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시,모음

가을처럼 깊어 가는 사랑

문성식 2022. 9. 14. 18:20




    가을처럼 깊어 가는 사랑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어디를 가든지 빛이 나는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함께 있으므로 해서 모든 게 아름답게 보이고 그 빛을 통해 바라본 세상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 성숙 속에서 더 큰사랑을 키울 수 있기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한 번쯤 이별을 통해 성숙한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아파 본 사람만이 큰 가슴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이번만큼은 꼭 약속을 허물지 않는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사랑한다면서 힘없이 돌아서는 많은 엇갈림 속에서 그 소중한 약속만큼 나를 지켜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보다 외로움을 싫어하는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늘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해져 힘없이 걸어가는 길 위에서 그 외로움 끝에는 언제나 내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하늘이 벌써 맺어준 운명 같은 사랑이었으면 합니다. 꼭 만나야 할 사람이라면 지금쯤은 내 앞에 와 있을 그 운명을 믿고 마지막까지 있어줄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고 싶습니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과 사랑하고 싶습니다. 가끔은 나의 말도 안 되는 투정도 따뜻한 웃음으로 보듬어 사랑해주는 그런 사람과 사랑하고 싶습니다. 한 번쯤은 사랑의 깊은 상처로 너무나 많이 아파야 했던 사람과 사랑하고 싶습니다. 사랑의 상처가 얼마나 고통스럽고 아픈지 너무나 잘 알기에 내게는 아니 서로에게 사랑의 상처 따위는 주는 일 없는 그런 사람과 사랑하고 싶습니다. 이별의 아픔이 얼마나 큰 형벌인지 잘 아는 사람과 사랑하고 싶습니다. 이별 후에 잊기 위해서 보내야만 했던 가슴 시린 시간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이별하는 일 따위는 없는 그런 사람과 사랑하고 싶습니다.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사람과 사랑하고 싶습니다. 아직은 마음에 온정이 남아서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감동할 줄 아는 사랑할 줄 아는 그런 따뜻한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사람과 사랑하고 싶습니다. 강물이 저 혼자 흐르다가 또 다른 강물을 만나 하나가 되듯 우리도 서로 손잡고 물이 되어 한 세상 흐르다가 먼바다에 이르러 갈대꽃처럼 피어나면 좋겠어, 그 어느 한 계절의 모퉁이에서 금방 불붙은 사랑처럼 금세 피었다가 시들고 마는 진한 향기보다는 있는 듯 없는 듯 풍기는 구절초 같은 은은한 향기였음 좋겠어 억새처럼 머리가 하얘지고 잔주름이 늘어난다고 해도 두 손 꼭 잡고 서서 저녁 숲에 내리는 풀벌레 소리에 귀 기울이며 살았으면 좋겠어 가을비 찬바람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산비탈 모여드는 낙엽 같은 그리움을 허전한 가슴속에 차곡차곡 쌓으면서 살았으면 좋겠어 =《가을처럼 깊어 가는 사랑》 중에서 =

'아름다운 글,시,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에 새긴 사랑  (0) 2022.09.23
나는 가을을 좋아합니다  (0) 2022.09.23
인연도 세월 따라 변한다  (0) 2022.09.10
삶의 이유들에 물음표를 달다  (0) 2022.09.10
노을 앞에 선 인생  (0) 2022.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