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리
17. 입문 성사 2 - 성체성사
세상의 많은 부모들은 자식을 위하여 어떠한 희생도 마다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자기 목숨까지도 내놓습니다. 예로부터 우리 나라에는 자식이 자신의 살과 피를 바쳐 죽어 가는 부모를 살렸다는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생명을 바쳐 자식이나 이웃의 생명을 구해 낸 이야기가 많습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전해 준 것은 주님께로부터 받은 것입니다. 곧 주 예수께서 잡히시던 날 밤에 빵을 손에 드시고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시고 “이것은 너희들을 위하여 주는 내 몸이니 나를 기억하여 이 예를 행하여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식후에 잔을 드시고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이것은 내 피로 맺는 새로운 계약의 잔이니 마실 때마다 나를 기억하여 이 예를 행하여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님의 죽음을 선포하고, 이것을 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하십시오. 그러니 올바른 마음가짐 없이 그 빵을 먹거나 주님의 잔을 마시는 사람은 주님의 몸과 피를 모독하는 죄를 범하는 것입니다. 각 사람은 자신을 살피고 나서 그 빵을 먹고 그 잔을 마셔야 합니다. 주님의 몸이 의미하는 바를 깨닫지 못하고 먹고 마시는 사람은 그렇게 먹고 마심으로써 자기 자신을 단죄하는 것입니다(1고린 11,23-29).
성체성사는 그리스도교 입문 성사를 완결합니다. 세례성사로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견진성사로 그리스도를 더욱 닮게 된 사람들은 성체성사로 온 공동체와 함께 주님의 희생 제사에 참여합니다.
성체성사의 의미와 효과
성체성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류 구원을 위하여 받아들이신 십자가 희생 제사를 기념하고 재현하는 것입니다. 이 성체성사로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몸[聖體]을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우리에게 내어 주십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몸을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우리에게 주심으로써 음식이 나타내는 효과를 우리 안에 실제로 이루십니다. 곧 우리의 생명을 유지시켜 주십니다. 주님을 모시는 영성체로 주님께 대한 일치가 증대되며, 소죄를 용서받고, 대죄에서 보호받습니다. 또한 영성체는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교회의 일치도 확고하게 하여 줍니다.
성체성사는 언제나 교회의 공적 예배인 미사 중에 이루어지며, 예수 그리스도와 우리를 하나가 되게 하는 가장 큰 은총의 성사이기 때문에, 모든 성사의 중심이고 정점입니다. 우리는 세례성사를 받은 다음 미사에 참여할 때마다 성체를 받아 모심으로써 구원의 은총을 새롭게 얻어 신앙 생활에 활력을 얻게 됩니다.
성체성사의 제정
성체성사는 이미 구약 시대부터 예고되어 온 것입니다. 하느님의 도움으로 이집트 노예 생활에서 해방된 이스라엘 백성은 홍해를 건너 약속의 땅인 가나안에 이르기까지 40년이라는 긴 세월을 광야에서 지내야 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굶주리는 그들에게 날마다 먹을 양식으로 ‘만나’를 내려 주셨습니다. 만나는 이스라엘 백성이 현세적 생명을 유지하며 하느님 백성으로 살도록 내려 주신 양식이었지만, 이 만나로써 하느님께서는 장차 당신의 새로운 백성이 될 모든 이에게 영원한 생명의 양식을 주실 성체성사를 예고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복음 선포 활동을 하실 때 빵을 많게 하셔서 많은 군중을 배불리 먹이신 기적(요한 6,1-15; 마태 14,13-21 참조)을 행하시면서 성체성사의 의미를 미리 설명하여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께 몰려드는 군중을 향하여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누구든지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곧 나의 살이다. 세상은 그것으로 생명을 얻게 될 것이다.”(요한 6,51) 하셨으며,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서 살고 나도 그 안에서 산다.”(요한 6,56)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최후의 만찬 자리에서 성체성사를 제정하심으로써 구약의 예고를 완성하고 실현시키셨습니다.
그리스도의 몸과 피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잡히시던 날 저녁에 제자들과 함께 이스라엘 백성의 이집트 탈출을 기념하는 파스카 만찬을 하시면서 손에 빵을 드시고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다.”(루가 22,19) 하시며 당신의 몸을 우리가 먹을 양식으로 내어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당신 몸을 우리에게 내어 주시는 것은 우리를 죄의 노예 상태에서 해방시키시기 위하여 몸소 파스카의 어린 양이 되시어 십자가에서 하느님 아버지께 희생 제물로 바치시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또한 손에 포도주 잔을 드시고 “이것은 내 피로 맺는 새로운 계약의 잔이다.”(루가 22,20) 하시며 당신의 피를 우리가 마실 음료로 내어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피를 우리에게 내어 주신 것은 당신의 피로 우리 모두의 구원을 위한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으신다는 것을 뜻합니다. 실제로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피를 흘리시어 목숨을 바치심으로써 온 인류를 죄와 죽음의 속박에서 풀어 주셨고, 하느님과 우리 인간 사이에 새 계약을 맺어 주시는 중개자가 되셨습니다.
성체성사를 이루는 미사 성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나를 기념하여 이 예식을 행하여라.”(루가 22,19) 하고 당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하신 최후의 만찬을 기념하고 재현하는 예식이 바로 미사입니다. 그리고 교회가 봉헌하는 미사 안에서 예수님께서는 빵과 포도주의 형상 안에 단순히 상징으로서가 아니라 실제로 살아 계시며, 사제를 통하여 미사를 직접 주재하십니다. 이와 같이 성체성사를 이루는 미사는 예수님께서 몸소 제관이 되시고 몸소 제물이 되시어 봉헌하신 십자가의 희생 제사이며, 그리스도의 생애와 죽음과 부활로 완성된 구원 사업을 기리는 기념 제사입니다.
또한 미사는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하느님께 바치고 이를 우리에게 나누어 줌으로써 우리도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참여하리라는 희망을 보증하여 주기에, 찬미와 감사의 제사입니다. 따라서 미사는 하느님께 예배 드리고 감사 드리며 속죄하고 기원하는 가장 완전한 제사입니다.
미사 전례
미사는 말씀 전례와 성찬 전례로 거행됩니다. 말씀 전례는 하느님 말씀의 선포(독서, 복음, 강론), 보편 지향 기도로 이루어져 있고, 성찬 전례는 예물 봉헌, 축성의 감사기도(빵과 포도주의 축성), 영성체(領聖體)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성체성사는 교회 생활의 핵심이며 정점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이 성체성사를 통하여, 십자가에서 성부께 단 한 번 봉헌하신 찬미와 감사의 제사에 교회와 교회의 모든 지체를 참여시키시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몸을 받아 모시는 성체성사로 우리는 영원한 생명의 양식을 얻고 하느님의 자녀로 성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성체성사가 이루어지는 미사에 참여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우리 자신을 하느님께 봉헌하고, 하느님과 이웃과 확고히 일치합니다.
세례성사를 받지 않은 우리는 아직 영성체를 할 수 없지만 미사에 성실히 참여하고, 성체를 받아 모시기 위하여 지금부터 거룩한 생활을 하도록 노력합시다.
출처: 한국천주교주교회의&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가톨릭 교리 http://www.cbck.or.kr/index.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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