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스님 어록 3106

생활의 규칙

생활의 규칙 하루 한 시간은 조용히 앉아 있는 습관을 들여라. 푹신한 침대가 아닌 딱딱한 바닥에서 잠을 자라. 이런저런 생각 끝에 잠들지 말고 조용히 명상을 하다가 잠들도록 하라. 간소하게 먹고 간편하게 입으라. 사람들 하고는 될 수 있는 한 일찍 헤어지고 자연과 가까이 하라. 텔레비전과 신문을 무조건 멀리하라. 무슨 일에나 최선을 다하라. 그러나 그 결과에는 집착하지 말라. 풀과 벌레들처럼 언젠가는 우리도 죽을 것이다. 삶다운 삶을 살아야 죽음다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음을 명심하라.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하루 24시간이다. 이 24시간을 어떻게 나누어 쓰는가에 따라 그 인생은 얼마든지 달라진다. 바쁘고 고단한 일상이지만 하루 한 시간만이라도 조용히 앉아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습관을..

범정스님 어록 2022.07.24

미움도 괴롭고 사랑도 괴롭다

미움도 괴롭고 사랑도 괴롭다 미워한다고 소중한 생명에 대하여 폭력을 쓰거나 괴롭히지 말며, 좋아한다고 너무 집착하여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사랑과 그리움이 생기고 미워하는 사람에게는 증오와 원망이 생기나니 사랑과 미움을 다 놓아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너무 좋아할 것도 너무 싫어할 것도 없다 너무 좋아해도 괴롭고 너무 미워해도 괴롭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고, 겪고 있는 모든 괴로움은 좋아하고 싫어하는 이 두 가지 분별에서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늙는 괴로움도 젊음을 좋아하는데서 오고, 병의 괴로움도 건강을 좋아하는데서 오며 죽음 또한 삶을 좋아함, 즉 살고자 하는 집착에서 오고 사랑의 아픔도 사람을 좋아하는 데서 오고, 가난의 괴로움도 부유함을 좋아하는데서 오고, 이렇듯 모든 괴로움은 좋고..

범정스님 어록 2022.07.01

지금의 당신과 나의 인연이 그런 인연이기를

지금의 당신과 나의 인연이 그런 인연이기를 진심어린 맘을 주었다고 해서 작은 정을 주었다고 해서 그의 거짓 없는 맘을 받았다고 해서 그의 깊은 정을 받았다고 해서 내 모든 것을 걸어버리는 깊은 사랑의 수렁에 빠지지 않기를 한동안 이유 없이 연락이 없다고 해서 내가 그를 아끼는 만큼 내가 그를 그리워하는 만큼 그가 내게 사랑의 관심을 안준다고 해서 쉽게 잊어버리는 쉽게 포기하는 그런 가볍게 여기는 인연이 아니기를 이 세상을 살아가다 힘든 일 있어 위안을 받고 싶은 그 누군가가 당신이기를 그리고 나이기를 이 세상 살아가다 기쁜 일 있어 자랑하고 싶은 그 누군가가 당신이기를 그리고 나이기를 이 세상 다하는 날까지 내게 가장 소중한 친구 내게 가장 미더운 친구 내게 가장 따뜻한 친구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범정스님 어록 2022.07.01

영혼을 일깨우는 벗을 찾아라

영혼을 일깨우는 벗을 찾아라 내 주변에 나쁜 친구를 가려내기 전에 나 자신이 과연 남에게 좋은 친구 역할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물어 봐야 합니다. 허물을 밖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가 좋은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그런 바탕이 준비 되어 있는 가 아닌가를 스스로 물어야 합니다. 좋은 친구란, 나를 속속들이 잘 알고, 나를 받아 주고 세상에선 다 내 치더라도 나를 이해해 주는 마음의 벗입니다. 좋은 친구란 내 모자람을 채워주는 존재입니다. 온전한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다 부족합니다. 그것을 내 친구가 채워 줍니다. 좋은 친구는 먼 데 있는 게 아니라 바로 가까이 있습니다. 그 친구가 지닌 좋은 요소, 좋은 향기를 내가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좋은 부부라는 것도 그렇습니다. 어떤 단점..

범정스님 어록 2022.07.01

세상에 필요하지 않은 것은 없다

세상에 필요하지 않은 것은 없다 모든 것이 다 필요한 존재입니다. 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다 필요한 것입니다. 어떤 생물이 됐든 해충이 됐든 필요하기 때문에 생겨난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귀찮다고 해서 농약으로, 강한 살충제로 죽여 보세요. 그러면 탈이 생깁니다. 그 생물만 없어지는 게 아니고 그것이 연쇄 반응을 일으켜서 우리에게 진짜 없어서는 안 될 이로운 것까지 모두 사라집니다. 오늘날 지구 생태계에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고, 또 환경 문제, 지구 온난화 문제 등등 골치 아픈 일이 많은데 이것이 다 어디에서 왔겠습니까? 우리가 전체적인 흐름과 조화를 모르고 어떤 부분적인 것에 갇혀서 그것만 지나치게 소비하고, 낭비하고 혹사시키다 보니까 지구 자체가 인간들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범정스님 어록 2022.07.01

