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리
13. 선교하는 교회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지닌 좋은 것들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나눌 때 기뻐합니다. 좋은 물건, 희망이 넘치는 기쁜 소식, 뛰어난 사상이나 아름다운 감정 등을 사랑하는 가족이나 이웃과 나누려는 마음은 인지상정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 세상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보화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것은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과 희망과 사랑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을 가지며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기쁨을 누리도록 이끌어 주는 일이야말로 가장 보람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쳐라. 내가 세상 끝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18-20).
선교는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
하느님의 백성이고 그리스도의 몸이며 성령의 성전인 교회는 이 세상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고 실천해 보임으로써, 온 인류가 하느님의 영원한 생명에 참여하도록 인도할 사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것이 교회의 선교 사명입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하여 당신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파견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셨고 구원의 진리를 드러내셨습니다(예언자직). 또한 기도와 거룩한 생활을 통하여 하느님의 은총을 받는 길을 보여 주셨으며 모든 인류를 대신하여 하느님께 가장 완전한 제사를 봉헌하셨습니다(사제직). 그리고 당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에게 겸손하게 봉사하셨습니다(왕직 또는 봉사직).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이러한 사명에 제자들도 동참하도록 분부하셨고, 직접 그들을 세상에 파견하셨습니다(마태 10,5-14; 루가 10,1-11 참조). 이와 같이 선교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이기에 교회는 미사가 끝날 때마다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하면서 모든 신자를 삶의 현장으로 파견하는 것입니다.
선교의 목적은 단순하게 세례를 베풀어 신자 수를 늘리는 것만이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을 하느님께서 이루시는 친교에 참여하게 하여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는 것입니다. 따라서 교회 공동체는 세상의 어느 모임도 따를 수 없는 형제적 사랑과 나눔으로 일치를 이루어 우리가 그리스도의 제자임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 주어야 합니다. 초대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모습은 우리에게 선교 활동의 좋은 귀감이 됩니다. “신도들은 한 마음이 되어 날마다 열심히 성전에 모였으며 집집마다 돌아가며 같이 빵을 나누고 순수한 마음으로 기쁘게 음식을 함께 먹으며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이것을 보고 모든 사람이 그들을 우러러보게 되었다. 주께서는 구원받을 사람을 날마다 늘려 주셔서 신도의 모임이 커 갔다”(사도 2,46-47).
예언자직
교회의 선교 사명은 세상에 구원의 진리를 선포하는 일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내가 복음을 전한다 해서 그것이 나에게 자랑거리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1고린 9,16) 하고 말하면서, “하느님의 말씀을 전파하시오.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꾸준히 전하고 끝까지 참고 가르치면서 사람들을 책망하고 훈계하고 격려하시오.”(2디모 4,2) 하고 권고하였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할 때에는 말과 행동으로 선포하여야 합니다. 우리의 생활 자체가 그리스도의 복음 정신에 뿌리박고 그것을 몸소 실천하는 생활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답게 가정에서 화목을 이루고 직장에서 성실하며 이웃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바르게 행동하고 정직하게 살아가면서 늘 기쁘고 희망찬 삶의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그 때 세상 사람들은 우리의 삶을 지탱해 주는 신앙에 대하여 궁금해하고 우리가 전하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또한 세상에 복음을 전하려면 성서에 대한 깊은 이해와 교리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을 남에게 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제직
교회는 예수님께서 온 세상을 구원하시고 거룩하게 만드시는 일에 동참함으로써 선교 사명을 수행합니다. 그리스도의 사제직을 계승한 교회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같은 식탁에서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함께 나누며, 죄를 용서받게 하여 줌으로써 하느님의 백성을 거룩함으로 인도합니다.
세례성사를 받은 신자들은 사제적 백성이 되어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의 제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당신 자신을 우리 구원을 위하여 희생 제물로 바치신 것처럼, 날마다 수고하고 열성적으로 노력하여 자기 삶을 하느님께 바침으로써 그리스도의 사제직을 수행하게 됩니다.
왕직 또는 봉사직
교회의 선교 사명은 또한 세상에 봉사함으로써 이루어집니다. 예수님께서는 만왕의 왕으로 이 세상에 오셨지만, 그분의 왕국은 이 지상의 왕국이 아니라 참 행복이 이루어지는 하느님 나라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왕들처럼 사람들 위에 군림하시지 않습니다. 그분께서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마르 10,45) 오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최후의 만찬 때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면서 “스승이며 주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어 주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일을 너희도 그대로 하라고 본을 보여 준 것이다.”(요한 13,14-15) 하고 가르치셨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는 세상 모든 사람, 특히 가장 보잘것없는 형제 자매들에게 봉사함으로써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야 합니다.
선교 활동은 일종의 초대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잔칫상을 차려 놓았더라도 사람들을 억지로 끌고 올 수는 없습니다. 지극히 이기적인 세태에서 남의 일을 내 일처럼 도와 주며 아무런 사심 없이 기쁜 마음으로 봉사하는 그리스도인을 본다면, 세상 사람들도 마음을 열게 되고 마침내 하느님의 사랑을 깨달아 신앙을 갖게 될 것입니다.
세상에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고 증언하는 선교 활동은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입니다. 우리는 세상 안에서 그리스도의 예언자직과 사제직과 왕직(봉사직)을 올바로 수행함으로써 모든 인류를 위한 하느님의 구원 사업에 성실히 협조하여야 합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부모와 자녀들, 형제와 친구들, 직장 동료와 가까운 이웃 가운데 아직 신앙을 갖지 않은 이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먼저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을 전하도록 합시다.
출처: 한국천주교주교회의&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가톨릭 교리 http://www.cbck.or.kr/index.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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