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스님 어록

기독교의 사랑과 불교의 자비

문성식 2022. 6. 4. 10:57


        기독교의 사랑과 불교의 자비 어느 한 가지만을 전부라고 고집하면 나무 전체를 볼 수 없습니다. 이런 비유가 있습니다. 히말라야 산에 오르는 길에는 여러 가지 루트가 있습니다. 길은 달라도 다 정상으로 통하는 루트들입니다. 그런데 자기가 오르는 루트만이 가장 옳다고 고집하면 결국에는 히말라야 산에 못 오르게 됩니다. 우리는 자기가 믿는 어떤 한 가지 종교를 통해서 마침내 모든 종교를 이해하는 세계에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자기가 믿는 어떤 한 종교라는 것은 나무로 치면 가지와 같은 것입니다. 따라서 어느 한 가지만을 전부라고 고집하면 나무 전체를 볼 수 없습니다. 이것은 인도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하트마 간디가 즐겨 쓰던 비유입니다. 내가 믿는 종교만 최고라고 생각하는 독단적인 벽만 극복할 수 있다면 모든 종교를 하나로 보는 경지에 이를 수 있습니다. 오늘날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종교적인 갈등은 자기가 믿는 종교만이 최고라는 벽을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자기들이 믿는 종교만이 유일한 구원의 길이라 믿고 다른 종교를 무시하기 때문에 생겨난 결과이지요. 인도의 고전인 <리그베다>에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진리는 하나인데 현자들은 여러 가지로 말한다.' 기독교적인 사랑과 불교적인 자비는 사실 똑같은 것입니다. 사랑은 가볍고 자비는 무거운 것이 아닙니다. 다만 그 문화적인 배경과 지역적인 특수성에서 다른 표현이 생겨난 것일 뿐입니다. = 법정 스님의 < 참 맑은 이야기 >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