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상식

정신과 의사가 말하는 '담배 중독 벗어나기'

문성식 2012. 8. 12. 19:17

정신과 의사가 말하는 '담배 중독 벗어나기'-음주-흡연' 무용담처럼 여기는 풍토 바뀌어야...

정신과 의사가 말하는 '담배 중독 벗어나기'

저는 정신과 의사로서 20여년간을 약물중독 치료를 전문으로 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담배를 끊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바로 담배 중독이었던 것이지요. 약물중독환자들에게 치료와 재활을 강조하고 단약을 하도록 치료를 하면서, 정작 자신은 담배도 못 끊고 있다는 자괴감도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약물중독자들과 마찬가지로 '담배는 합법적이다', '외국의 약물중독치료에서는 담배는 피우게 하더라'는 등의 합리화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다 10여년 전 미국에 연수를 갔을 때 친구집에서 기거를 하였었습니다.

 

당시 친구의 아이들이 초등학생이었는데, 어느 날 그 아이들이 자기 엄마에게 "저 아저씨 의사 맞아?" 하고 물어 보더랍니다. 그래서 왜냐고 물으니 "의사가 어떻게 담배를 피우냐" 고 의아해 하더랍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저는 그날로 담배를 끊었습니다.

 

그렇게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 동료들이 저에게 담배를 피우게 하려고 갖가지 시도를 했었어도 저는 꿋꿋하게 금연을 실천해 갔습니다. 그러다 6개월 후, 한 마약중독환자를 치료하면서 너무나 힘이 들었습니다. 직원들과 환자간의 마찰을 중재하느라 2주일간 고생을 하면서 몸무게가 2kg나 빠지기도 했었지만, 중재를 마치고 환자도 안정을 찾자 그동안의 고생이 보람되기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딱 한대만 피워보자'며 후배에게서 담배 한대를 얻어 피웠는데, 그것이 시초가 되어 10여년간 또 다시 담배를 피우게 되었습니다. 제가 치료하는 마약중독자와 별로 다른 게 없었지요. 그러다 담배값 인상을 계기로 다시 금연을 하였고 다행히 금단증상도 겪지 않았고 갈망도 없었습니다.

 

이후로는 담배 피우는 동료들을 보면 "아직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있느냐",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이해 못 하겠다"며 농담삼아 말하고 다닙니다. 또 "담배를 안 피우니 얼마나 깨끗한가!", "냄새도 안 나지, 떳떳하지, 애들이 좋아하지, 아내도 좋아하지, 우리 어머니가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등등 금연으로 찾은 행복과 좋은 점들을 일부러 찾아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갈망없이 성공적으로 금연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환자분들에게 자신있게 금연교육도 할 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중독의 치료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집니다. 하나는 중독이 끼친 피해를 생각하고 더 이상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 치료를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중독에서 벗어났을 때 가지게 되는 보람과 행복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피해가 크다고 느끼면 느낄수록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커지고 회복하려는 열망도 많아질 것입니다.

 

대부분의 치료는 얼마나 많은 피해를 당했는가를 환자들에게 알려주는 것입니다. 이것은 피동적이며 소극적인 치료법입니다. 무서워서 할 수 없이 끊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래가지 못합니다. 반면에 끊었을 때의 행복감과 보람을 찾기 위해 치료를 받는 경우는 능동적이며 적극적인 치료법입니다. 하루하루 쌓여가는 행복을 느끼면 느낄수록 단약에 대한 마음도 더욱 강해집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회복을 유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중독의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와 같은 '긍정적 사고'입니다. 금연을 했을 때의 좋은 점을 적극적으로 찾아보는 것이 금연의 지름길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도 담배를 안 피울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감사하게 생각하며 하루를 보냅니다.

조성남 국립부곡병원 원장
음주-흡연' 무용담처럼 여기는 풍토 바뀌어야...

"일년 전에만 끊었더라도..."

 

이 말은 이제 고인이 된 코미디언 이주일씨가 병상에서 던진 말이다. 폐암에 걸려 입원한 그가 던진 이 회한의 말은 많은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으켰다.

 

이 장면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금연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담배 끊기가 말처럼 쉬운것은 아닌 모양이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이 있듯이 매년 새해 금연을 계획했다가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사실 담배끊기가 어려운 것은 우리 사회의 풍토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일선에서 환자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많이 느끼는건데, 음주와 흡연에 대해 마치 '무용담' 또는 '훈장' 처럼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술을 많이 먹고 자주 먹는것이 바쁘게 사는것이며, 그런 일상이 자신의 신분충족이나 계층적 만족감을 주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마찬가지로 흡연이 비흡연자보다 더 남성스럽게 보이고 멋있게 보인다는 그런 의식이 깔려있다. 음주와 흡연이 특권층의 상징으로 부각되는 사회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격 높은 사교일수록 술과 담배는 빠지지않는다는 이 그릇된 사고가 우리 사회를 여전히 지배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소년은 물론, 여성들까지 음주와 흡연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풍토가 생겨나고 있다. 이런 사회적 병폐의 이면에는 '마초적 영웅주의'가 자리하고 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주연의 '용서받지 못한 자(1992)에서 보듯 마초와 영웅으로 도배된 웨스턴 무비에는 으레 담배 피는 영웅이 멋있게 등장한다.

 

그 영화에는 흡연이 매력적이고 남성다움으로 포장되고 있다. 미디어와 현실이 오버랩 되면서 흡연의 폐해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되지 못한 것이다.

