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참된 권위 확립을 위한 기초이론5.
-월간 현대종교 95년 9월호 <나채운/장신대 대학원장> |
Ⅴ. 맹목적 보수신앙의 모순성과 위험성
이상에서 우리는 성경의 영감과 원본, 사본, 역본 등에 관한 중요한 점들을 고찰해 보았거니와 성경에 대한 바른 이해는 그 어떤 신학이론보다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 어떤 신학이론도 성경을 기초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부 소위 '보수적인 신학자'들은 성경에 기초하여 신학이론을 세우는 것과는 정반대로 그들 나름대로 어떤 신학이론이나 교리를 정립해 놓고 그것에다 성경의 본문을 적용시키는 exegesis(reading out)가 아니라, eisegesis(reading into)를 하는 과오를 범한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한 가지 실례가 성경의 영감과 원본, 사본, 역본 등에 대한 잘못된 이해이다.
그리하여 성경의 영감에 대해서도 무조건 성경의 영감을 철저하게만 주장하면 그것이 마치 가장 좋은 신앙이나 되는 것처럼 생각하고 영감은 사본 필사자에게도, 나아가서 성경 번역자에게도 되었다고 고집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이러한 이론의 고집은 이미 위에서 밝힌 대로 사본이나 역본의 실제와는 다르므로 그것이 무식의 소치가 아니면 맹목적인 신앙일 수밖에 없다. 다시 한번 말해서 만일 사본의 필사자에게 하나님의 영감이 있었다면 어찌하여 수천 개의 사본이 다 같지 아니한가?
이러한 질문에 대해서 그들은 곧잘 대답을 회피하고 "우리는 그렇게 믿습니다"라고만 말한다. 그러나 어떠한 학문적인 이론을 주장, 즉 논단(論斷)을 하는데 있어서는 충분한 논증(論證)을 해야 하고, 그 논증에는 바른 논거(論據)가 있어야 하는데 아무런 논거나 논증도 없이 논단만을 내세우는 것은 이 얼마나 맹목적인 신앙의 발로인가?
이러한 맹목적인 신학이론은 또한 그들이 주장하는 다른 신학이론에 정면으로 모순되는 것을 그들은 모른다. 사본 필사자에게 영감이 되었는데도 그 결과가 그렇게 다르다면 하나님의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말밖에 안되니 이 얼마나 큰 모순인가? 사본 필사자에 대한 영감을 주장하여 결과적으로 하나님의 능력을 제한하게 된다면 이야말로 영감설에 대한 과오보다도 더 큰 과오(신관에 대한)를 범하는 것 아닌가?
만일 그들이 사본 필사자나 역자에 대한 영감과 사본 자체나 역본 자체(내용)에 대한 영감을 혼동한다면 그것 또한 어이가 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성경 원본의 저자에게 영감을 받아 기록하게 하신 하나님의 구원의 메시지, 신앙과 행위에 관한 정확무오한 유일의 규범이 되는 그 내용이 영감이 안된 사본 필사자나 번역자의 실수나 착오로 극히 적은 일부분이 일치하지 않은 것을 제외하고는 그대로 전수되어 온 것은 말할 나위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본 필사자나 성경 번역자의 실수나 착오로 야기된 극히 적은 부분의 차질은 추호도 성경 전체에 대한 영감성이나 하나님의 말씀으로서의 완전성을 침해할 수 없는 것이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원본이 없고 사본과 역본만 가지고 있는 우리에게 영감으로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이 없지 않은가?
성경의 원본이 없는 것은 참으로 섭섭한 일이다. 그러나 그 원본이 경건한 사본 필사자의 최선의 노력으로 필사되어 그 메시지가 오늘의 우리들에게까지 전수된 것은 또한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한편 성경의 본문(사본)이 오랫동안 본문비평학자들에 의하여 원본에 더 접근되고, 그것에 따라서 오늘날 점점 더 성경이 잘 번역되고 있는 것 또한 다행한 일이다. 우리는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있는 성경의 번역본이 과거의 어느 시대의 번역 성경보다도 원본에 가깝게 번역된 것임을 믿고 자부해도 좋다.
우리는 성경이 사본 필사자나 번역자에게까지도 영감이 되고, 그것은 세상의 모든 사물과 사항에 대한 척도가 되며 문자적으로 일점일획도 틀림이 없다고 하는 주장이야말로 성경의 권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성경의 권위를 추락시키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성경의 원본에도 서로 불일치한 점이 있으며, 사본의 필사자나 번역자에게는 영감이 없으므로 사본간의 불일치가 있고 번역상의 오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본이나 역본이 우리의 신앙과 행위에 관한 정확무오한 유일의 규범이라고 하는 데에 진정으로 성경의 권위가 바로 세워지고 성경이 바로 이해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출처: 아르케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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