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가톨릭 교리 / 16. 입문 성사 1 - 세례성사와 견진성사

문성식 2015. 6. 9. 13:05

가톨릭 교리

16. 입문 성사 1 - 세례성사와 견진성사

 

 

     우리는 사회 생활을 하면서 여러 단체에 가입하여 활동을 하게 됩니다. 우리가 어떤 단체에 가입하려면 일정한 자격을 갖추어야 하고, 그 단체의 목적과 활동에 동의하며 회원의 권리와 의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겠다는 약속을 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입단식 또는 입회식을 거쳐 정식으로 가입하게 됩니다. 천주교에 입문하는 절차도 겉보기에는 이와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러나 천주교 입문은 우리의 삶과 영원한 생명에 직결되는 유일한 선택이고, 신앙적 결단이며, 입문과 동시에 신분상의 크나큰 변화가 일어나므로 일반 단체의 가입과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세례자 요한이 광야에 나타나 “회개하고 세례를 받아라. 그러면 죄를 용서받을 것이다.” 하고 선포하였다. 그 때 온 유다 지방과 예루살렘에 사는 모든 사람이 그에게 와서 죄를 고백하며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았다. 요한은 낙타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띠를 두르고 메뚜기와 들꿀을 먹으며 살았다. 그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외쳤다. “나보다 더 훌륭한 분이 내 뒤에 오신다. 나는 몸을 굽혀 그의 신발끈을 풀어 드릴 만한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다.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베풀었지만 그분은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실 것이다.” 그 무렵에 예수께서는 갈릴래아 나자렛에서 요르단 강으로 요한을 찾아와 세례를 받으셨다. 그리고 물에서 올라오실 때 하늘이 갈라지며 성령이 비둘기 모양으로 당신에게 내려오시는 것을 보셨다. 그 때 하늘에서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마르 1,4-11).

     그리스도교 입문 성사인 세례성사, 견진성사, 성체성사는 그리스도교 생활의 기초를 놓습니다. 세례성사를 통하여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난 신자들은 견진성사로 굳건하게 되며 성체성사로 영원한 생명의 빵을 받습니다.

 

세례성사의 의미와 효과
     우리가 정해진 준비 과정을 마치고 천주교에 정식으로 입문하게 될 때 받는 예식이 ‘세례성사’입니다. 우리는 세례성사를 받음으로써 죄를 용서받고, 하느님의 참된 자녀로 다시 태어나 하느님의 새로운 백성인 교회의 일원이 됩니다. 그리고 교회에서 베푸는 다른 성사들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며, 그리스도인으로서 주어진 사명을 수행하게 됩니다. 그리스도교의 세례(洗禮)는 본래 물에 잠기었다가 나오는 예식이었지만 점차 물로 이마를 씻는 예식으로 간소화되었습니다. 물에 잠기는 것은 죽음을 상징합니다. 세례는 새로 태어나는 것이고, 새로 태어나려면 먼저 죽어야 하기 때문에 물에 잠기는 예식을 하였던 것입니다.
      물로 씻는 것은 몸의 더러움을 닦아 내는 것이지만, 그러한 눈에 보이는 예식 행위로써 마음을 정화시킨다는 것을 상징하고 또 내적으로 그것을 이루기 때문에, 우리의 죄를 깨끗이 씻어 용서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물은 생명을 싹트게 하고 성장시키는 한편 일순간에 생명을 빼앗아 가기도 합니다. 따라서 세례성사 예식은 죄악에 물든 과거의 우리 자신은 죽게 하고, 동시에 그리스도의 부활에 동참하여 우리도 하느님의 새 생명을 얻게 합니다. 이렇게 하여 세례성사를 받게 되면 우리가 물려받은 ‘원죄’와, 지금까지 우리가 저지른 죄인 ‘본죄’를 모두 용서받아 깨끗한 몸으로 하느님의 영원한 생명에 들게 됩니다.
     세례성사는 우리의 영혼에 지울 수 없는 영적 표시인 인호(印號)를 새겨 주기 때문에 일생에 한 번만 받을 수 있습니다. 세례성사를 받는 우리는 성인들의 모범을 본받고자 특정한 성인의 이름을 세례명으로 정하고, 대부모를 정하여 신앙 생활에 도움을 받습니다.

 

세례성사의 집전자
     세례성사는 주교와 신부와 부제가 주는 것이 원칙이지만, 부득이한 경우에는 누구나, 세례를 받지 않은 사람까지도 줄 수 있습니다. 이 때에도 교회의 지향과 양식을 따라야 합니다. 교회가 정한 양식은 세례 받을 사람의 이마에 물(자연수)을 부으며 “나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무)에게 세례를 줍니다.” 하는 것입니다.

