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16.jpg 경상남도 밀양시 삼랑진읍 용전리 만어사에 있는 고려시대의 석탑. 높이 3.7m.

 

석탑은 현재의 사찰위치와는 떨어져 있으나 석탑의 뒤편에 건물터로 보이는 널찍한 대지가 있어 이곳이 본래의 법당지(法堂址)로 생각되며, 따라서 이 석탑도 현 위치가 원위치로 추정된다.

 

석탑의 구성은 층의 기단 위에 3층 탑신부를 쌓아올린 형식이다. 4매의 장대석으로 구성한 지대석(地臺石) 상면에는 2단의 각형 굄을 마련하고 그 위에 탑신을 받고 있다.

 

기단부는 4매의 판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일반적인 고려석탑의 기단부와 같이 좌우에 긴 판석을 놓고 그 사이의 앞뒤에 짧은 면석을 배치하였으며 각 면에는 양쪽에 우주(隅柱 : 모서리기둥)를 정연하게 각출하였다.

기단 갑석은 2매의 판석으로 이루어져 있고 하면에는 부연(副椽 : 탑 기단의 갑석 하부에 두른 쇠시리)이 조각되었으며, 상면 중앙부에는 2단의 각형 굄으로 탑신부를 받고 있다.

 

탑신부는 각 부의 옥신(屋身)과 옥개석(屋蓋石)이 별개의 돌로 조성되었으며, 각 옥신석에는 양쪽에 우주가 조각되어 있다. 각 층의 옥개석은 옥개받침이 3단씩이며, 상면에는 1단의 굄으로 그 위의 옥신석을 받고 있는데 3층 옥개석만은 2단의 굄을 각출하였다.

각 층 옥개석의 낙수면은 경사가 심한 편이나 네 귀퉁이 전각(轉角)의 반전으로 끝에서는 약간 평탄해졌으며, 경쾌한 전각으로 인하여 둔중한 형태는 면하고 있다. 원래의 상륜부(相輪部)는 결실되었으며 현재는 다른 돌로 보주형(寶珠形)을 만들어놓았으나 손상이 심하다.

이 탑은 널찍한 지대석과 기단부를 갖추었고 또 탑신부의 체감률도 안정감이 있어서 대체로 단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단층의 기단부나 탑신부에서 옥개석의 낙수면이 급경사를 이루고 옥신 굄이 1단 또는 2단 등으로 불규칙한 점, 그리고 각 부의 구조와 건조수법으로 보아 건립연대는 고려시대 중엽으로 추정된다. 만어사의 창건을 1180년경으로 추정하는 것과 관련시켜 이 석탑 또한 같은 시기에 세워진 것으로 여겨진다.

 

현재 지대석 부분이 드러나 있고 탑신부의 개석 등에 약간의 파손이 있으나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있고 정돈된 모습을 보여주는 수작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