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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눈이 내리는군요 / 雪花 박현희

문성식 2011. 1. 31. 14:40

 

 

하얗게 눈이 내리는군요 / 雪花 박현희

눈이 내리는군요.

보송보송 탐스러운 함박눈이

소복소복 쌓이는군요.

가지 끝에 대롱대롱 매달린

마지막 남은 잎새 하나

파르르 떨고 있는 앙상한 나목에도

쌔앵 서슬찬 바람만이 휘몰고 지나는

황량하기 이를 데 없는 텅 비인 들녘에도

하얗게 눈이 내리는군요.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뒤덮이듯

그대와의 가슴 아픈 사랑도

쌓이는 눈 속에 하얗게 뒤덮여

차라리 아무것도 기억할 수 없다면 좋겠네요.

그렇다면 그대 떠나 빈자리에

쓸쓸히 혼자 남아

지난 사랑의 추억을 붙들고

이렇듯 서글픈 눈물을

흘리고 있지는 않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