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은 가임기 여성 3명 중 1명이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한 양성 종양이다. 증상이 없으면 치료를 하지 않고 지켜보기만 하는데, 이 때도 흔히 '폐경이 되면 자궁근종이 자연치유되니 안심해도 된다' 라는 얘기를 듣고 방치한다. 그러나 폐경 상태에서도 자궁근종이 커질 수 있고, 드물지만 1000명 중 2명에서는 암(육종)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자궁근종 크기와 모양을 살펴야 하며, 필요에 따라 제거 수술을 할 수도 있다.
사실 자궁근종 치료에 폐경은 그렇게 큰 '잣대'가 되지는 못한다. 분당차여성병원 산부인과 신환 교수는 "자궁근종 중 여성호르몬 반응하는 종양이 일부 있다"며 "이 경우 폐경이 되면 근종이 줄어들 수 있지만, 모든 자궁근종이 그런 것은 아니며, 폐경으로 난소에서 여성호르몬 분비가 급감했다고 해도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여성호르몬이 근종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했다. 신 교수는 일부 환경호르몬, 석류·아마씨 같은 식물성 에스트로겐 함유 식품 등에 노출되면 체내에서 여성호르몬으로 작용, 자궁근종 크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폐경을 했거나 폐경이 임박했다고 하더라도 자궁근종을 치료해야 할 때는 다음과 같다. 자궁근종이 방광을 눌러 소변을 자주 봐야 하거나 자궁근종이 장을 눌러서 변비 등이 생기는 경우다. 근종이 장기를 누르지는 않지만 골반 내 압박감을 느껴 통증이 생기는 경우도 치료가 필요하다. 하혈 등으로 빈혈 위험이 있거나 진통제 과다 복용으로 위출혈이 있는 경우에도 자궁근종을 치료해야 한다. 신환 교수는 “증상이 없더라도 크기가 커진다면 치료 대상”이라고 말했다.
자궁근종의 치료는 자궁을 모두 절제하는 수술이 대표적이다. 가임기 여성은 임신을 고려해 자궁근종만 떼지만, 임신·출산을 마친 여성은 자궁을 모두 절제하는 수술을 많이 한다. 자궁 절제 수술을 하면 체력이나 컨디션이 떨어지는 등 부작용을 걱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잘못된 속설이다. 자궁을 들어내면 성생활 만족도가 떨어진다고 걱정하는 여성도 많지만, 역시 근거 없는 얘기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 박성호 교수는 “성생활 만족도에 차이가 없다는 것은 연구를 통해 이미 밝혀졌다”며 “흔히 얘기하는 자궁을 들어내서 생겼다는 이상 증상은 대부분이 심리적인 문제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