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상식

허리디스크, 비수술 치료인 경막외신경성형술로 빠르게 해결 가능

문성식 2015. 8. 28. 11:44

허리디스크, 비수술 치료인 경막외신경성형술로 빠르게 해결 가능

큰 아들 결혼위해 숨긴 허리통증과 디스크의 경막외신경성형술

  • 칼럼
  • 연세건우병원/문병진 원장 

 

허리질환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현대인을 괴롭힌다. 질환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지만, 어떤 치료를 받으면 좋을지 몰라 당혹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많다.

얼마 전 큰 아들의 결혼을 앞둔 60대 주부가 진료실을 찾아왔다. 환자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아이들과 남편을 출근시킨 뒤 집안 일을 마치고 잠시 식탁에 앉았는데 허리가 찌릿하며 극심한 통증이 몰려왔다고 한다. 하지만 몇 분 뒤 통증이 가라앉아 허리가 잠깐 삐끗한 것이라고 여기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부터 통증이 나타나는 간격이 점차 짧아지고 극심해져, 기침이나 재채기만 해도 통증이 느껴지는 상황이 됐다. 검사를 해보니 허리 디스크(추간판탈출증)였다.
 
젊은이이 허리 디스크를 앓으면 수술적 치료 후 회복이 빠르지만, 위의 환자와 같이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 디스크가 약해진 중·장년 층의 경우 수술적 치료 후 재활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 때문에 위의 환자는 아들의 결혼을 위해 본인이 희생하기로 하고 병원 치료 대신 진통제만 처방해 달라고 필자에게 부탁했다. 자신 때문에 아들과 며느리의 한번 뿐인 결혼식을 망칠 수 없다고 했다. 뒤늦게 환자의 아들이 어머니의 입원 사실을 알고 병원에 찾아왔다. 연신 미안하다고 말하는 환자의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치료가 우선이라고 어머니 치료를 부탁하고 돌아갔다.

 

과거에는 디스크와 같은 척추질환을 수술로 치료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비수술적 방법인 경막외신경성형술이 많이 적용된다. 과거 개방식 척추 수술과 달리 피부에 절개창을 내지 않기 때문에 미용적인 요소를 고려해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다. 경막외 공간으로 특수 장비를 삽입하여 병변 부위에 접근한 뒤, 디스크 탈출로 인해 주변 조직에 발생한 신경유착, 염증, 부종 등 통증의 근본적인 요인들을 깨끗하게 제거하는 방법이다. 시술 시간은 약 30분 정도로 짧으며, 입원할 필요가 없다. 당일 진료, 시술, 퇴원이 가능하다.

 

위의 환자는 경막외신경성형술을 받은 당일 만족스럽게 퇴원을 했다. 한 달 뒤로 예정돼 있던 아들의 결혼식에도 편안하게 참석했다. 경과 관찰을 위해 나중에 내원했을 때 환자는 “허리에 문제가 생긴 것을 직감했을 때 나이가 들어 당연히 겪는 근육통 정도로 생각했으며, 설마 내가 디스크에 걸렸을리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중·장년층 환자들에게서 척추 질환은 암만큼이나 두려운 질환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암 치료도 새로운 약물과 수술기법의 개발로 발전했듯이척 척추질환 치료 방법도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지속적인 허리 통증이 있는데도 ‘설마 나는 아니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지내기보다는 빨리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백세시대에 맞는 건강관리법이다.

/기고자 : 연세건우병원 문병진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