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리
15. 은총의 샘인 성사
일상 생활에서 우리는 생각이나 마음가짐을 밖으로 드러내고자 여러 가지 상징들을 사용합니다. 예를 들면, 혼인 반지는 단순한 금붙이가 아니라 신랑 신부가 서로 사랑과 헌신을 서약한다는 상징이며, 국기도 마찬가지로 단지 천조각이 아니라 국가와 애국심을 드러내는 상징입니다. 이 밖에도 문자, 언어, 그림, 예의 범절, 행위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생활에서 수많은 상징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종교에서도 많은 상징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 의미도 매우 다양합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은총의 선물을 깨달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 은총의 선물을 전하는 데 있어서도 인간이 가르쳐 주는 지혜로운 말로 하지 않고 성령께서 가르쳐 주시는 말씀으로 합니다. 이렇게 우리는 영적인 것을 영적인 표현으로 설명합니다. 그러나 영적이 아닌 사람은 하느님의 성령께서 주신 것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에게는 그것이 어리석게만 보입니다. 그리고 영적인 것은 영적으로만 이해할 수 있으므로 그런 사람은 그것을 이해하지도 못합니다(1고린 2,12-14).
성사란?
성사는 그리스도께서 세우시고 교회에 맡기신 은총의 효과적인 표징들로서, 이 표징들을 통해서 하느님의 생명이 우리에게 베풀어집니다. 천주교는 우리에게 신앙을 심어 주고 신앙의 성숙을 돕고 하느님의 은총을 전해 주기 위하여 우리 생활과 밀접한 표현과 사물들로 구성된 여러 가지 특별한 표징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표징들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우리의 삶에 깊숙이 들어오심을 체험하게 되고,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 곧 성사는 눈으로 볼 수 없는 하느님을 체험하도록 하고 하느님의 은총을 전해 주는, 눈에 보이는 표징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의 성사
인간은 하느님을 직접 볼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주 만물, 인간의 양심, 그리고 직접적으로 이스라엘 민족을 통하여 당신을 드러내 보이셨지만, 인간은 하느님과 그분의 사랑을 쉽게 깨닫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보내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가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완전한 인간으로 이 세상에 오시어 인류 구원 사업을 성취하심으로써 하느님의 사랑을 우리가 체험할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만남으로써 하느님과 그분의 은총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의 성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성사
예수님께서 부활하시고 승천하셨기에 우리는 이 세상에서 감각적으로 하느님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중개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물론 예수님께서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시어 늘 우리와 함께 계시지만, 현실 세계의 우리는 예수님과 그분의 은총을 체험하는 데에 감각적인 표징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교회를 세우시어 당신께서 우리와 함께 계심을 알게 하시며, 당신의 사랑과 은총을 드러내시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볼 수 있는 교회에서 볼 수 없는 예수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뜻에서 교회는 ‘그리스도의 성사’이고, 교회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행하는 모든 것은 성사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칠성사
예수님께서는 교회 안에 일곱 가지 성사를 제정하셨는데 이는 신앙 생활의 중요한 단계나 시기에 관계됩니다. 이 일곱 가지 성사는 그리스도교 입문 성사인 세례성사·견진성사·성체성사, 치유의 성사인 고해성사·병자성사, 그리고 친교에 봉사하는 성사인 성품성사·혼인성사입니다. 이 가운데 세례성사와 견진성사와 성품성사는 일생에 단 한 번만 받으며, 나머지 성사는 시기와 기회에 따라 여러 번 받을 수 있습니다.
성사를 통하여 받는 하느님의 은총
우리가 성사를 통하여 받는 은총은 하느님께서 우리의 자격이나 능력을 보고 주시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당신 자비와 사랑으로 조건 없이 주시는 선물로서, 우리를 새롭게 변화시키고 하느님과 일치하도록 이끌어 줍니다.
하느님의 은총은 두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하나는 ‘생명의 은총’(상존 은총)으로서 늘 우리 안에 머물면서 우리를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하게 합니다. 이것은 마치 아기가 부모에게 생명을 받고 태어나는 것과도 같습니다. 다른 하나는 ‘도움의 은총’(조력 은총)으로서 우리 안에 항상 머물러 있는 은총이 아니라 우리의 자유 의지로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일 때 우리의 지성과 의지를 내적으로 비추고 움직여 줌으로써 그때 그때 선을 행하고 악을 피하도록 우리를 돕는 은총입니다. 이것은 마치 아기가 부모의 도움을 받으며 성장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성사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제정하셨고 실질적으로 주관하시므로, 교회 안에서 합당한 절차로 거행되었다면 성사 예식을 집전하는 사제의 개인적인 성덕과 관계 없이 성사 자체가 지니고 있는 은총이 베풀어집니다. 한편, 성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자세와 지향, 마음가짐과 열정에 따라 은총을 더욱 풍성하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의 진실한 믿음과 성실한 참여가 필요합니다.
준성사
교회는 몇 가지 봉사 직무와 생활 양식, 신앙 생활의 여러 상황, 사람들에게 유익한 물건 등을 성화하고자 준성사를 제정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하느님의 은총을 전해 주려고 교회가 오랜 관습과 거룩한 전통에 근거하여 성사들을 어느 정도 모방하여 설정한 상징이나 예절을 ‘준성사’(準聖事)라고 합니다. 준성사에는 축복, 봉헌, 구마 등이 있습니다.
성사는 우리가 볼 수 없는 하느님을 체험하도록 하고 하느님의 은총을 전해 주는 표징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은총을 받을 수 있도록 교회 안에 일곱 가지 성사를 제정하셨습니다. 우리는 성사를 통해 받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새롭게 변화된 삶, 하느님과 일치되는 삶을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세례성사는 물론, 앞으로 교회에서 받을 다른 성사도 열심히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결심합시다.
출처: 한국천주교주교회의&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가톨릭 교리 http://www.cbck.or.kr/index.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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