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

카페에 지는 노을 / 유리바다 이종인

문성식 2011. 2. 5. 21:03
      
      카페에 지는 노을 / 유리바다 이종인
      술이 좋아도 많이 마시진 마세요
      노을보다 먼저 붉어지시니
      그리운 저 먼 강을 언제 건너시려고
      가끔 세상이 흐려질 때
      그래서 잘 보이지 않을 때
      억지웃음보다 억지 술을 마십니다
      취하다 보면 귀가 열리는 수가 있지요
      그럼 소리가 들리나요
      지금 내 눈에는 당신의 심장 소리와
      숲을 흔드는 바람소리밖에 없어요
      자꾸 무서워 몸이 떨려요
      귀로 듣지 않고
      눈으로 듣는 그대가 참 아름답소
      살며시 안아봐도 되겠소
      메마른 세상
      서로 녹아 물처럼 흐르고 싶소
      어느새 달이 뜨는군요
      술이 깨고 나면 열린 귀로 들었던
      돌과 나무와 바람 뿌리에 박힌
      당신의 세상 소리를 들려주세요
      
      
      영상 / ecl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