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문성식 2022. 7. 1. 09:30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외적으로 어려울 때일수록, 내적으로는 더 심화되고 '마음의 문'이 열려서 인생을 더 깊이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이 만약 시련의 때라면 오히려 우리 자신을 보다 성장시킬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하세요. 세상은 시간적으로 새날이 오고 새해가 되었다고 해서 새로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마음과 정신이 '진실된 인간, 정의로운 인간, 사랑하는 인간'으로 달라질 때에 비로소 새로워집니다. 진실로 사랑해서 때리는 매는 누구를 내쫓는 매가 아니라 더 따뜻하게 끌어안는 매이어야 합니다. 때리는 사람의 아픔과 고통이 맞는 사람의 그것보다 더 큰 것일 때 사랑의 매가 될 수 있습니다. 때리는 것은 미움이 아니라 보다 더 뜨겁게 사랑한다는 것의 역설적인 표현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남을 참으로 용서하고 사랑할 줄 모르는 것은 먼저 우리 자신이 용서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데 있습니다. 자신이 용서받아야 한다는 필요를 많이 느끼는 사람일수록 남을 용서할 줄 압니다. 희망이란 내일을 향해서 바라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내일을 위해서 오늘 씨앗을 뿌리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희망입니다.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가치의 기준은 그가 얼마나 가졌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그리스도는 아무 것도 지니지 않았으나 그 누구보다도 부유했습니다. 그것은 참사랑을 살았기 때문입니다. 참사랑은 이웃을 위해 자신을 바치는 나눔의 삶입니다. 인간은 영육 일체의 존재입니다. 육체와 영혼의 어느 한쪽이 깨끗하다고 해서 순결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영혼을 건드리지 않고 육신만을 더럽힐 수는 없습니다. 육체를 범했다면 그 영혼까지 침범한 것입니다. 반대로 육체가 깨끗하다 해도 그 마음은 돌같고 이웃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없으면 순결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참된 순결은 이웃에 대한 사랑입니다. 사랑이 없는 고통은 있습니다. 하지만 고통과 자기희생이 없는 사랑은 없습니다. 언제나 나에게서 큰 주제는 인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어떤 사회 전체가 참으로 인간다운 인간, 사람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 김수환 추기경 잠언집에서 =

'김수환 추기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은 속이나 불행은 속이지 않는다  (0) 2022.07.24
나는 행복합니다  (0) 2022.07.01
참 사랑의 의미  (0) 2022.07.01
인생에서 가장 긴 여행  (0) 2022.07.01
돈 보스코와 아이들 소풍  (0) 2022.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