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8.jpg 전라남도 담양군 담양읍 지칭리에 있는 고려시대의 석탑(石塔) . 높이 7m.

 

담양읍에서 순창으로 가는 길을 따라 1㎞ 남짓 가면 넓은 평지가 전개되는데, 흔적은 없으나 절터로 짐작되는 들 가운데 이 탑이 있다.

석탑의 형태는 단층기단 위에 5층의 탑신을 형성하였고 상륜부는 모두 없어진 상태로 일반형 석탑과는 약간 다른 양식을 보여준다.

 

지대석(地臺石)은 하나의 돌로 조성하였고 그 위의 기단면석에는 중앙에 탱주(撑柱 : 받침기둥)가 1개, 양쪽에는 우주(隅柱 : 모서리기둥)가 새겨졌는데, 특히 기단부 높이가 다른 오층석탑들에 비하여 매우 낮게 조성되었음이 특이하다.

 

기단부의 갑석(甲石)은 약간의 경사를 보이고 면석의 높이에 비하여 두꺼운 편이며 그 밑에 부연(副椽 : 탑 기단의 갑석 하부에 두른 쇠시리)이 있다. 갑석 윗면 중앙에는 일반형 석탑과 같이 1단의 높직한 굄을 마련하여 그 위에 탑신부를 받고 있으나, 기단부 갑석의 넓이가 초층의 옥개석 넓이보다 좁은 점이 특이하다.

 

탑신부는 옥신(屋身)과 옥개석(屋蓋石)이 각각 하나의 돌로 되어 있는데, 옥신과 옥개석 사이에 굄을 딴 돌로 마련하여 옥신을 받고 있는 것도 이형에 속한다.

 

초층 옥신은 다른 조식이 없이 양쪽에 우주가 있고 옥개석은 두꺼운 편이며 처마는 경사지고 전각(轉角)에 이르러 가벼운 반전을 보인다. 각층 옥개석 네 귀퉁이 전각부에는 풍경을 달았던 작은 구멍이 남아 있다.

 

옥개의 처마 밑은 수평이고 옥개석 받침은 5층까지 모두 3단인데, 3단씩의 옥개받침에 있어서 상하 2단은 각형(角形)이나 중간의 1단은 호형(弧形)을 이루었고 크기도 상단이나 하단보다 커 보인다.

 

이와 같은 각형과 호형의 혼재는 시대가 떨어짐과 동시에 충청남도와 호남지역의 백제계열 석탑 받침부를 연상하게 한다. 탑신부의 높이는 2층 이상은 알맞게 체감되어 안정감을 준다.

 

이 석탑은 전체적으로 보아 기단부 면석이 낮은 데 반하여, 초층 옥신이 높아 고준한 감이 있으나 각 부분의 체감률이 적당하여 석탑의 아름다움을 잘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