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假面) 질환’이란 병이 있는데 증상이 겉으로 나타나지 않는 ‘무증상’이거나 병의 주요 증상이 다른 질병 증상에 가려져 있는 경우 등을 일컫는다.
가면고혈압, 가면우울증, 가면저혈당 등이 대표적인데 증상을 발견하지 못하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가능성이 커 더욱 위험하다. 가면 질환은 정확한 과정에 따라 진단 받지 않았을 때, 병에 대한 인식이 나쁠때, 병에 대한 거부감이 클 때 생긴다. 대표적인 가면 질환중 "가면저혈당" 에 대해 알아본다.
당뇨병은 혈당을 정상 수준(80~100mg/dL)으로 철저히 조절해야 하는 만성 질환으로 혈당 조절을 위해 인슐린 주사를 맞거나, 혈당강하제를 복용한다. 그런데 내분비계 이상으로 혈당 수치가 70mg/dL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 상태를 저혈당이라 한다. 저혈당 상태가 반복되면 혈당이 떨어진다는 사실 자체를 못 느끼는 ‘가면저혈당’(저혈당무감지증)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저혈당이 되어서야 반응 나타나
저혈당이 생기면 식은땀이 많이 나고 불안감, 떨림, 초조함 등이 생긴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큰 공복감이 밀려온다. 어지러움, 피곤함, 졸림, 과민, 집중력 저하, 혼란, 흐릿함 같은 신경증상도 생긴다.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면 환자는 자신의 혈당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 적절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 사탕을 먹거나 단 음식을 먹는 등의 행동만으로도 저혈당 증상은 없어진다.
하지만 저혈당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당분을 섭취할 수 없는 상태의 환자는 혈당이 심한 저혈당(30mg/dL 이하) 수준까지 떨어지는데, 이때는 의식 저하와 경련, 혼수가 발생할 수 있다. 가면저혈당은 혈당 저하로 인한 증상 자체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혈당이 떨어지면 우리 몸은 자연스럽게 혈당을 낮춰 주는 역할을 하는 인슐린 분비를 줄이고, 대신 혈당을 높이는 글루카곤이나 에피네프린 분비를 늘린다. 이런 여러 호르몬 작용을 통해 정상 혈당이 된다. 하지만 저혈당 증상이 반복되면 방어기전이 고장나거나 잘 작동하지 못하고, 여러 호르몬은 혈당이 떨어져도 자각하지 못한다. 자율신경계도 느끼지 못하게 되면서 아주 심한 저혈당에 빠질 때까지 아무 증상도 나타나지 않는다. 성빈센트병원 내분비내과 고승현 교수는 “가면저혈당 환자는 심한 저혈당 단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1년 동안 심한 저혈당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는 전체 응급실 이용 환자의 3~5%다. 심한 저혈당으로 인한 의식저하와 혼수상태가 대부분이다”라고 말했다.
혈당이 떨어지고 올라가는 상황 파악 중요
가면저혈당은 제1형 당뇨병 환자와 오랜 기간 인슐린 집중 치료를 받아온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잘 나타난다. 또 나이가 많고, 혈당 조절이 매우 잘 되고 있을 때, 당화혈색소 수치가 낮을 때 많이 발생한다. 그 외에도 식사를 자주 거르거나 불규칙한 식사를 하는 환자, 운동을 심하게 하는 환자, 술을 많이 마시는 환자 등에게 잘 생긴다. 인슐린이나 혈당강하제 용량이 과도할 때도 나타난다. 고승현 교수는 “가면 저혈당이 걱정된다고 혈당을 일부러 높이면 당뇨병 합병증 위험이 높아진다. 평소 규칙적인 식사와 금주, 적절한 휴식 등으로 저혈당을 예방한다”고 말했다. 평소 가정에서 자가혈당측정기로 수시로 혈당을 측정하면서, 혈당이 떨어지고 올라가는 상황을 파악하면 좋다. 가끔 병원에서 혈당을 체크할 때 자가혈당측정기를 가져가 혈당을 동시에 재보고 수치를 비교해 자가혈당측정기의 정확성 여부를 확인해 본다. 고승현 교수는 “저혈당 증상이 여러 차례 반복됐다면 의료진과 상의해 인슐린이나 혈당강하치료제 용량과 종류를 바꾼다”고 말했다.
취재 김현정 헬스조선 기자 khj@chosun.com
일러스트 조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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