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이야기

익혀 먹으면 영양가 더 높은 ‘채소들’

문성식 2022. 8. 1. 18:55

익혀 먹으면 영양가 더 높은 ‘채소들’

 
채소
가지·당근·호박·마늘·콩·시금치·미나리·토마토·아스파라거스 등은 익혀 먹는 게 몸에 더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채소 속 영양소를 효과적으로 흡수하려면, 채소별 특징에 알맞게 조리해야 한다. 생으로 먹을 때 건강에 더 좋은 채소가 있는가 하면, 가열해 먹어야 효능이 더 커지는 채소도 있다.
 
◇가열하면 좋은 채소=가지·당근·호박·마늘·콩·시금치·미나리·토마토·아스파라거스
 
먼저 가지는 꼭 익혀 먹어야 하는 채소다. 가지에는 독성 성분인 솔라닌이 들어있어, 생으로 먹으면 구토와 현기증이 나타날 수 있다. 체내 칼슘 흡수도 어려워진다. 솔라닌은 열을 가하면 파괴된다. 가지를 구우면 수분이 빠져나가 영양밀도는 오히려 높아진다. 가지에 함유된 항산화 성분인 안토시아닌을 효과적으로 섭취할 수 있다. 식물성 기름에 조리하면 가지 특유의 비린 맛을 잡고, 소화흡수율은 높일 수 있다.
 
당근, 호박, 마늘, 콩은 끓여 먹었을 때 좋은 대표적인 채소다. 당근의 주요 영양소인 베타카로틴을 생으로 먹으면 겨우 10% 정도 흡수할 수 있지만, 익혀 먹으면 흡수량이 60% 이상으로 높아진다. 실제로 당근은 날 것이나 찐 것보다 끓였을 때 카로티노이드(베타카로틴을 포함한 식물 색소)가 더 많았다는 이탈리아 연구팀의 연구 결과도 있다. 호박에도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끓여 먹는 게 좋다. 마늘은 끓이거나 삶아 먹으면 항암효과가 커진다. 발암 억제 성분인 'S-알리시스테인'이 더 많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국립농업과학원 농식품자원부 연구에 따르면 마늘을 끓는 물에 60분간 삶았을 때 생마늘보다 S-알리시스테인이 3배 더 많아졌다. 마늘을 데치기만 하거나 전자레인지에 넣고 조리하면 S-알리시스테인이 줄거나 변화가 없었다. 콩은 삶으면 단백질 함량이 6~7% 늘어난다. 시금치, 미나리도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가열해 먹으면 좋지만, 비타민C도 많으므로 끓이기보단 살짝 데치는 것이 좋다. 끓는 물에 30초 정도 데치면 세포벽이 파괴돼 베타카로틴 성분이 몸에 쉽게 흡수된다.
 
토마토는 끓이거나 볶으면 항산화 영양소인 '라이코펜'이 증가한다. 미국 코넬대 연구팀이 토마토를 88도에서 30분간 가열했더니 라이코펜이 35% 증가했다. 라이코펜은 기름에 잘 녹으므로, 토마토를 끓이거나 볶을 때 기름을 약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아스파라거스는 섬유질이 질겨, 생으로 먹으면 소화하기 힘들다. 살짝 익히면 섬유질 세포가 분해돼 소화 부담을 줄이면서 영양소를 흡수할 수 있다. 아스파라거스에는  비타민A·C·E, 단백질, 엽산, 철분, 칼륨, 칼슘 등 각종 영양성분이 풍부하다.
 
◇생으로 먹어야 좋은 채소=콜리플라워·양배추·브로콜리·무·여주·상추·케일·부추
 
콜리플라워·양배추·브로콜리에는 비타민C, 글루코시놀레이트 등 열에 약한 영양소가 풍부해 생으로 먹는 게 좋다. 식이섬유가 많아 아삭한 식감을 즐기며 먹을 수 있다. 얇게 썰어 샐러드로 먹거나, 피클로 먹어도 된다. 국물 요리에 많이 사용하는 무도 푹 끓이면 영양소가 거의 사라진다. 무의 주요 성분인 다이스타아제는 소화를 돕는 효소인데, 50도만 돼도 효능이 떨어질 정도로 열에 약하다. 무는 껍질에 항산화 성분이 많기 때문에 생으로 먹을 땐, 껍질을 벗기지 말고 식초를 희석한 물로 겉을 깨끗이 닦은 후 먹는다. 여주는 특유의 쓴맛 때문에 보통 데쳐 먹는다. 그러나 여주를 데치면 비타민B·C가 절반 이상 파괴된다. 소금에 절이거나 볶아 먹으면 쓴맛을 줄일 수 있다. 상추·케일 등 진녹색을 띠는 채소에는 비타민B의 일종인 엽산이 많다. 엽산도 열에 약하므로 진녹색 채소는 쌈이나 샐러드로 먹는 게 좋다. 부추에는 혈관 건강에 좋은 황화알릴이 풍부하다. 황화알릴은 70도 이상으로 가열하면 파괴되므로, 생으로 먹거나 살짝 데쳐 먹는 게 좋다.
=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