그런 사회가 비정상적이며 건전하지 못하다는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금연에 대해서는 법규제에 앞서 이런 사회풍토와 문화를 개선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흡연은 질병, 그것도 니코틴 중독에 의한 만성질환이며, 자신은 물론 상대를 괴롭히는 잘못된 행위임을 분명하게 인식해야한다.


담배를 피우는 것 자체를 부끄럽게 여기고, 가족과 이웃과 사회를 깨끗하고 건강한 공간으로 만드는데 금연은 반드시 이행해야 할 덕목임을 깨달아야 한다.

 

실제로 담배연기 속에는 '니코틴'이라는 강력한 습관성 중독을 일으키는 마약성분이 들어있어 정신의학계에서는 흡연자를 마약 중독환자로 보고 치료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들어 금연인구가 전에 없이 늘고 있다는 데 있다. 이것은 담배가 해롭다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금연문화가 더 확산되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사회적 분위기의 전환과 함께 범국민적으로 담배의 해악에 대한 정보를 널리 알리는 계몽 활동이 꾸준히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담배 속 구더기 구충에 쓰인 성분 아셨나요?

담배를 피울 때 생기는 연기 속에는 담배 잎과 담배 종이가 타면서 4000여종의 화학 물질들이 기체나 입자 형태로 섞이게 됩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일명 ‘담뱃진’이라고도 하는 타르와 일산화탄소, 강력한 습관성 중독을 일으키는 니코틴 등입니다.

 

타르 

일반적으로 ‘담뱃진’이라고 부르는 타르는 흡연이 우리 건강에 해를 주는 대부분의 유해 물질들의 원천입니다. 이것은 그 독성이 매우 강하여 화초의 제충이나 재래식 화장실의 구더기를 구충하는데 이용되기도 했습니다. 타르 속에는 2천여 종의 독성 화학 물질이 들어 있고, 그 중에는 약 20종류의 발암물질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만일 하루에 한 갑씩 1년 동안 담배를 피운다면 유리컵 하나에 가득 찰 정도의 타르를 삼키는 셈이 되는 것입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과 그 주위에 있는 사람의 폐는 최소한 43가지의 발암 물질에 노출되어 있는 것입니다.  
 
일산화탄소  

일산화탄소는 무연탄 냄새로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진 물질입니다. 담배를 피우는 것은 적은 양의 무연탄 냄새를 지속적으로 맡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담배를 계속 피우게 되면 결국 혈액의 산소 운반 능력이 떨어져 만성 저산소증 현상을 일으킴으로써 모든 세포의 신진대사에 장애가 생길 뿐 아니라 노화 현상을 일으키게 됩니다. 담배를 많이 피우거나 담배 연기가 자욱한 방에 오래 있으면 머리가 아프고 정신이 멍해지게 만드는 주범도 바로 일산화탄소입니다.

니코틴 
담배 연기 속에 들어 있는 니코틴은 강력한 습관성 중독을 일으키기 때문에 의학적으로는 마약으로 분류됩니다. 담배를 피우면 인이 박혀 담배를 끊을 수 없게 되고, 무의식적으로 30~40분에 한 대씩 담배를 피우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니코틴의 작용 때문입니다. 니코틴은 또한 말초 혈관을 수축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추운 겨울에 밖에서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담배를 피울 경우, 손가락이나 발가락에 동상이 걸릴 위험이 비흡연자보다 높습니다. 적은 양의 니코틴은 신경계에 작용하여 교감 및 부교감 신경을 흥분시켜 일시적으로 쾌감을 얻게 하지만 많은 양의 니코틴은 신경을 마비시켜 환각 상태에까지 이르게 합니다. 

그 외 담배 속의 주요 유해 물질 
- 비소 : 개미 살충제로 사용됨 - 암모니아 : 세척제로 사용됨

- 부탄 : 불 붙이는 점화액으로 사용됨  - 카드뮴 : 재충전 배터리에 사용됨

- 일산화탄소 : 차 배기가스에 포함됨  - 청산가리 : 쥐약으로 사용됨

- 포름알데히드 : 시체 방부제로 사용됨  - 메탄올 : 제트기 연료로 사용됨 

담배의 유해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1) 니코틴 :  담배가 태아성장에 미치는 생리학적 영향은 니코틴의 혈관수축작용이 자궁과 탯줄동맥에 영향을 미치고 일산화탄소헤모글로빈의 증가해 태아의 산소섭취가 줄어든 결과일 수 있습니다. 니코틴은 태아의 심혈관계에 직접 독소로 작용할 수 있으며 혈류감소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임신 3분기에 48시간동안 흡연을 중지했더니 태아가 이용가능한 산소가 8% 증가한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니코틴은 연기를 흡입한지 10초 내에 뇌에 도달합니다. 이것은 몸 전체에 분포하며 모유와 경관점액에서도 발견됐습니다.

2) 카드뮴 : 궐련 흡연에서 나오는 카드뮴은 태반에 축적되어 형태적, 기능적 장애를 유발한다. 탯줄혈액에서 카드뮴이 발견되었으므로 태아가 이 원소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3) 일산화탄소 : 확산성 가스인 일산화탄소는 폐포에서 모세혈관으로 이동하여 적혈구의 헤모글로빈과 강하게 결합한다.

4) 벤조피렌 : 발암물질인 benzo[a]pyrene은 흡연자의 기도상피와 주요 장기의 혈구에 결합된 상태로 발견된다.