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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치 앞이 보이지 않았다. 온통 하얀 세상, 모든 것이 가려져 있었다. 비가 오려 날이 흐린 것인지, 아침 안개인지 알 수 없었다. 일기예보에선 맑을 거라 했지만 믿지 않았다. 올해 세 번째 찾은 진안 땅, 산에 갈 때마다 일기예보는 어긋났고 흐린 날씨와 비바람이 취재산행을 방해했다. “진안의 산은 우릴 싫어하는 건가” 하는 얘기가 나왔다. 어차피 산행은 불확실한 것을 극복하는 것. 배낭을 꾸려 에덴모텔을 빠져나온 일행은 안개 속으로 뛰어들었다.
마이산은 산꾼들의 산행지가 아닌, 행락객의 관광지 이미지가 강하다. 두 개의 암봉 사이 고개를 지나 탑사로 구둣발로도 갈 수 있는 코스가 일반적이며, 워낙 많은 관광객이 몰리기 때문이다. 산을 좋아하지 않는 일반인도 찾는 곳이란 건, 그만큼 산이 매력적이란 뜻. 우리나라에서 가장 특이한 바위산, 마이산이다.
- ▲ 10년 만에 개방된 암마이봉 정상. 멀리 남덕유산에서 육십령으로 이어진 백두대간이 힘 있게 흘러간다.
- 마이산 감상하며 다가가는 감동 코스
산꾼이라면 누구나 이런 신기한 봉우리의 정상에 서고 싶어 하지만, 암마이봉으로 오르는 길은 2004년 자연휴식년제로 막혔다. 숫마이봉은 원채 가파른 바위봉이라 오르는 코스가 없으며 암벽등반도 하지 못하도록 통제되어 있다. 그랬던 마이산이 10월 14일부터 개방되었다. 암마이봉을 오르는 코스가 10년 만에 개방된 것이다. 북부주차장에서 올라오면 1시간이 채 못 되어 정상에 서겠지만, 산꾼의 방식으로 암마이봉을 음미하고 싶었다. 가장 먼 코스인 강정리 합미산성을 들머리로 능선을 종주해 기이한 바위의 정점에 서기로 했다.
김동철 마이산 해설가가 취재를 위해 동행했다. 익숙한 산벗인 김시우(영원아웃도어 원주점 대표)씨와 김영선 객원기자가 함께한다. 포동포동한 새끼 강아지가 폴짝폴짝 뛰며 낯선 사람을 반긴다. 길가 무덤 곁이 들머리다. 등산안내도와 이정표가 있어 제대로 산 입구를 찾아왔음을 확인한다.
야산 같은 분위기의 산길은 합미산성 흔적을 만나면서 귀품을 갖춰간다. 합할 합(合), 쌀 미(米)에서 알 수 있듯 삼국시대 백제에서 식량과 무기를 보관했던 산성이다. 흩어진 돌들이 어렴풋이 둔덕을 쌓은 흔적이 나타나나 싶더니 곧이어 3m 높이의 성벽이다. 훗날 보수한 것이 아닌 천년 세월을 버틴 성벽이란 설명에 감탄이 난다. 이끼가 덮인 성벽은 고요히 자연에 녹아든 모습이다. 제멋대로 자란 구절초와 쑥부쟁이가 미모를 뽐내고, 산꾼의 걸음은 점점 가벼워진다. 꽃이 피다피다 계절을 착각한 진달래마저 보인다.
- ▲ 1 천년의 세월을 이어온 백제의 합미산성. 2 이끼 낀 통바위인 공룡 알바위.
- 김동철 해설사는 합미산성을 들머리로 하는 이 코스가 마이산에 2~3번 이상 온 사람들이 찾는 코스라고 설명한다. 능선을 종주하며 멀리서 드러나는 마이산의 모습을 감상하며 다가가는 코스라 힘든 만큼 감동이 크다는 것이다.
고도를 높이자 고래등걸 같은 바위가 곰보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올라서서 시야가 트인 곳에서 주변을 살핀다. 하늘은 물감으로 막 칠한 것 같은 파랑이다. 아침에 안개가 많이 끼는 지역이라 잠깐 지나면 거짓말처럼 사라진단다. 남쪽으로 마령면 일대의 벌판이 누렇게 익어가는 게 장관이다. 김 해설사는 “정읍이나 김제 사람이 와서 보면 웃겠지만 이곳이 진안에서 가장 넓은 벌판”이라며 “지역의 8할이 산지”라고 한다. 북쪽은 익산포항고속도로가 시원하게 뻗어 있다.
