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용서에서 부터
당신은 진정
사랑할 줄 아는 사람입니까?
선뜻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인데,
누군가 이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알려 줬습니다.
성경에서 사도 바오로의
'사랑의 찬가'(1고린 13,1-13)가 나옵니다.
여기서 앞에 나오는
'사랑'이라는 단어를
'나'로 바꿔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반성해보면
자신이 사랑을 지닌 사람인지 아닌지
식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사랑은(나는) 참고 기다립니다.
사랑은 친절합니다.
사랑은 시기하지 않고
뽐내지 않으며 교만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무례하지 않고 자기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성을 내지 않고
앙심을 품지 않습니다.
사랑은 불의에 기뻐하지 않고
진실을 두고 함께 기뻐합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주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 냅니다.
이 반성에서
"나는 합격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우선 저부터 낙제라면 낙제입니다.
'사랑'이라는 말은
하기도 쉽고 실제 많이 쓰는데
왜 이토록
사랑하기가 힘든 것일까요?
그 이유는
용서할 줄 모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맺힌 것을 풀 줄 모르기 때문입니다.
사랑에는 용서가 포함됩니다.
용서할 줄 모르는 사랑은
참사랑이 아닙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용서한다고 말하지만
마음 안에
미움의 뿌리를 그대로 놔둡니다.
용서에 인색한 근본적 이유는
나 자신이
얼마나 용서받아야 할 사람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먼저 나 자신이
용서 받아야 할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남을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습니다.
= 김수환 추기경 말씀 모음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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