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7.jpg 전라남도 담양군 담양읍 객사리에 있는 고려시대의 당간. 높이 15m.

 

절에 행사가 있을 때 절 입구에 당(幢)이라는 깃발을 달아두는데, 당간(幢竿)이란 이 깃발을 달아두는 대(臺)를 말한다. 담양읍 석당간은 담양읍에서 순창행 도로를 따라 1㎞쯤 가다보면 논 한가운데에 높게 서 있다.

장방형의 단층으로 된 기단 위에 건립되어 있으며, 보존상태는 양호하나 기단의 윗면은 약간의 경사를 이루고 있고 측면에는 아무런 장식과 조각이 없으며, 정상면 중앙에는 장방형으로 된 1단의 굄을 마련하여 당간대좌와 양 지주를 받게 하였다.

 

지주는 방형의 돌기둥으로서 약 80㎝의 사이를 두고 남북으로 마주서 있는데, 아랫부분은 기단 받침대 안에 묻혀 있어 자세한 구조를 알 수 없다. 당간은 가늘고 긴 8각 돌기둥 3개를 연결하였는데 그 위에 원형의 당간을 올려 마디의 표식이 뚜렷하다.

 

8각 돌기둥의 연결방법은 일반적인 양식으로 위아래 돌의 이어진 부분을 반으로 깎고 중간석의 양끝을 또 반으로 깎아 서로 밀접시킨 다음, 각기 철제고리를 돌려서 더욱 단단히 고정되도록 하였다. 그리고 연결부분에는 위아래로 원형의 간공(杆孔)을 관통시켜 더욱 고착을 돕고 있다.

당간의 위 끝부분에는 금속제의 보륜(寶輪)이 이중으로 장식되고 풍경(風磬)과 같은 장식이 달렸는데, 현재는 2개가 남아 있다. 맨 꼭대기에는 삼지창(三枝槍)과도 같은 뾰족한 철침(鐵針)이 솟아 있어 피뢰침으로 추측된다. 이와 같은 부속물들을 고찰하여 볼 때 이 당간은 장식적인 유구가 잘 남아 있는 귀중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이 당간의 바로 옆에는 석비(石碑)가 하나 있는데, 비문의 내용은 이 석당간에 관계되는 것으로서 ‘大風折以木代立(대풍절이목대립)’이라는 내용으로 보아 큰 바람에 넘어진 것을 1839년(헌종 5)에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비의 뒷면에는 유사(有司)·호장(戶長)·읍리(邑吏) 등의 여러 이름이 오목새김되어 있어 이 석비의 건립관계자를 알 수 있다.

그러나 바로 앞에 있는 오층석탑이 고려시대에 건립된 것임을 감안할 때 이 석당간도 고려시대에 세워진 것으로 짐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