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25.jpg 울산광역시 울주군 청량면 율리 망해사지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부도. 2기. 높이 동부도 3.4m, 서부도 3.3m.

망해사 법당 북쪽에 남향하여 장대한 석축을 쌓고 그 위에 널찍한 대지를 마련하여 동서로 부도를 세웠다. 일찍이 파손되었던 것을 1960년 복원하여 원형을 보이게 되었다.

두 부도는 건조양식이나 각 부의 조각수법이 같으며, 전체규모에 있어서도 같은 크기를 보이고 있다. 다만 서쪽 부도에 비하여 동쪽 부도는 손상이 많다.

이 부도는 전형적인 신라부도의 양식인 팔각원당형(八角圓堂形)을 따르고 있으며, 여러 장의 큼직한 장방형 판석을 마련하여 그 위에 기단부를 형성하였다. 기단부는 평면 8각이며 상·중·하대석으로 이루어졌는데 상대·중대는 1매씩이나 하대만은 2매를 겹쳐놓았다.

즉 하대는 밑에 8각의 대석을 놓고 그 위에 연화대석(蓮華臺石)을 올려놓았는데, 8각 대석의 측면에는 8면마다 하단에 얕은 각형의 굽을 새기고 상단에는 갑석형(甲石形)을 새겼으며 그 중간에는 전면에 꽉 차도록 안상(眼象)을 1구씩 얕게 조각하였다.

연화대석은 8각을 아래의 안상석 8각에 맞추어놓고 8판(八瓣)의 복련(覆蓮)을 조각하였는데, 복련의 안쪽에는 고사리문, 삼산형(三山形)의 귀꽃이 조식되어 있다. 그리고 복련대 상면의 중앙에는 8각형으로 1단의 높직한 각형 굄을 새기고 그 위에 낮은 3단의 각형 굄을 마련하여 중대석을 받고 있다.

중대석은 낮은 편으로 8면에 양 우주(隅柱 : 모서리기둥)가 모각되었을 뿐 아무런 조식이 없다. 상대석은 하대석과 대칭적으로 8각형의 각형 받침단을 조각하였는데, 상단의 높은 받침 1단은 하대석 하단 굄과 대칭이나, 그 밑의 낮은 받침단은 2단뿐으로 하대석 굄 3단보다 1단이 적다.

상대 측면에는 단엽(單葉)의 앙련(仰蓮)이 조각되었는데 아래 위에 16판씩 이중으로 조각하여 화사한 연화대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상대석 상면에는 4분원의 굄을 모각하여 그 위에 8각의 탑신 굄석을 올려 놓았다.

7926.jpg 탑신 굄석은 별개의 석재로 조성하였는데 하단에 1단의 굽을 돌리고 상단에는 큼직한 갑석형을 모각하였으며, 그 중간에는 전면에 꽉 차도록 세장(細長)한 안상 1구씩을 각 면에 얕게 조각하였다.

굄석 상면에는 복엽 24판의 복련을 둘렀으며 그 안쪽 위에 4분원의 굄을 모각하고 이 4분원 몰딩(moulding : 테두리장식)의 상·하단에 낮은 각형 굄 1단씩을 얕게 마련하여 8각의 탑신석을 받고 있다.

탑신은 각 면에 양쪽 우주가 정연하게 각출되고 상면에는 창의 형태를 나타내고 있으며 문비형(門扉形)은 4면에만 모각되어 있다.

옥개석(屋蓋石)은 평면 8각으로 그 밑의 각 부재와 같은 평면이어서 이 부도가 8각원당형의 기본양식을 따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처마와 추녀는 수평으로 넓은 편이며, 각 전각(轉刻)에 약간 반전(反轉)이 표현되었으며 전각의 상하에 2개, 그 좌우에 2개씩, 전각마다 모두 6개씩의 작은 원공(圓孔)이 마련되어 풍경을 달았던 흔적으로 보인다.

옥개석 상면은 정상부에 8각형으로 1단의 굄을 모각하여 상륜부(相輪部)를 받치도록 하였으며, 이 굄단의 각 귀퉁이로부터 전각부에 이르기까지 높은 8조의 우동(隅棟 : 탑 옥개석의 귀마루)을 표현하였다.

상륜부는 모두 결실되어 현재 두 부도의 옥개석 위에는 아무런 부재도 없으나 파손된 부재 일부가 별도로 보관되어 있다. 망해사의 창건설화와 연관시켜 볼 때 이 부도의 조성연대는 880∼890년경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