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 술 이야기

일어나보니 집? 매번 필름 끊기면 ‘이 질환’ 위험

문성식 2022. 6. 7. 08:33

일어나보니 집? 매번 필름 끊기면 ‘이 질환’ 위험

 
술에 취해 쓰러진 모습
술을 마신 뒤 기억을 잃는 습관은 알코올성치매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이라면 한 번 쯤 술자리에서 ‘필름’이 끊기는 경험을 한다. 전날 일어난 일이나 나눴던 대화들을 자세히 기억하지 못하는가 하면, 심한 경우 자신이 집에 어떻게 왔으며 이곳에 왜 있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이 같은 증상을 의학용어로 ‘블랙아웃’이라고 한다. 블랙아웃은 술 속 에탄올의 독소가 뇌의 기억 입력 활동을 차단하면서 발생하는 증상으로, 과음한 상태에서는 기억을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의 활동이 멈추면서 술자리에서 벌어진 새로운 사건에 대한 기억이 뇌에 저장되지 않는다.
 
반복적인 블랙아웃 현상은 알코올성 치매로도 이어질 수 있다. 많은 양의 피가 공급되는 뇌는 알코올이 혈관을 통해 온몸으로 퍼지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피해를 받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회복이 가능하지만, 뇌세포 손상이 반복·누적될 경우 대뇌 측두엽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까지 손상되고 뇌 중앙 빈 공간인 뇌실 또한 넓어져 알코올성 치매가 발생할 수 있다.
 
알코올성 치매는 기억력 저하를 비롯한 여러 인지 기능 장애를 유발한다. 노인성 치매와 마찬가지로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며, 진행 속도 또한 빠르다. 주로 젊은 층에게서 관찰된다. 쉽게 화를 내거나 폭력성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자주 기억을 잃지 않아도 술만 마시면 눈물을 흘리고 과격해지는 등 감정 기복이 심해지는 사람 역시 알코올성 치매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 술을 마신 후 평소와 달리 ​폭력적·공격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감정·충동을 조절하는 뇌 전두엽이 손상됐을 수도 있다.
 
알코올성 치매를 예방하려면 술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술자리를 피하기 어렵다면 올바른 음주습관을 갖기 위한 노력이라도 필요하다. 혈중알코올농도가 급격히 올라가지 않도록 적은 양을 천천히 마시고, 술을 마신 다음에는 3~4일 정도 간격을 두고 술자리를 갖도록 한다. 알코올로 손상된 간이 회복되려면 평균적으로 약 3일(72시간)이 걸린다. 술을 마실 때는 채소, 과일 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곁들이도록 한다. 버섯은 알코올 분해를 돕는 비타민을 다량 함유하고 있으며, 손상된 뇌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등푸른생선, 꽁치, 삼치 등과 같은 생선에는 기억력·판단력을 향상시키는 DHA가 풍부하다.
=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