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가는 날
도암-최남석
오지 않는 그대를
마냥 기다릴 수만 없어
내일은 내가 그대에게 갑니다
무엇인가 준비해 가고 싶은데
내게 남은 거라곤 소금이 된
눈물 한 섬뿐이니 어찌합니까
밤새,
세월에 찌든 외로움을 배껴내 다듬은
소박한 사랑 하나만 챙겨 가렵니다
그대여
반가움은 준비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손이나 따뜻하게 데펴 놓으십시오
그대의 온화한 손을 붙들고
'그대는 내 마지막 사랑' 이라고
나직이 고백하고 싶습니다
아, 드디어 날이 밝았습니다
이제 문을 열고 나서기만 하면 되는데
왜 이렇게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는지요
내 허름한 사랑을 그대에게 놓고 올 때
그대 가슴에 새겨질 그리움이 염려되어
오늘도 이내 가지 못하고 문을 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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