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 희망편지

지혜로움

문성식 2022. 5. 8. 10:57


      지혜로움 장님이 코끼리의 생김새를 알고 싶어 손으로 코끼리를 만집니다. 이때 코끼리의 다리를 만진다면 장님은 그 코끼리가 기둥같이 생겼다고 추측할 겁니다. 이런 것을 편견 또는 단견이라고 합니다. 한 쪽 면만 보고 전체라고 착각하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것을 볼 때 이쪽뿐 아니라 저쪽도 보고 앞면, 뒷면도 같이 봐서 전체를 보는 것을 통찰력 혹은 지혜라고 합니다. 소풍을 가는데 비가 오면 기분이 나빠집니다. 하지만 농부의 입장에서 보면 비 내리는 건 좋은 일입니다. 또 그렇게 비 맞으면서 일을 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에 비해 비 맞으면서 노는 것은 쉬운 일이죠. 이렇게 한 쪽 면에서만 보던 것을 양면을 다 보게 되면 싫은 것과 좋은 것에 크게 휘둘리지 않게 됩니다. 그러면 들쭉날쭉하던 감정이 조금 잔잔해집니다. 이렇게 되는 것을 '지혜로워진다'고 합니다. 반쪽과 온쪽 흔히 여자 반쪽과 남자 반쪽이 하나로 합해져서 온쪽이 된다고 합니다. 잘못된 생각입니다. 그렇게 합쳐지면 절대로 온쪽이 될 수 없습니다. 홀로 온쪽이 되지 못하면 다른 사람과 함께 해도 결코 온쪽이 될 수 없습니다. 진정한 만남은 온쪽과 온쪽의 만남입니다. 상대에게 집착하는 마음이 있으면 온쪽이 될 수 없습니다. 반쪽끼리의 만남은 또 다른 제3의 반쪽을 낳을 뿐입니다. ‘혼자 있으면 외롭고 둘이 있으면 귀찮다.’ 이것이 중생심입니다. 둘이 있으면 둘이 있어서 좋고, 혼자 있으면 혼자 있어서 좋아야 합니다. 행복의 시작 나는 부모님을 미워하며 살아왔다. '남들은 부모 잘 만나 편하게 사는데 우리 집은 왜 이럴까.' 그런데 어느 날 돌아보니 나는 부모님이 주신 것들은 당연시하고, 갖지 못한 것들만 집착하고 있었다. 부끄러웠다. 부모님께 죄송스러운 마음에 괴롭고 후회가 됬다. 철없던 나를 자책하며 참회도 했지만, 그럴수록 내가 나쁜사람인 것 같다는 죄책감은 커져만 갔다. 나는 왜 이럴까. 후회하는 나, 질책하는 나. 법률스님은 조용히 다가와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나는 왜 그렇게 어리석었을까?' 하고, 끈임없이 자책하는 것은 참회가 아닙니다. 그건 단지, 원망하던 대상이 부모에게서 나에게로 옮겨진 것에 불과합니다. '나는 이런 사람이다.', '나는 실수하면 안 된다.' 이런 식의 자기규정은 다 허상입니다. 실수하면 안 된다고 정해놓았기 때문에 실수하는 내 모습이 싫은 겁니다. 다만 알아차릴 뿐이지 실수하는 나를 미워하지 마세요. 행복은 현재의 자기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됩니다. 넘어지면 넘어지는 것이 나고, 성질내면 성질내는 것이 나입니다. 그런데 나는 쉽게 넘어지거나 성질내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성질내는 자기를 보는 것이 괴로운 거에요. 자아상을 현실의 나보다 크게 그려놓으면 내가 부족하게 느껴지고 자책하게 됩니다. 이제 그만 허위의식의 감옥에서 벗어나세요. 그것이 행복의 시작입니다. = 법륜 스님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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