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67.jpg 충청남도 예산군 삽교읍 신산리에 있는 고려시대의 보살상. 높이 5.3m.

 

이 불상(佛像)은 부근의 관촉사(灌燭寺) 미륵불상(彌勒佛像)이나 대조사(大鳥寺) 불상(佛像) 등과 유사한 지방화한 양식을 보여주는 고려시대(高麗時代) 작품이다. 괴체화(塊體化)된 신체는 양감(量感)의 표현이 투박스러운 느낌을 주며, 간단한 옷주름만을 표현한 천의(天衣) 역시 투박스런 기법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거의 사각형의 평면적인 얼굴은 눈이나 입 등에 미소를 표현하여 딱딱한 얼굴을 한결 부드럽게 해 주고 있다.

 

두 개의 돌을 이어서 조각한 것이다. 복부(腹部) 이상이 떨어져 목이 부러져 있던 것을 복원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거구(巨軀)이면서 볼륨 없는 석주형의 형태나 소략한 묘사 등 고려시대에 조성된 충청도 지방 특유의 불상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머리에는 두건 같은 보관(寶冠)이 있으며, 장식은 없고 끝을 굵은 띠로 매듭짓고 있다. 보관 위에는 판석(板石)과 보개(寶蓋)가 올려져 있다. 사각형에 가까운 얼굴은 보관과 크고 긴 귀 때문에 더욱 긴 직사각형으로 보인다. 코와 입은 유난히 작고 입은 미소를 띠고 있는 듯하다.

 

왜소한 어깨 윤곽은 아래로 내려감에 따라 조금씩 넓어지나 양감이 전혀 없이 밋밋하다. 마치 돌기둥 같은 괴량감(塊量感)만 느껴진다. 옷주름 선 또한 극도로 생략되어 통견(通肩)의 천의(天衣)가 서너 자락 정도만 배까지 늘어진 모습을 하였는데, 투박한 수법으로 묘사되었다.

 

왼손은 몸에 붙인 채 내리고 있고, 오른손은 가슴 앞에서 석장(錫杖 : 중이 짚고 다니는 지팡이) 같은 것을 잡고 있다. 이것이 다리 사이로 곧장 내려와 대석(臺石)에까지 이르고 있다. 왼손 이하의 하체는 다른 돌로 이루어졌으나, 각선(刻線)이 소략하고 희미하여 자세하지 않다.

 

볼륨 없는 원통형의 거대한 체구, 소략화된 세부 표현, 높은 보관 위에 판석을 올려 갓으로 삼은 점 등은 충청도 지방의 고려시대 불상, 가령 관촉사석조미륵보살입상(灌燭寺石造彌勒菩薩立像, 보물 제218호)·대조사석조미륵보살입상(大鳥寺石造彌勒菩薩立像, 보물 제217호)·안국사지석불입상(安國寺址石佛立像, 보물 제100호) 등과 공통되는 점이다. 따라서 이 보살상도 고려시대 충청도 지방의 불상 양식을 갖춘 석불상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