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은 어디에 계시나
하느님은 우리가 상상하는 천당에 계시지 않습니다.
그리스도교의 하느님은 임마누엘(Emmanuel),
즉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이며
역사 안에 계시는 하느님입니다.
그리스도는 감실(龕室, 성당 안에 성체를 모셔둔 곳)에만
계시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아웃 속에도 계십니다.
그리스도교와 그리스도인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십자 성호를 그으면 모두 그리스도인입니까?
성당에 가서 미사를 봉헌하면
모두 그리스도인입니까? 아닙니다.
하느님은 "내가 원하는 것은 희생제사가 아니라
자비를 베푸는 것이다.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라고
거듭 거듭 말씀하십니다.
때문에 회개는 이웃에 대해서 마음의 문,
사랑의 문을 여는 것입니다.
회개는 오늘 이 시간에도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 속에
현존하시는 그리스도와 똑같이 그들의 아픔을 느끼며
그들의 고통을 나누며 사는 것을 뜻합니다.
마더 데레사의 말씀입니다만,
참사랑은 아픔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픔이 없으면 이웃의 고통을 보고도
그냥 지나쳐 버립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착한 사마리아인의 사랑과 복음적 가난입니다.
교회는 가난해야 합니다.
가난하지 않으면 가난한 사람의 아픔을 알 수 없습니다.
교회는 다른 것은 다 잃어도 진리를 잃어서는 안 됩니다.
정의를 잃고 사랑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 김수환 추기경 < 사랑의 메시지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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