다시 숲으로 들자 묘한 초록색 바위가 눈길을 끈다. 이끼 낀 통바위로 해설사는 ‘공룡 알바위’라 부른다. 편안한 오솔길을 지나자 오르막 바윗길이다. ‘슬랩’이라 부르기 어려운 건 역암이라 미세한 구멍이 빼곡해서다. 많은 사람이 다니지 않아 바위 결이 살아 있어 고정로프가 없어도 마찰력은 최고다. 경사가 급해지는 바윗길엔 난간이 있어 손쉽게 오른다. 주변 경치도 둘러보며 고도감을 즐기며 오른다.
- ▲ 1 합미산성을 지나 광대봉으로 향한다. 진안에서 가장 넓은 벌판인 마령면 일대의 가을 풍경이 차분하다. 2 광대봉에서 본 마이산 쌍봉. 합미산성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처음 마이산이 모습을 드러내는 곳이다.
- 비탈길을 올라서자, 할 말을 잃게 하는 풍경이 펼쳐진다. 잃어버린 왕국이 하늘로 솟아오르고 있다. 유럽의 고성처럼 도도하고 아름다운 마이산 쌍봉이 천상의 왕궁처럼 멀리 솟은 것이다. 광대봉 정상에서 넋 놓고 신기한 쌍봉을 구경한다. 광대봉은 산 아래 마을에서 보면 입을 쫙 벌려 광대처럼 웃는 모습을 닮았다 해서 유래한다. 김동철 해설사는 “막상 암마이봉 위에 가면 발치 아래가 잘 보이지 않아 마이산은 밖에서 보는 것이 더 아름답다”고 한다. 마이산은 사계절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봄에는 쌍돛대 같다 해서 돛대봉, 여름에는 녹음 속에 솟은 용의 뿔 같다 해서 용각봉(龍角峰), 가을에는 단풍 든 모습이 말의 귀 같다 해서 마이봉(馬耳峰), 겨울에는 주변은 모두 눈에 덮여 하얀데 홀로 검은 붓 같다 하여 문필봉(文筆峰)이라 한다.
이밖에도 마이산은 여러 이름으로 불리었다. 신라시대에 부르던 이름은 서다산(西多山). ‘서다’, ‘솟다’라는 뜻에서 그리 불렀다. 고려시대에도 역시 ‘솟아오르다’는 뜻이 담긴 용출봉(湧出峰)으로 불렸다.
조선시대에는 속금산이라 불렸다. 고려 우왕 6년(1380), 이성계는 전라도 운봉의 황산싸움에서 왜구를 무찌르고 개선장군이 되어 귀경길에 올랐다. 마이산 아래를 지나던 그는 깜짝 놀라게 되었다. 꿈에 신선에게서 금자(金尺)를 받던 곳과 마이산과 똑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붙여진 산 이름이 속금산(束金山)이다. 신선이 내려준 금자(金)를 묶은(束) 모양이라는 뜻이다.
- ▲ 합미산성에서 광대봉으로 이어진 시원한 경치의 바윗길. 가파른 암릉구간에는 철제난간이 설치되어 있다.
- 아버지가 지은 산 이름을 바꾼 아들, 태종
마이산이란 이름은 태조의 아들 태종이 지은 것으로 말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유래하는데, 아버지 태조 이성계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아들이 일부러 격을 낮춰 바꾼 것이라 김 해설사는 일러준다.
광대봉 내려서는 길 역시 가파른 바윗길이다. 철난간을 잡고 내려서니 금방 발디딤 좋은 숲 속이라 좀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든다. 낡은 이정표가 있는 안부 갈림길을 지나 짧은 오르막 위에 서자 마이산이 한층 가까이 다가와 있다. 암봉은 곳곳에 널렸지만 일반인 사이에 연예인 한 명이 낀 것마냥 마이산이 화려한 자태로 눈길을 끈다. 특이한 것은 암마이봉까지 이어진 능선이다. 거미줄처럼 능선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어디가 주능선이고, 어느 산줄기로 암마이봉까지 이어지는지 구별이 쉽지 않다.
