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생각들
힘들 땐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는 눈이 있어서
나는 행복합니다.
외로워 울고 싶을 때
소리쳐 부를 친구가 있는
나는 행복합니다.
잊지 못할 추억을 간직할
머리가 내게 있어
나는 행복합니다.
잠이 오지 않는 밤에
별의 따스함을 들을 수 있는 귀가 있기에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슬플 때 거울 보며
웃을 수 있는 미소가 내게 있기에
난 행복합니다.
소중한 사람들의 이름을
부를 수 있는 목소리가 있기에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온몸에 힘이 빠져 걷기도 힘들 때
기대어 쉴 수 있는 슬픔이 있기에
나는 행복합니다.
내 비록 우울하지만
나보다 더 슬픈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발이 있어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내 가진 것 보잘것없지만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편지 하나
보낼 수 있는 힘이 있어
행복한 사람입니다.
내 가슴 활짝 펴
내 작은 가슴에 나를 위해주는 사람을
감싸 안을 수 있어
나는 진정 행복한 사람입니다.
산에서 사는 사람들이
산에 대한 향수를 지니고 있다면
속 모르는 남들은 웃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산승들은 누구보다도
산으로 내닫는 진한 향수를 지닌다.
산에는 높이 솟은
봉우리만이 아니라 깊은 골짜기도 있다.
나무와 바위와 시냇물과 온갖 새들이며
짐승, 안개, 구름, 바람, 산울림,
이밖에도 무수한 것들이 한데 어울려
하나의 산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산은 사철을 두고 늘 새롭다.
그 중에도 여름이 지나간 가을철 산은
영원한 나그네인 우리들을 설레게 한다.
- 법정 스님 무소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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