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석 원장이 전하는 구강 이야기
환자들이 치과에서 가장 듣기 싫어하는 것 중의 하나가 아마 “치아를 살릴 수 없다”는 말일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멀쩡하던 치아가 갑자기 흔들리는 것 같아서, 혹은 씹을 때 갑자기 아파서 치과에 갔는데, 심한 잇몸 질환이나 충치가 있어 치아를 빼지 않고서는 도저히 치료가 불가능할 때, 이런 말을 듣는다.
평소 건치(健齒)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거나 치아 사용에 불편함이 없어 한 번도 치과를 다녀본 적도 없던 분들은 더 큰 충격을 받는다. 치아를 오래 쓰기 위해서는 치아 자체도 상하지 않게 잘 관리해야 하지만, 잇몸 같은 치아 주위를 감싸고 있는 조직도 잘 관리해야 한다.
잇몸 질환은 통증 없이 서서히 진행되다가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상태가 악화될수록 건강한 상태로 되돌아가기 힘든 경우가 많고, 더 악화되는 것을 막는 일도 매우 힘들다. 개인차에 따라서 다르지만, 잇몸이 붓거나 출혈, 변색, 궤양 등의 초기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이상한 예후를 느꼈다면 즉시 치과를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모든 질환이 그렇겠지만, 잇몸질환 역시 예방이 최선의 치료다. 규칙적인 칫솔질은 필수다. 흔히 알고 있는 하루 세 번, 3분씩 이를 닦는 것만으론 불충분하다. 그 이유는 구석구석 낀 이물질은 쉽게 제거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치아 사이, 잇몸 구석 구석을 닦는 것은 기본이고, 치실과 치간 칫솔 등을 활용해 잇몸을 관리해야 한다.
평소 주기적인 건강 검진으로 질병의 위험을 미리 발견하고 잘 해결할 수 있는 경우가 많듯이, 구강 검진 역시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한 번이라도 치주질환 때문에 치료를 받아본 이력이 있다면 주기적인 스케일링을 하는 게 좋다.
스케일링은 음식물 섭취 등을 통해 치아를 둘러싼 잇몸과 지지조직에 생기는 염증성 질환인 치주질환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물론 스케일링을 무조건 많이 받는다고 잇몸이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잇몸 상태에 따라 3개월~1년에 한 번씩 받는 것이 효과적이며, 치석을 제거하는 스케일링을 통해 구강건강을 전체적으로 검진할 수 있다.
치주질환은 다른 질병과 달리 자각증상이 거의 없다. 따라서 치아와 잇몸 건강을 악화시키는 요인을 조기에 발견하고 해결하는 노력만이 치아를 오래 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몇 개월에 한번 씩 치과를 방문해 구강상태를 체크해 보는 건 어떨까?
/기고자 : 에스플란트 치과병원 전문의 박준석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