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43.jpg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보원사지에 있는 고려시대의 탑비. 978년(경종 3) 건립.

 

보원사는 고란사라고도 하며, 이 절에 관한 역사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주변에 담아있는 유물들을 볼 때 규모가 큰 사찰이었음을 알 수 있다.

전체높이 450㎝, 비신높이 240㎝, 너비 116.5㎝, 두께 29㎝. 장중한 느낌을 주는 거비로 이수와 귀부의 조각은 대체로 장쾌한 수법이다.

이수의 상부에 용연(龍淵)을 파고 용이 사방에서 모이도록 한 조각이 매우 특이하다.

 

비받침인 귀부(龜趺)는 거북모양이나, 머리는 여의주를 물고 있는 용의 모습으로, 목은 앞으로 빼고 콧수염은 뒤로 돌아 있으며 눈은 크게 튀어 나와 있다. 등 위에는 3단받침을 하고 비를 얹었으며, 비머리는 네 귀퉁이에서 안쪽을 바라보는 용을 새기고, 앞·뒷면에는 구름무늬를 조각하였다.

 

법인국사 탄문(坦文)은 신라말·고려초의 명승으로 고씨(高氏)이며, 968년(광종 19)에 왕사, 974년에 국사가 되었고 이듬해 보원사에서 입적하였다.

 

978년 왕은 ‘법인(法印)’이라 추시(追諡 : 죽은 뒤에 시호를 추증함)하고 ‘보승(寶乘)’이라는 탑명을 내렸다.

비문은 김정언(金廷彦)이 짓고 한윤(韓允)이 썼으며, 김승렴(金承廉)의 각(刻)으로 세워졌다. 글씨는 2㎝ 정도의 구양순류(歐陽詢流) 해서로 필력과 짜임새가 구양순을 재현시킨 듯하다. 고려 초기에는 구양순체를 쓴 대가가 많았으나 그 중에서도 백미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