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

그렇게 가야만 했니?..ㅡ글 / 여시주.ㅡ(영상;이지님).

문성식 2011. 2. 5. 21:19

 그렇게 가야만 했니?..

 글 / 여시주
두 손 모아 약속을 하고
두 손 모아 기도를 하며
성당의 마리아 앞에 섰던 사람아
두 손을 잡고 법당에 들어서
수십 번 부처님께 간절히 소원을 빌며 
두 무릎 꿇고 곱절을 하였던 사람아
지금은 남남이 되어
어디로 가 버렸니?
어디서 무엇을 하는 거니?
매정한 가을 바람
나뭇잎  떨어 트리 듯
꼭 그렇게 가야만 했니?
생각해 보면 우리의 만남
그토록 소중한 것은 아니었더라
너는 나의 눈물뿐이었기에
불러도 주인 없는 흔적 앞에
불러도 대답 없는 가을 앞에
허무한 미지의 걸음마 먼 길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