능선을 이어가자 이번엔 고래등걸 같은 통바위다. 앞을 가로막는 것 없이 시원하게 터져 있어 마이산이 한눈에 든다. 그 자태가 천상의 왕궁이라 해도 어울릴 정도로 황금비율을 갖추었다. 주변 암봉들이 암마이봉을 받들듯 받치고 있어 좌우 균형이 절묘하게 대칭을 이루었다. 덩치 큰 암마이봉이 숫마이봉을 완벽히 가렸다. 암마이봉이 높이도 7m 더 높고 덩치도 크다. 김 해설사는 “한국 중년 남성들의 현실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농담을 섞어 재미있게 설명한다.
- ▲ 1 암마이봉 정상의 서쪽 전망데크. 지나온 산줄기가 한눈에 드는 조망명소다. 2 코끼리 형상의 암봉 꼭대기에 있는 팔각정.
- 마이산의 특이한 모양 때문에 얽힌 전설도 많다. 대표적인 것은 산신 부부 이야기다. 지상에서 수도를 한 산신부부는 마침내 승천할 날이 되었다. 남신은 사람들이 승천 장면을 보면 부정을 타니 한밤중에 떠나자고 했고, 여신은 새벽에 떠나자고 했다. 여신의 주장대로 새벽에 떠나게 되었는데, 마침 새벽에 물 길러 나왔던 동네 아낙네가 그 장면을 보고 “어머나 산이 하늘로 올라가네”하고 놀라는 바람에 부정을 타 승천이 무산되었다고 한다. 그러자 화가 난 남신은 여신에게서 아기를 빼앗아 지금의 애기봉을 곁에 두었고, 여신은 토라져 뒤돌아 다소곳이 외면하며 고개를 숙이게 되었다 한다. 또는 금강산에서 열린 바위 모임에 가려다 좌절되어 이곳에 주저앉았다고 전하는 사람도 많다.
다시 그늘진 숲으로 들어 마이산으로 향한다. 소나무는 깊이 들어갈수록 줄어드는데, 점점 참나무와 서어나무로 산의 주인이 바뀌고 있다. 해발고도 190m에서 시작한 산행은 서서히 고도를 높여 500m대까지 올라왔다. 잔잔한 오르내림이 많아 쉽다고 얘기하긴 어렵지만, 잔재미가 있는 바윗길과 달콤한 경치가 펑펑 터지는 통에 몸과 마음이 유쾌하다.
한동안 오르막을 올라서자 조망 없는 숲 꼭대기에 삼각점이 있다. 524.5m봉이다. 롤러코스터 타듯 고도를 내렸다 올리길 반복하자 거인의 화끈한 근육 같은 거대한 통바위가 나타난다. 바윗길을 오르면서부터 시야가 터진다 싶더니 정점에 올라서자 콘크리트로 만든 튼튼한 팔각정이 있다. 전망터 중에서도 백미라고 할 만한 곳으로 마이산과 남부주차장, 멀리 1,000m대 산덩치인 덕태산과 선각산도 시야에 든다. 경치 명당답게 사람도 많다. 이곳을 비룡대라고도 하는데, 김 해설사는 “용이 비상하는 모습과는 전혀 닮은 점이 없다”며 “오히려 코끼리를 닮았다”고 한다.
- ▲ 1 천황문에서 암마이봉 정상으로 이어진 오르막길. 시설물이 잘 정비되어 있어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2 광대봉 동쪽 암릉길. 광대봉은 커다란 암봉이지만 어렵지 않게 오르내릴 수 있다.
- 1억 년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벅찬 풍경
금강정맥(금남호남정맥) 길로 접어들어 봉두봉 품에 든다. 소나무 벤치에서 다시 열린 경치가 산객을 반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팔각정이 있는 암봉, 정말 거대한 코끼리를 닮았다. 코끼리 머리 위에 왕관마냥 팔각정이 있다. 산행도 막바지다. 탑사로 내려가 콘크리트길을 따라 천황문으로 가는 일만 남았다.
암마이봉을 옆에 끼고 봉두봉을 내려선다. 멀리서 본 마이산은 그토록 아름다웠는데, 가까이서 보니 요세미티 거벽처럼 압도적이다. 수백 미터의 거대한 절벽에 숭숭 구멍이 뚫려 위협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자세히 보면 사람이 대충 시멘트와 자갈을 섞어 만든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거대한 역암 덩어리다. 움푹 파인 곳이 많아 달의 표면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독특하다. 이런 현상을 타포니(Taffoni)라고 한다. 암석이 풍화작용을 받은 결과다.
