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한옥의 벽을 흰 회칠만 하고 끝낸 이유이기도 하다. 법으로 금하기도 했고 선비의 검소함 때문에라도 한옥의 벽은 어쩔 수 희게 남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대로 놔두지 않았다. 한국 사람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지붕 그림자를 벽에 지게 해서 각종 문양을 넣어 즐겼다. 비밀은 처마길이, 서까래, 막새인데, 흰 회벽에 지는 지붕 그림자는 단청과 공포가 금지되었던 한옥에서 그 역할을 대신하는 중요한 장식요소였다. 사람 손으로 일부러 그린 것도 아니고 해가 그려주는 것일진대, 유교의 법도도 어찌할 수 없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