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6.jpg 전라남도 순천시 승주읍 죽학리 선암사仙巖寺에 있는 고려 전기의 부도. 높이 3.16 m.

부도는 불교 승려의 사리나 유골을 넣은 묘탑이다. 부도의 어원은 불타를 뜻하는 붓다(Buddha) 또는 불탑을 뜻하는 스투파(stupa)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진다. 우리나라에 불교가 들어온 뒤 주검을 화장하여 그 유골을 거두는 불교식 장례법이 생겨남에 따라 부도를 세우기 시작하였다.

특히, 통일신라시대에 중국 당나라에서 선종이 들어온 뒤 승려의 지위가 높아지고 각 9산선문에서 스승으로부터 제자에게로 법맥이 이어지면서, 불상보다는 조사들의 사리와 유골을 담은 묘탑이 예배 대상이 되어 많은 부도가 건립되었다.

 

선암사의 별전인 무우전(無憂殿) 바로 뒤편 비전(碑殿)에서 능선을 따라 동북쪽으로 약 200m 올라가 한적한 곳, 평평한 대지에 건립되어 있는데 여러 가지 주변상황으로 보아 원위치로 생각된다.

신라시대의 전형적 양식인 팔각원당형을 계승하고 있어 지대석부터 상륜부에 이르기까지 평면이 모두 8각을 이루고 있다. 1매석의 지대석 상면에 굄을 각출하고 또 한 단의 안상 굄대를 높직하게 마련하여 기단부를 받고 있다. 하대석에는 구름문양을 조각하였으며 상면에 반전형의 굄 1단을 조출(彫出)하여 중대석을 받고 있다.

중대와 상대는 한 개의 돌로 조성하였는데 중대석에는 상단부에 파도문양을 조각하였다. 상대석은 앙련(仰蓮)의 큼직한 8판의 연화문이 돌려져 있으며, 상면에는 높직한 굄 상면에 연화문을 돌려 이 굄대로 탑신부를 받고 있는데, 이 굄은 탑신석과 한 개의 돌로 조성하였다.

탑신석은 상단이 좁아진 배흘림형이고 각 면은 장방액(長方額)으로 소박하게 마무리하였다. 앞면에는 문비형(門扉形)을 모각하고 내면에 봉황과 그 좌우에 인왕상을 배치하였으며 뒷면은 문비형 내에 문고리만을 장식하고 있다.

옥개석은 하면에 넓고 좁은 2단의 받침이 있고, 낙수면은 전체적으로 평박한데 8면의 합각(合角) 우동(隅棟 : 옥개석의 귀마루)이 뚜렷하며 그 끝의 전각에는 귀꽃문이 장식되어 있다.

상륜부는 옥개석 정상에 굄대를 마련한 위에 놓여 있는데, 앙화(仰花)·보개(寶蓋)·보륜(寶輪)·보주(寶珠) 등이 차례로 장식되었으며, 보개석의 8귀퉁이 전각에도 귀꽃문양이 큼직하게 장식되어 있어 화사한 상륜임을 느끼게 한다.

이 부도는 각 부의 구름과 연꽃문양 등의 조각, 그리고 전체적인 조형과 조성수법으로 보아 고려 전기의 우수작이라 하겠다. 옥개석의 전각부에 다소 파손 부분이 있으나 전체적으로 보아 완전한 편으로 당시 석조건조물의 대표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