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89.jpg 전라남도 순천시 주암면 주암리에 있는 재실. 전라남도 민속자료 제31호. 옥천조씨(玉川趙氏)의 문중 재실이다. 초창 건립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고, 1781년(정조 5) 정몽신(趙夢臣)이 중건하고, 1812년(순조 12) 중수하여 오늘에 이른다.

 

정헌재(靖獻齋) 옥천[(渟昌)]조씨 문중의 입향시조인 조유(趙瑜)를 제향하기 위하여 건립한 재실이다. 순천시 주암리는 전남지역 옥천 조씨의 낙남 입향지로 현재까지 500년 이상 세거해 온 탯자리이다. 이 곳에는 정헌재 이외에도 인접한 죽림리의 겸천서원(謙川書院)과 상호정((相好亭), 도 문화재 자료 제49호), 영모재(永모齋), 정려각(旌閭閣) 그리고 조순탁가옥(지방민속자료 30호)이 함께 잘 보존되어 있는가 하면, 정헌재의 뒤 산록에는 예장묘(禮葬墓)로 알려진 입향시조(入鄕始祖) 조유(趙瑜)(1342∼1428)의 묘역도 있어 정헌재는 조선시대 사족가문(士族家門)의 동족조직(同族組織)과 선조 숭배의 상징적 시설인 문중재실이다.

 

정헌재의 최초 건립시기는 불명확하나 현재와 같은 규모로의 건립은 주변 여건과 기록상으로 볼 때 1781년(정조 5)경 이다. 당시의 규모는 담장 내에 재실을 마련하고 서편에는 서당을, 동편에는 행랑을 두었다고 되어 있다. 서당과 묘각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했던 것을 알 수 있다. 마을 맨위쪽의 산록에 정헌재는 서향으로 위치하고 그 뒤편 북동쪽 가까이에는 입향시조 묘역이 있다. 대지의 상단 동쪽에 사당을, 하단 북쪽에 전사청을, 사당과 같은 축선상의 전면에 문간채를 두고 담장은 대지의 형태에 따라 방형으로 돌렸다. 재실은 이 지역 재실건축의 전형인 중앙에 대청을 둔 일자형으로 정면 5칸, 측면 2칸 규모의 맞배집이다. 정면 중앙 3칸은 우물마루 대청이고 그 양측 1칸에는 묘제시 참제인의 유숙을 위한 온돌방을 두었다.

 

지붕에는 한식 골기와를 이었고 양쪽의 박공면에는 풍판을 달았다. 기단 위에는 덤벙주초를 놓고 두리기둥을 세웠다. 기둥위로는 주두가 놓이고 공포는 2익공식으로 꾸몄으며 주간(柱間)마다 3구씩의 소로받침을 두었다. 가구형식은 일반적인 5량가이고 창호는 모두 띠살문으로 처리하였으며 대청의 정면에는 4분합 들어 열개문을 달았다. 문간채는 정면 3칸 측면 1칸의 맞배 솟을 삼문이며 가운데 칸은 재실의 정문으로 양쪽은 온돌방과 청으로 꾸몄다. 구조는 덤벙주초 위에 두리기둥을 세운 3량가로 소주수장집이다. 전체적으로 재실은 고졸하고 보편적인 유교건축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