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

첫눈이 내리면 / 雪花 박현희

문성식 2011. 1. 14. 03:35
 
첫눈이 내리면 / 雪花 박현희
보송보송 탐스럽게 내리는 하얀 첫눈이 
어쩜 이리도 예쁠까요. 
철부지 어린아이도 아니건만 
마음은 또 왜 이리 설레는지 모르겠네요.
지금 당신이 계신 그곳에도 
탐스러운 함박눈이 소복소복 내리겠지요. 
하얀 첫눈을 바라보며 
내가 당신을 떠올리듯 
혹시 당신도 지금 첫눈을 바라보며 
내 생각에 젖어 있지는 않나요.
첫눈이 내리면 당신과 함께 
하얀 겨울 여행을 떠나는 꿈을 꾸곤 했었는데 
이렇듯 예쁜 첫눈이 내려도 
그리운 당신에게 소식조차 전할 수 없는 걸 보면 
당신과 떠나는 하얀 겨울 여행은 
아마도 내겐 너무 사치스런 꿈이었나 봅니다.
바짝 치켜세운 검정 코트 깃 위로 
머리와 어깨에 온통 새하얀 눈을 뒤집어쓴 채 
뚜벅뚜벅 당신이 내 앞에 
홀연히 나타날 상상을 하며 
내리는 눈을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쉽게 사랑하고 쉽게 이별하는 것이 
요즘 세태의 흔한 사랑이라지만 
우리의 사랑은 
은빛 설원 속에서 피어난 영롱한 눈꽃처럼 
세상 세파에 물들지 않는 
티 없이 맑고 깨끗한 순백의 사랑으로 
하얗게 피어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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