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

떠난 사람의 자리는 비었지만

문성식 2012. 9. 12. 01:26



떠난 사람의 자리는 비었지만/김설하
오늘도 누군가 떠나갔다
머물렀던 자리는 아직도 따뜻한데
어디론가 떠나버렸다
다시는 오지 않을 것처럼 
하나씩 지워나갔을 흔적에 손마디가 아팠겠다
무엇 때문에 떠나야 했는지
왜 잊힌 얼굴이 되고 팠는지 알 수 없지만
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는 
사람에 대하여 내 일인 듯 공허하다
이름 한번 불러주지 못한 아쉬움 
걸음을 뗄 때마다 가슴이 쓰려 오는데
원래가 없었던 것처럼 사람들은 늘 평화롭게 오간다
떠난 사람의 자리는 비었지만
잘못 채워진 단추는 풀어 고쳐 입을 수 있는 것처럼
목구멍이 터지도록 불러서 메아리라도 전해진다면
알았던 시간의 한 모퉁이가 어둡지는 않을 터인데
추억으로 봉해져 긴 회랑으로 들며
절대 아파하지 말아야 하는 냉정한 이름이 되어야 한다
한때는 정겹던 말도 돌아서면 잊히는
광활한 우주에 뒤엉겨 물처럼 공기처럼 살아야 하는데
그래도 아쉬움으로 오래 명치가 뻐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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