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가톨릭 교리 / 14. 천주의 성모 복되신 동정 마리아

문성식 2015. 6. 9. 13:11

가톨릭 교리

14. 천주의 성모 복되신 동정 마리아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사랑하며 주님으로 섬기는 우리는 예수님과 관계 있는 모든 것을 소중히 여깁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다니시던 이스라엘 산천을 성지로 정하여 순례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과 함께 지내던 사도들, 예수님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 순교자들, 모든 성인을 공경합니다. 이스라엘이 예수님께서 사시던 곳이기에 성지라 불리고, 사도들이 예수님을 따르고 그분을 전하기 위하여 일생을 바쳤기에 성인으로 공경받는다면, 예수님을 낳으시고 기르신 성모 마리아께서는 얼마나 더 거룩한 분으로 존경을 받으셔야 하겠습니까?

     천사는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은총을 가득히 받은 이여, 기뻐하여라. 주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하고 인사하였다. 마리아는 몹시 당황하며 도대체 그 인사말이 무슨 뜻일까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그러자 천사는 다시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 너는 하느님의 은총을 받았다. 이제 아기를 가져 아들을 낳을 터이니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그 아기는 위대한 분이 되어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아들이라 불릴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에게 조상 다윗의 왕위를 주시어 야곱의 후손을 영원히 다스리는 왕이 되겠고 그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하고 일러주었다. 이 말을 듣고 마리아가 “이 몸은 처녀입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자 천사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성령이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감싸 주실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나실 그 거룩한 아기를 하느님의 아들이라 부르게 될 것이다.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아기를 낳지 못하는 여자라고들 하였지만, 그 늙은 나이에도 아기를 가진 지가 벌써 여섯 달이나 되었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안 되는 것이 없다.” 이 말을 들은 마리아는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고 대답하였다(루가 1,28-38).

 

천주의 성모, 그리스도의 어머니, 교회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께서는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십니다. 마리아께서 성령으로 잉태하신 분, 마리아의 참 아드님이 되신 분은 다름 아닌 성부의 영원하신 아드님 성자이십니다. 그래서 교회는 마리아를 참으로 천주의 성모라고 고백합니다. 우리는 세례성사로써 하느님의 생명을 받아 그분의 자녀가 되었고,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로마 12,5)을 이루었습니다. 따라서 그리스도를 낳은 어머니는 그리스도와 결합된 우리 모든 신자의 어머니이십니다. 특히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시기 바로 전에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서 있는 사랑하는 제자를 보시고 먼저 어머니에게 ‘어머니,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하시고, 그 제자에게는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하고 말씀”(요한 19,26-27)하셨습니다. 그 날부터 사도들은 마리아를 어머니로 공경하였고, 그 제자들은 물론 초대 교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가톨릭 교회에서는 그리스도의 당부에 따라 성모 마리아를 교회의 어머니로 공경하는 것입니다.

 

우리와 교회의 모범이신 마리아
     성모 마리아께서 낳으신 예수 그리스도는 진정 하느님이시니, 마리아께서는 하느님의 어머니이시기도 합니다. 성모 마리아께서는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순명의 정신으로 성령에 의한 동정 잉태를 받아들여 구세주의 어머니가 되심으로써 자신을 하느님께 봉헌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성모 마리아께서는 구세주를 먹이고 입히고 기르셨으며, 마침내 십자가 곁에서 당신 아드님께서 하느님 아버지께 바쳐지실 때 당신도 모든 것을 봉헌하셨습니다. 이와 같이 성모 마리아께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사업에 함께 참여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가톨릭 교회에서는 성령의 가르침을 받아 우리와 교회의 모범이신 성모 마리아를 가장 사랑하올 어머니로 받들며, 그분께 자녀다운 효성을 바치는 것입니다(교회 헌장, 53항 참조).

 

마리아와 성인 공경
     우리는 성인들에게 우리를 위하여 빌어 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렇다고 성인들을 하느님처럼 생각하고 기도를 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성모 마리아를 비롯하여 성인들에게 기도하는 것은 우리도 그분들처럼 굳은 신앙 속에서 하느님을 언제나 사랑하며 받들도록 도와 주고, 우리의 간절한 기도를 하느님께 전해 줄 것을 청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전구’(轉求)라고 합니다. 교회에서 신자들은 예나 지금이나 늘 성모 마리아께 공경을 드리고 끊임없이 사랑을 바쳐 왔습니다. 우리의 마리아 공경은, 물론 하느님께만 드리는 ‘흠숭’과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성모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신 분이 하느님이시기에 성모 마리아께서는 당연히 고귀한 품위를 지니시지만 역시 우리와 같은 피조물이십니다. 그러므로 천주교의 마리아 공경은 과장도 부족도 없는 가장 합당한 공경입니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
     마리아께서는 구세주의 어머니가 되시기 위하여 하느님께 그 위대한 임무에 합당한 은혜를 받으셨습니다. 가브리엘 천사는 마리아께 “은총을 가득히 받은 이”라고 인사하였습니다. 교회는, 하느님의 은총을 가득히 받으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서는 잉태되시는 첫 순간부터 전능하신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과 돌봄으로 인류의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우실 공로를 미리 입으시어, 원죄에 조금도 물드시지 않게 보호되셨다고 믿습니다.

 

평생 동정이신 마리아
     마리아께서 예수님을 잉태하신 것은 성령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교회는 마리아께서 동정의 몸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잉태하셨고 나아가 평생 동정이셨다는 것을 믿고 고백합니다. 예수님의 출생은 마리아의 동정성을 감소시키지 않고 오히려 성화하였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성모 승천
     성모 마리아께서는 지상 생활을 끝내시고 하늘에 계신 아드님께 돌아가셨습니다. 몸과 영혼을 그대로 가지시고 하늘로 올림을 받으셨습니다. 이 교리는 성모 마리아의 거룩한 덕행과 품위에 관한 성서의 가르침과 인간의 목적, 죄, 죽음, 육신의 부활에 관한 성서의 가르침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죄에 물든 일이 없는 몸이셨기에, 당신 아드님처럼 그분의 몸도 무덤에 계시면서 죄가 세상에 가져온 죽음의 지배를 받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예수님을 낳아 주신 분께서 육체를 가지시고 하늘에 오르시어, 부활한 영광의 몸을 가지신 예수님과 함께 계시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또한 성모 승천은 우리도 성모 마리아처럼 그리스도의 완전한 영광에 참여하도록 부름 받고 있다는 희망의 표지가 됩니다.

     교회는 2000년 동안 성모 마리아를 천주의 성모, 우리의 어머니, 교회의 어머니시라고 공경하여 왔습니다. 우리가 성모 마리아를 공경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분께서 신앙에서,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순명에서, 하느님께 향하는 사랑에서, 하느님께 모든 것을 바치는 봉헌에서 우리의 모범이 되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성모 마리아께서 받으신 영광은 장차 우리도 받게 될 영광을 미리 보여 주는 것이므로 그분께서는 우리 희망의 표지이십니다.

   우리도 성모 마리아처럼 굳은 신앙을 가지고 겸손과 순명의 자세로 살아갈 것을 결심합시다. 그리고 ‘묵주기도’를 배워 열심히 기도합시다.

 

출처: 한국천주교주교회의&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가톨릭 교리 http://www.cbck.or.kr/index.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