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8.jpg 충청남도 천안시 성거읍 천흥리에 있는 고려시대의 당간지주. 높이 3m.

 

고려 태조 4년(921)에 창건되었던 천흥사의 당간지주로 현재 천안시 천흥리 마을의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다. 절에서는 의식이 있을 때 절의 입구에 당(幢)이라는 깃발을 달아두는데, 깃발을 달아두는 장대를 당간(幢竿)이라 하며, 이 당간을 양쪽에서 지탱해 주는 두 돌기둥을 당간지주라고 한다.

양 지주는 60㎝의 간격을 두고 동서로 마주 서 있다. 원래는 2층 기단 위에 당간과 지주가 놓였는데 현재는 기단과 간대석이 모두 완전하지 못하다.

 

양 지주의 하부는 밑의 끝부분에서 70㎝까지가 기단부에 묻히는 부분으로 다듬기는 하였으나 끝손질이 되지 않아서 잡다한 다듬기 자국이 나타나 있다. 원형대로 기단이 완전하게 남아 있다면 이 부분은 상하 기단에 묻혀 기부 구실을 한다.

 

마주보는 양 지주의 내측면에는 아무런 조각도 없으나 위의 끝부분에 당간을 고정시키기 위하여 간을 장치하였던 장방형의 간구가 마련되어 있다. 간구는 상하 두 곳에 구멍을 뚫는 것이 보통인데 이곳 지주에서는 내면 꼭대기에만 시설한 점이 특이하다.

 

외면은 꼭대기에서 하부까지의 중앙에 한 줄로 된 종선(縱線)을 돋을새김하였는데, 이 종선문(縱線文)의 단면은 활모양으로 되었으며, 그 양쪽에는 낮은 보조 종선이 가늘게 조각되었다.

 

앞뒤 양 측면에는 아무런 조식이 없어 조성연대가 내려옴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양 지주의 정상부는 평평한데 외면은 꼭대기에서 내려오면서 호선을 그리며 깎여지되 굴곡은 없고 그대로 50㎝쯤 내려와 지주 자체의 변장(邊長)이 되었다.

 

이곳 천흥사에 속하였던 범종(梵鐘)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보존 진열되어 있는데, 여기에 쓰여진 명문에 의하면 이 종은 고려 현종 1년(1010)에 주조된 것이다.

이 동종(銅鐘)의 조성연대는 이 사원의 사적은 물론, 당간지주 등 여러 유적·유물의 연대추정에 크게 참고가 되고 있다. 당간지주의 양식수법으로 보아도 이 시대의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