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42.jpg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보원사지(普願寺址)에 있는 고려시대의 부도. 높이 4.7m.

 

승려의 사리를 모셔놓은 탑은 사리탑 혹은 부도(浮屠)라 하여 절의 한켠에 세워두며, 사리를 넣어두는 탑신(塔身)을 중심으로, 아래에는 이를 받쳐주는 기단부(基壇部)를 쌓고, 위로는 머리장식을 얹어둔다.

이 탑은 보원사(普願寺)터에 세워져있는 사리탑으로, 법인국사 탄문(坦文)의 사리를 모셔놓고 있다. 법인국사는 신라 말과 고려 초에 활약한 유명한 승려로, 광종 19년(968)에 왕사(王師), 974년에 국사(國師)가 되었고, 그 이듬해 이 곳 보원사에서 입적하였다. 978년에 왕이 ‘법인(法印)’이라 시호를 내리고, ‘보승(寶乘)’이라는 사리탑의 이름을 내렸다.

 

이 부도는 지대석(地臺石)부터 옥개석(屋蓋石)까지 8각평면을 이루고 있는 전형적인 팔각원당형(八角圓堂形)로서, 4매의 판석(板石)으로 결구(結構)된 8각 지대석 위에 세워져 있는데 상면에는 별다른 시설 없이 기단부를 받고 있다.

 

하대석(下臺石)은 측면석과 상면석으로 이루어졌는데, 측면에는 각 면에 1구씩의 안상(眼象)을 조각하고 그 안에 각기 형태를 달리한 사자상(獅子像)을 1구씩 돋을새김하였다. 상단은 한 줄의 띠를 돌려 갑석형(甲石形)을 이루었는데, 하단부에도 대칭으로 한 줄의 띠를 돌려 굽을 이루었다.

별개의 돌로 조성된 상면석은 하단부에 굽을 돌려 굄단을 이루었고 상면에 이르면서 우수한 수법으로 운룡문을 조각하였는데, 용두(龍頭)의 부리부리한 눈과 코·입 및 동체의 비늘 등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었다. 그리고 8각의 모서리마다 입상(立狀)의 귀꽃모양을 장식하였다.

 

하대석의 윗면에는 3단의 각형(角形)―호형(弧形)―각형의 굄을 마련하여 중대석을 받고 있다. 중대석은 1석으로 조성된 높은 간주형(竿柱形)으로 8면에는 아무 조각도 없다. 상대석 역시 1석으로 조성하였으며, 아래에는 3단의 낮은 받침을 각출(刻出)하여 중대석 굄대와 대칭을 이루게 하였고, 그 밖으로 16판(瓣)의 앙련(仰蓮)을 조각하였다.

또, 상단부에는 한 줄의 띠를 돌려 갑석형을 이루고 높직한 굄단을 마련하였는데, 굄단의 각 모서리에는 동자주(童子柱 : 세로로 세운 짧은 기둥)를 세우고 난간까지 돌렸으며 그 사이에는 화문(花文)을 새겼다. 그리고 상단에는 한줄의 대를 돌려 갑석형을 취하고 윗면에 낮은 2단의 굄을 조각하여 탑신석(塔身石)을 받고 있다.

 

탑신은 기단부 중대석과 같이 높은 편으로 각면에는 우주(隅柱 : 모서리기둥)가 마련되고 8면에는 문비형(門扉形)·사천왕상·인물입상 등이 조각되어 있다. 옥개석은 두껍고 넓고 큰 편인데 추녀로 내려오면서 점차 얇아졌다. 밑에는 3단의 옥개받침이 각출되었고 그 밖으로 서까래가 모각되어 목조건축의 옥개를 모방하였음을 알 수 있다.

낙수면은 정상부에서 경사가 급하나 밑으로 내려오면서 차차 완만해졌으며, 기왓골의 표시는 없으나 각 면의 합각(合角)머리에 굵은 우동(隅棟 : 탑 옥개석의 귀마루)이 뚜렷하고 전각부(轉角部)에는 입상(立狀)의 귀꽃이 조각되었다.

옥개석의 윗면에는 단엽복련(單葉覆蓮)이 돌려져 있어 그 위의 부재를 받고 있다. 상륜부(相輪部)는 복발(覆鉢)과 보륜(寶輪)이 남아 있는데, 복발에는 큼직한 단엽8판(單葉八瓣)의 복련이 조각되어 있다. 이 부도는 전체적으로 보아, 각 부재가 완전하게 남아 있고 보존상태도 양호하다.

 

그리고 기단부의 중대석이 지나치게 높은데다 탑신마저 높아져서 전체적인 균형미를 잃고 있는 듯하나, 옥개의 귀퉁이 전각의 귀꽃과 반전 등으로 둔중한 느낌을 면하고 있다. 하대석이나 상대석의 조각, 특히 탑신부의 조각은 우수한 편이나 부분적으로 약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시대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