어느 길을 갈 것인가

어느 길을 갈 것인가 우리 앞에는 항상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놓여 있다. 이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각자의 삶의 양식에 따라서 오르막길을 오르는 사람도 있고 내리막길을 내려가는 사람도 있다. 오르막길은 어렵고 힘들지만 그 길은 인간의 길이고 꼭대기에 이르는 길이다. 내리막길은 쉽고 편리하지만 그 길은 짐승의 길이고 수렁으로 떨어지는 길이다. 만일 우리가 평탄한 길만 걷는다고 생각해 보라. 십 년 이십 년 한 생애를 늘 평탄한 길만 간다고 생각해 보라. 그 생이 얼마나 지루하겠는가. 그것은 사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오르막길을 통해 뭔가 뻐근한 삶의 저항 같은 것도 느끼고 창조의 의욕도 생겨나고 새로운 삶의 의지도 지닐 수 있다. 오르막길을 통해 우리는 거듭 태어날 수 있다. 어려움을 겪지 않고는..

범정스님 어록 2022.07.01

부자가 되기보다는 먼저 잘 사는 사람 되세요

부자가 되기보다는 먼저 잘 사는 사람 되세요 우리는 부자로 잘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부자란 무슨 뜻입니까?. 재산은 인연에 의해 내게 맡겨진 것이지 내 것이 아닙니다. 어려운 이웃과 나눠 가지며 덕을 닦는 사람이 바로 부자지요. 잘사는 사람입니다. "연말이 되니 잘 산 한해인지 잘못 산 한해인지 되돌아보게 되더라." "세월은 가는 것도 오는 것도 아니다." 사람과 사물, 현상이 그 세월 속에서 오고 갈 뿐이다. 해가 바뀌면 어린사람은 한 살이 늘지만 나이 든 사람은 한 살이 줄어든다. 되찾을 수 없는 게 세월이니 시시한 일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순간순간을 후회 없이 살아야한다. "탐욕이 생사윤회의 근원이요, 탐욕은 끝이 없다. 많이 가지면 행복한가?" "행복은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향기처..

범정스님 어록 2022.06.18

김수환 추기경을 기리는 글

김수환 추기경을 기리는 글 겨울을 나기 위해 잠시 남쪽 섬에 머물다가 강원도 오두막이 그리워 다시 산으로 돌아왔다. 그러고는 며칠 세상과 단절되어 지내다가 이제서야 슬픈 소식을 듣고 갑자기 가슴이 먹먹하고 망연자실해졌다. 추기경님이 작년 여름부터 병상에 누워 계시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나 또한 병중이라 찾아뵙지 못하고 마음으로만 기도를 올리며 인편으로 안부를 주고 받았었다. 그런데 이토록 허망하게 우리 곁을 떠나시다니! 십여 년 전 성북동 길상사가 개원하던 날, 그 분은 흔쾌히 나의 초청을 받아들여 힘든 걸음을 하시고, 또 법당 안에서 축사까지 해주셨다. 그날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첫 만남의 자리에서도 농담과 유머로 종교 간의 벽, 개인 간의 거리를 금방 허물어뜨렸다. 그 인간애와 감사함이 늘 내 ..

범정스님 어록 2022.06.18

침묵

침묵 인간의 혼을 울릴 수 있는 말이라면 무거운 침묵이 배경이 되어야 한다. 침묵은 모든 삼라만상의 기본적인 존재 양식이다. 나무든 짐승이든 사람이든 그 배경엔 늘 침묵이 있다. 침묵을 바탕으로 해서 거기서 움이 트고 잎이 피고 꽃과 열매가 맺는다. 우리는 안에 있는 것을 늘 밖에서 찾으려고 한다. 침묵은 밖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특정한 시간이나 공간에 고여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늘 내 안에 들어 있다. 따라서 밖으로 쳐다보려고만 해서는 안 된다. 안으로 들여다보는 데서 침묵은 캐낼 수가 있다. 침묵은 자기 정화의 지름길이다. 온갖 소음으로부터 우리 영혼을 지키려면 침묵의 의미를 몸에 익혀야 한다. = 법정 스님의 잠언집에서 =

범정스님 어록 2022.06.18

달빛

달빛 요즘 자다가 몇 차례씩 깬다. 달빛이 방 안에까지 훤히 스며들어 자주 눈을 뜬다. 내 방 안에 들어온 손님을 모른 체할 수 없어 자리에서 일어나 마주 앉는다. 한낮의 좌정보다 자다가 깬 한밤중의 이 좌정을 나는 즐기고자 한다.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지 않으니 잠들지 말고 깨어 있으라는 소식으로 받아들이면 맑은 정신이 든다. 중천에 떠 있는 달처럼 내 둘레를 두루두루 비춰 주고 싶다. = 법정 스님 글 중에서 =

범정스님 어록 2022.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