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자리를 지키라 얼마 전 큰절 원주 스님이 광주로 장보러 가는 길을 구경삼아 따라가본 일이 있습니다. 여기저기 정신없이 다니다가 맨 마지막으로 들른 곳이 채소와 과일과 식료품을 파는 가게였습니다. 그때 문득 떠오른 것은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것을 먹고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시장에는 그야말로 없는 것이 없습니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가짓수가 그토록 많은가 싶으니 먹지 않아도 뱃속이 그득하게 불러오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사람의 식성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떤 사람에게는 즐겨 먹는 음식이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먹히지 않는 수도 있습니다. 가령, 우리처럼 채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한테는 푸줏간이나 생선가게 혹은 건어물이나 젓갈을 파는 곳은 인연이 멉니다. 그 앞을 지나칠 때면 섬뜩한 생각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