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70.jpg 경상북도 안동시 이천동에 있는 고려시대의 불상. 높이 12.38m.

 

거대한 자연암벽에 신체를 선으로 새기고 머리는 따로 올려놓은 전체 높이 12.38m의 거구의 불상이다. 이러한 형식의 불상은 고려시대에 많이 만들어졌는데, 파주 용미리 석불입상(보물 제93호)도 이와 거의 같은 수법을 보여준다.

 

환조(丸彫 : 한 덩어리의 재료에서 물체의 모양 전부를 조각해 내는 일)인 머리 부분과는 달리 신체는 천연 암석에 단순하게 선조(線彫)되어 있다. 법의는 통견(通肩)으로 왼쪽 어깨에서 길게 내려오는 몇 개의 옷주름이 오른쪽에서 직선으로 흘러내린 법의 자락과 교차되어 접혀 있다. 거의 노출된 가슴 밑으로는 내의(內衣) 자락이 수평으로 표시되어 있다.

 

양손은 얕은 부조로, 오른손은 배에 대고 왼손은 가슴 위에서 가운뎃손가락과 엄지손가락을 맞댄 아미타불의 중품하생인(中品下生印)을 취하고 있다. 불상의 발밑에는 큼직한 단판연화문(單瓣蓮花文)이 음각되어 대좌를 표시하고 있다.

 

이 불상과 같이 머리 부분은 별석(別石)으로 조각하고 거대한 암석에 신체를 조각한 예는 고려시대에 자주 보이는 것으로 파주용미리석불입상(坡州龍尾里石佛立像, 보물 제93호)이라든가 공주계룡산마애불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 불상은 앞의 불상들보다는 예리한 각선으로 처리된 얼굴 묘사에서 더욱 입체감이 느껴진다.

 

8771.jpg 다른 상들과 마찬가지로 10m 이상이나 되는 거석을 다룸에 있어 조각 기술이 제작 의지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 이 거대한 암석 위의 불상 가까이에 석탑 1기가 있으며, 이곳에는 원래 연미사(燕尾寺)가 있었다고 한다. 얼굴 모습의 인상이나 옷주름 등으로 보아 조성 시기는 11세기경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