.22

버리고 떠난다는 것은?

버리고 떠난다는 것은? 세상과 타협하는 일보다 더 경계해야 할 일은 자기 자신과 타협하는 일이다. 스스로 자신의 매서운 스승 노릇을 해야한다. 우리가 일단 어딘가에 집착해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안주하면 그 웅덩이에 갇히고 만다. 그러면 마치 고여 있는 물처럼 썩기 마련이다. 버리고 떠난다는 것은 곧 자기답게 사는 것이다. 낡은 탈로부터, 낡은 울타리로부터, 낡은 생각으로부터 벗어나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아무리 가난해도 마음이 있는 한 다 나눌 것은 있다. 근원적인 마음을 나눌 때 물질적인 것은 자연히 그림자처럼 따라온다. 그렇게 함으로써 내 자신이 더 풍요로워질 수 있다. 세속적인 계산법으로는 나눠 가질수록 내 잔고가 줄어들 것 같지만 출세간적인 입장에서는 나눌수록 더 풍요로워진다. 풍요 속에서는 ..

범정스님 어록 2022.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