- ▲ 진안읍 운산리 내후사마을 뒷산에서 본 마이산. <사진제공 진안군청 소준호>
- 마이산의 타포니는 세계에서도 규모가 큰 편이다. 이 거대한 역암 덩어리는 땅속에 잠긴 부분까지 합하면 1,500m에 이를 정도로 엄청나다. 마이산에서 시작된 역암층은 멀리 임실읍까지 넓게 퍼져 있다. 그래서 지질학계도 ‘마이산역암층’이라 부른다. 이곳이 역암층이 된 것은 까마득한 옛날 이곳이 호수였기 때문이라 한다. 1억 년 전으로 거슬러 가 중생대 백악기쯤이다.
1억 년 전의 바위를 바라본다. 압도적인 신비로움이 온몸을 휘감는다. 탑사 주차장으로 내려서서, 운동화를 신은 관광객 인파에 뒤섞인다. 워낙 화려한 비경을 보며 와서인지 탑사의 돌탑이 초라해 보인다. 태조 이성계가 이곳의 물을 마시고 물이 은같이 맑다 하여 유래한다는 은수사를 지나 암마이봉과 숫마이봉 사이의 안부, 천황문에 선다. 북부와 남부주차장에서 올라온 관광인파가 뒤섞인 곳에서 도망치듯 암마이봉 데크길로 든다. 진안군청에서 많은 예산을 들여 데크계단을 깔아 위험한 곳은 없다.
- ▲ 마이산의 대표적인 볼거리인 탑사.
- 고도를 올릴수록 드러나는 숫마이봉의 위용에 놀란다. 멀리서 봤을 때는 하나의 바위처럼 보였던 숫마이봉이 양옆에 작은 암봉을 하나씩 끼고 있다. 가까이서 보면 “영판 불알 두 쪽을 닮았다”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인다. 과거에는 숫마이봉이 보이는 마을에는 모두 숲을 조성했는데, 이유인즉 집에서 숫마이봉이 바로 보이면 여자가 바람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암마이봉 꼭대기는 하룻밤 자고 가고 싶을 정도로 터가 좋다. 전망데크가 북쪽과 서쪽에 있어 전망탑에 올라온 것 같은 시원한 경치를 맛볼 수 있다. 서쪽 전망대에서 지나온 산줄기가 아기자기하게 늘어선 것이 보인다. 허리가 굽은 산신령들이 발아래 모여 있는 듯 색다른 풍경, 베트남 하롱베이의 한국판이다. 1억 년 동안의 이야기를 마이산이 들려주는 듯 벅찬 풍경이다. 북부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일만 남았는데,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냥 산행이었다는 말로는 뭔가 부족하다. 1억 년의 사연이 담긴 바위를 찾아가는 신비로운 여행이었다.
산행길잡이
마이산의 숨겨진 명품 종주 코스
10년 만의 암마이봉 정상 개방!
1일 선착순 100명
합미산성에서 산행을 시작해 광대봉과 봉두봉을 지나 암마이봉 꼭대기에 오르는 코스는 여간한 국립공원 산행보다 더한 재미가 있다. 마이산의 원경을 즐기는 것은 물론, 마이산에 가려진 주변의 숨겨진 암봉을 오르는 재미도 있다. 북부주차장에서 천황문 넘어 남부주차장으로 오는 일반적인 코스만 와봤다면 종주산행을 통해 마이산을 재발견할 수 있다. 숨겨진 명품종주 코스로 권할 만한 곳이다.
산행은 전반적으로 오르내림이 많고 바윗길이 많아 쉬운 건 아니다. 그러나 오르막이 길지 않고 철제난간 같은 시설물이 많아 위험하거나 어려운 것도 아니다. 다만 길찾기는 주의해야 한다. 광대봉에서 암마이봉으로 이어진 능선을 보면 복잡하게 능선이 얽혀 어디가 주능선인지 구별이 쉽지 않다. 다만 이정표가 많으므로 등산지도를 통해 현위치를 충분히 파악하며 진행해야 한다.
특별히 주의해야 할 곳은 팔각정 지나 안부로 내려설 때의 이정표 없는 갈림목이다. 최대한 남쪽 하산길이 아닌 능선길로 붙어야 한다. 이정표가 없는 갈림길에서 길을 잘못 들더라도 남부주차장이나 북부주차장으로 연결되는 길이 대부분이라 위험하진 않다.
산행은 서쪽의 합미산성에서 마이산을 향해 동진하는 것이 제대로 된 산행법이다. 점점 가까워지는 마이산의 뿔 모습을 보며 산행하기 때문이다. 탑사주차장부터는 관광객 인파와 만나는 관광코스다. 매점이 여럿 있어 물을 사거나 식사를 할 수도 있다. 총 12km에 7시간 정도 걸린다.