 

세례성사를 받기 위한 준비
     세례성사는 우리의 완전한 자유 의사에 따라 주어지는 성사이므로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합니다.
     첫째, 세례성사를 받고자 하는 열망이 있어야 합니다.
     둘째, 하느님께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셋째, 신앙 생활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교리 지식을 갖추어야 합니다.
     넷째, 지금까지 지은 죄를 뉘우치고 회개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견진성사의 의미와 효과
     세례성사를 받은 신자에게 신앙을 견고하게 하고 더욱 성숙한 신앙인이 되도록 성령의 은총을 베푸는 예식이 ‘견진성사’입니다. 견진성사는 주교의 안수(按手)와 기름 바름으로 이루어집니다. 사도들은 그리스도의 뜻을 따라 새 신자들에게 안수하여 세례의 은총을 완성시키는 성령의 특별한 은총을 베풀어 주었습니다(사도 8,15-17; 19,5-6 참조). 기름 바름은 ‘기름부음 받은 사람’을 의미하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을 설명하여 줍니다. 견진성사를 받는 사람은 이 기름 바름으로 성령의 인호를 받습니다. 이와 같이 안수는 우리에게 하느님의 축복과 은총을 전해 주는 상징적 행위이며, 기름 바름은 우리가 하느님의 사명을 부여받은 사람으로 선발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견진성사로 하느님의 은총을 더욱 풍성하게 받아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을 전파하고 몸소 실천하며, 교회 공동체에 충실히 봉사하는 일꾼이 됩니다.

 

성령의 성사인 견진성사
     견진성사는 우리에게 성령의 특별한 은총을 베풀어 주는 ‘성령의 성사’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다음 승천하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성령을 보내 주시겠다고 약속하시고, “성령이 너희에게 오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땅 끝에 이르기까지 어디에서나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사도 1,8)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도들은 오순절에 성령을 충만히 받았고, 세례는 받았지만 아직 성령을 받지 못한 사마리아 사람들도 “베드로와 요한이 손을 얹자 성령을 받게”(사도 8,17)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견진성사는 성령을 충만히 받아 세례성사를 완성하는 성사입니다.
     성령께서 우리에게 베푸시는 풍부하고 다양한 선물들에 대하여 성서는 여러 곳에서 말하고 있습니다(로마 8,26-27; 1고린 12장; 2고린 13,13; 골로 1,8 참조). 견진성사를 통하여 성령께서 내려 주시는 은혜는 지혜(슬기), 통찰(깨달음), 의견(일깨움), 용기(굳셈), 지식(앎), 공경(받듦), 외경(두려워함)(이사 11,2-3 참조)의 일곱 가지이며, 바오로 사도는 성령의 열매를 “사랑, 기쁨, 평화, 인내, 친절, 선행, 진실, 온유, 절제”(갈라 5,22-23)의 아홉 가지로 열거하고 있습니다.

 

견진성사의 집전자
     견진성사는 주교가 직접 거행하지만, 특별한 경우에는 주교의 위임을 받아 신부도 줄 수 있습니다. 주교가 견진성사를 집전하는 것은 견진 받는 신자들을 교회와 더욱 결합시키고, 교회가 사도로부터 이어 온다는 것과 그리스도를 증언하여야 할 사명을 잘 드러내 줍니다.
     견진성사는, 세례성사를 받은 신자로서 일반적으로 12세가 넘고 교리교육을 충분히 받아 교회의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자세를 갖춘 사람이 받게 됩니다. 견진성사를 받는 사람은 세례성사 때의 대부모를 견진성사의 대부모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우리는 세례성사를 받음으로써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나 교회와 결합하여 하느님께 받은 신앙을 세상에 고백하게 됩니다. 그리고 견진성사로 성령의 특별한 은총을 받아 더욱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자라고 그리스도의 참된 증인이 되어 말과 행동으로 신앙을 옹호하며 전파하는 교회의 충실한 일꾼이 됩니다.

‘     예비신자’인 우리는 이미 하느님의 사람이며 그리스도의 제자입니다. 가정과 학교, 직장과 사회에서 그리스도인답게 책임감을 가지고 그리스도를 증언하며 이웃에게 봉사하는 삶을살도록 힘씁시다.

 

출처: 한국천주교주교회의&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가톨릭 교리 http://www.cbck.or.kr/index.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