암마이봉 정상 등로는 생태보전을 위해 하루에 100명만 출입을 허가한다. 오전 10시에 50명, 오후 2시에 50명이 선착순으로 입장 가능하다. 전화나 인터넷 예약은 받지 않으며 천황문 암마이봉 입구에 줄을 서야 한다. 입장 관련 사항은 올해 시범 적용후 바뀔 수 있다.
문의 공원관리사무소 063-433-3313. 문화재관람료 3,000원을 내야 하며 주차요금은 2,000원이다.
- 교통 진안터미널에서 마령행 버스(06:20, 07:50)를 타고 강정마을에서 하차해 900m 걸으면 합미산성 등산로 입구다. 버스기사에게 강정리 합미산성 등산로 입구에 잠깐 세워달라고 하는 것도 방편이다. 월운정류소와 원강정정류소 사이에 들머리가 있다. 북부주차장에서는 진안터미널행 버스가 1시간 간격(07:40~18:30, 매시 30분 출발)으로 운행한다. 서울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진안행 버스가 1일 2회(10:10, 15:10) 운행한다.
승용차 이용시 내비게이션에 ‘전북 진안군 마령면 강정리 397-5’ 주소를 검색하면 된다. 차량 3~4대 정도를 세울 수 있는 갓길의 공간이 있으며 작은 등산안내판이 있다.
- ▲ 마이산 등갈비.
- 숙식(지역번호 063) 마이산은 등갈비가 유명한데 남부주차장에 식당이 여럿 있다. 15년 전통의 벚꽃마을가든(432-2007)이 원조격의 식당이며 처음 등갈비 메뉴를 개발한 곳이다. 이외에도 남부와 북부주차장에 식당이 즐비하다. 진안읍의 먹거리로 애저찜이 손꼽힌다. 생후 1개월 안팎의 어린돼지로 만든 요리로 진안관(433-2629)에서 맛볼 수 있다. 2인분(4만 원) 이상부터 주문 가능하다. 해장에 어울리는 메뉴로 육개장(7,000원)이 있다.
마이산은 여느 관광지와 달리 숙소 잡기가 쉽지 않다. 숙소 자체가 적고 외지에서 일하러 와서 장기 투숙하는 이들이 많아 생긴 현상이라고 한다. 암마이봉에서 가장 가까운 숙소로 북부주차장의 마이산콘도(432-4201)가 유명하며 일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가장 깔끔한 숙소는 진안홍삼스파(1588-7597)이며 온천과 호텔을 겸하고 있다. 산행 후 옥상의 노천탕에서 마이산을 바라보며 피로를 푸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미니 인터뷰
“소 키우다 망한 해설사의 마이산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김동철 마이산 문화해설사
- 전주가 고향인 김동철(51) 해설사는 16년 전 귀농해 지금은 진안을 제2의 고향으로 삼고 있다. 2010년부터 문화해설사를 시작한 그는 마이산에 대해 “기운이 정말 강하다”며 “시간이 갈수록 더 그걸 느낀다”고 설명한다.
그는 문화해설사를 겸한 생태여행 기획 가이드다. 진안의 시골마을을 외부관광객에게 소개하고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폐교를 리모델링하여 손님들을 위한 숙소로 사용하고 소규모 단체여행부터 수학여행까지 다양한 여행객을 대상으로 홍보하여 수익이 마을로 배분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원래 소를 키웠어요. 많을 때는 100두까지도 키웠어요. 내가 좋아하는 소는 키웠지만 돈 되는 소를 키우지는 못했어요. 결국 망해서 지금은 문화해설을 하고 있죠. 감자랑 수박 농사도 짓고요. 저는 스토리텔링 능력이 해설사의 인생력과 연결된다고 봐요. 그래서 소 키우다 망했다고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얘기해요.”
그는 해설사의 경험이 풍부해야 온갖 이야기를 자신의 인생과 버무려 손님들에게 재미있게 전해줄 수 있다고 믿는다. 마이산을 찾는다면 부담 없이 연락 달라고 하는 ‘소 키우다 망한 해설사’ 김동철씨다. 해설은 무료이며 진안군청 문화관광과 홈페이지와 마이산관광안내소(063-430-2651)를 통해 신청 가능하다. 합미산성을 들머리로 하는 긴 산행 코스도 해설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